바로 저런 글이 또 올라올까봐 쪽지로 보낸 거고, 쪽지 답글로 그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또는 가르쳐 주기 싫다 같은 반응조차 없어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혹시 그 모임에 관한 저격글로 비출까봐 최대한 나쁘게 안 말하려고 글을 쓴거고요. 최소한의 디테일만을 썼고 그것에 대해 어떤 가치판단이나 비아냥거림도 넣지 않았죠. 아니 애초에 나쁘게 말할 건덕지가 없어요. 그냥 영화모임 나갔다가 나가달라고 해서 나갔을 뿐입니다.

 

 그야 완전히 쿨한 무결점 인간은 아니니 1%나 2% 정도는 기분이 나빴어요. 하지만 나중에 그 얘기를 지인들이 궁금해해서 말해줄 때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말한 후 '아 지금 한 말은 다 믿지마 이쪽입장에서 말한 거니 아마 유리하게 묘사한 점이 있겠지. 그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또 다를거야.' 하는 말을 꼭 붙여서 얘길 끝냈죠. 그게 그자리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방법이니까요.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요.

 

 한데 거기 영화모임만든 사람이 밑에 '굳이'  사람들이 보는 곳에 글을 썼으니 방어를 위해 이쪽입장에서 글을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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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나갔을 때 그 시간 뉴비가 두명이었어요. 남자 하나가 더있었죠. 그날 나는 종이와 펜을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종이와 펜을 가지고 있으면 계속 미친듯이 그림을 그리거든요. 교수는 그걸 보고 하얀 종이를 절대 놔두지 못하는 '백색 공포증'이라고 불렀죠.

 

 어쨌든 모임이 시작됐어요. 각자 영화를 하나씩 준비해 와서 발표하는 거였고 그날은 준비를 안했으니 다음 시간부터 발표하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객관적으로 봐도 어떤 사람이 발표할 때는 경청하는 사람이 많을 때가 있었고 어떤 사람이 발표할 때는 내가 봐도 민망할 정도로 많이들 고개를 푹 수그리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종이에 낙서를 하더군요. 제일 심했을 때는 새로 온 그 남자분이 발표할 때였어요. 인기 없는 선생의 강의 시간처럼 더더욱 고개를 푹 숙이고 있길래 나라도 반응을 해줘야겠다 싶어서 그런 사람들이 발표할 때는 계속 눈을 맞추고 말 두세마디 끝낼 때마다 고개를 끄덕거리고 그랬죠. 한데 솔직이 낙서 하는 몇몇 보고는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종이랑 펜 가져와서 낙서하면서 들을걸 하는 마음이 든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모임 막바지 쯤에 하필 흡연실 문이 열리면서 냄새가 새어나와 냄새를 피하기 위해 자리를 이동한 적이 있었죠. 이게 후에 문제가 될줄은 몰랐습니다.

 

 뭐 어쨌든 모임끝나고 메일이 왔는데 모임이 어떠냐는 물음이었어요. 그래서 이 모임은 듀게에서 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사교 모임이고, 정말 괜찮다고 대답했죠. 한데...저의 사자자리의 라이온하트의 감이 제게 속삭였어요. '이봐 행간을 읽어! 보고싶은 걸 보지 말고! 나가달라고 문장 사이사이에 외치고 있는 중이잖아! 정말 모르겠어? 넌 거기서 환영받지 못해!' 라고요.

 

정신이 번쩍 들었죠. 그래서 답메일로 혹시 불편하거나 나가달라고 보낸 메일이면 돌려 말하지 말고 깔끔하게 대놓고 말해달라고 보냈죠. 그랬더니 아 그럼 이젠 오지 말아달라고 답메일이 오더군요. 그래서 그때는 좀 기분이 나빴어요 그래서 도편추방제를 제의했더니 구성원들에게 답메일이 오더군요. 다른 테이블로 옮겨 마치 감시하듯이 모임을 보는 게 짜증났다 뭐 이런 거였어요 태도 문제도 뭐라고 하고요.

 

 흠 하긴 다른사람은 별거 아니게 넘기는 그 냄새를 피한 걸 이상하게 보는 시선은 이해가 가요. 하지만 길 가다가도 흡연자가 보이면 동네를 돌고 돌고 돌아 집으로 오는 습성이 있어서요. 하긴 뭐 이건 일반적인 상식이 아니니 이건 넘기더라도 태도를 지적당한 건 기분나빴습니다. 남들이 다 무시하고 고개숙이고 있을 때의 발표자에겐 꼭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여 준 걸 아무도 못본건가 싶더군요. 하긴 누구 보라고 한 게 아니라 오히려 이쪽이 더 민망해서 한 일이긴 하지만...

 

 뭐 그렇습니다. 아니 사실 이유는 묻지도 않았어요. 아마 그쪽의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넘긴 일이라서요. 하지만 저렇게 글이 올라왔으니 방어를 위해 이쪽 입장에서 적었습니다.

 

아래 글 보니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 답장안했다? 그리고 또 그 밑의 글엔 영화모임이 좋았다? 그때 발표할 때 아무도 안 봐 줘서 민망하게 발표해야 했던 사람들 입장에서도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혹시 위에 쓴 내용 중에 과장되었거나 이쪽에 유리하게 조작을 가해 쓴 내용이 있다면 꼭! 꼭 좀 말해주세요 꼭이요~~

 

 아 그리고 그 때 투표해주신 분은 꼭 연락좀 하세요 대접해드립니다~

 

사람들 반응 보고 한마디, 또 두마디 추가합니다. 갑자기 그 분을 본격적으로 찾아보려는 건 3차 양적 완화의 마법이 이제야 제대로 발동되었기 때문입니다. 사람 대접 한다고 불러놓고 패밀리레스토랑이나 갈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담배 냄새 싫어서 피하는 거라고 확실히 말했습니다. 

 

 하하! 정말 더쓰기 싫었는데 너무 이상한 방향으로 손가락질 하는 분들. 최소한 쪽지 보냈을 때 그냥 그 닉을 가르쳐 주거나 또는 쪽지 주고받지 말자는 답장만 왔으면 이 상황이 안왔겠죠? 이거 참. 적반하장의 진수는 닉클라우스 마이클슨이 이미 보여줬다고 생각했는데.  야 그렇군요 누가 글을 써서 공론화를 시켜도 그냥 반응 안하고 가만 있어야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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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정리합니다. 아니 애초에 고작 모임 하나에서 탈퇴된 거일 뿐이에요. 그게 뭐 어때서요? 그 모임에서 돈이 나오는 거도 아니고. 그 모임 사람들이 숨쉬는조차 관심 없습니다. 그냥 그때 그 분을 찾고싶은거 뿐인데 기분 안나쁘게 최대한 정제된 표현으로 쓴 쪽지를 씹은 후에 이렇게 말하네요? 글쓴 태도가 마음에 안 들어 쪽지를 안보냈다? 왜이렇게 과거와 미래를 왔다갔다하는 건지? 쪽지를 보낸게 먼저고 쪽지 확인하고도 답장 안하는걸 확인한 게 다음이고 글을 쓴 게 마지막이죠. 그리고 그거에 거하게 아주 입장 표명을 한 게 포문 연 거고요. 어차피 친구도 아닌 사람들은 무슨 의견을 가지고 있든 숨을 쉬든 말든 상관도 없어요. 그래서 그때 왜 탈퇴시키는지 물어보지도 않은거고요. 그래도 혹시 고까워하는 것처럼 보일까봐 최대한 중립적으로 최소한의 것만 쓴건데 대응글이 올라오고 배심원 모집되고 재판장이 등장하고 청중들이 야유를 하네요.  그냥 상관없는 분들은 누구 편이든 상관없이 걍 지나가주셨으면 좋겠네요. 애초에 시비 거는 것처럼 안보일려고 쪽지 보낸 거에, 닉네임을 가르쳐 줬거나 아니면 쪽지 주고받기 싫다는 최소한의 예의만 갖췄어도 이상황은 없었습니다. 얼마나 편향적이어야 여기서 원인 제공자를 헷갈릴 수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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