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권유

2014.05.27 21:32

에아렌딜 조회 수:7238

개인사를 적은 글입니다.

불편하신 분은 패스 부탁드려요. 아니, 모두 패스해주세요. 얘기할 데가 없어서 적습니다.







갑갑합니다.

여느 때처럼 병원에 갔죠. 

목에 난 자국을 보고 뭐냐고 물으시더군요.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안돼, 당장 입원해' 라는 겁니다.

당황했죠. 

하지만 제가 갑자기 입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입원비가 걱정되는 건 물론이고, 지금 하는 아르바이트마저 없으면 어디서 돈이 날 리도 없었죠.

가뜩이나 매달 빚 때문에 고생하시는 어머니 알면서 더 폐를 끼칠 수 있을 리가 없었죠.

너무나 마음이 아팠습니다.

의사 선생은 무조건 입원해야 한다며 어머니한테까지 전화를 하라 하더군요. 

응급실에 가서 피를 뽑고 내내 무위도식하는 부랑자마냥 누워 있었더니 저녁에 어머니가 오셨습니다.

어머니에겐 감추고 있었는데, 무신경하게 어머니에게 따님이 자살을 시도했다며 몇 번이고 말하는 의사가 야속하더군요. 좀 그만 말해줄 수 없나.

하지만 갑자기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고 입원하라니 도저히 그럴 수 없어서 억지로 퇴원해 집으로 왔습니다.


약이 없어서 오늘 병원에 갔더니 한사코 입원해야 한다며 약을 주질 않습니다.

약이 없으면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약을 달라고 했는데도요.

그러더니 내일 다시 오라고 하네요.

자꾸 무의미하게 나가는 병원비가 신경이 쓰여 어쩔 수가 없습니다.

돈, 돈, 돈...

돈만 있으면 제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 같은데 정작 그 돈이 없어서 이러는군요.

자꾸만 입원하라고 하는 병원 때문에 더 이상 병원에도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그냥 살아갈 자신이 없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아무것도 해낼 자신이 없고 능력도 없어요.

삶은 무섭기만 해요.

모든 게 다 변명이고 다 도망이고...

아무리 약을 먹어도 낫지 않고...

어머니 말씀처럼 그냥 의지가 약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는 것이 왜 이리 무거울까요.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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