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6 21:03
디즈니플러스에서 '더 프랙티스'를 조금씩 보고 있어요.
지금 2시즌 12회까지 봤네요. 사형제도 다루던 10회도 좋았는데 12회도 괜찮네요.
12회차는 바비가 자랄 때 도움을 받은 교구 신부가 등장합니다. 신부가 퇴마의식을 하다가 가슴을 치는 바람에 심장마비로 사람이 죽자 아들? 손자?같은 바비를 부릅니다. 바비는 이분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으므로 전적으로 믿고 신부가 처한 곤혹스런 상황을 해결해 주려고 합니다.
이리뛰고 저리뛰며 그동안 이 업계에서 쌓아온 최대한의 자기 능력과 기술을 발휘해서 - 때로 협박하고 때로 물밑거래도 하여 사건이 무사히 해결되도록 노력합니다. 결과는 바라던 대로 좋게 나왔어요. 그런데 헤어질 때 신부는 흔쾌하지 않은 표정입니다. 척 보면 서로를 아는 사이라 바비가 추궁하자 대답하게 되는데 이 사건으로 같이 붙어 있으면서 변호사가 하는 일을 보게 된 심정이 복잡했던 모양입니다. 자신을 위해 해 준 일에는 감사하나 자신이 과거에 바비에게 한 일에는 회의가 생긴다는, 이 비슷한 말을 던집니다.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해 이꼴로 컸다거나, 올바른 인생으로 이끌지 못했다거나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말이지요. 바비를 착붙어서 보니 뭔가 협잡과 권모술수의 세계에 몸담고 있으며 나아가 그 세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느낌을 받았던가 봅니다.
신부는 힘없는 사람, 변호사 절친도 없는 사람 같으면 바로 재판에 회부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바비가 그 복잡한 시스템의 회로를 요리하듯하여 빠져 나가게 됩니다. 바비의 실력을 구경하는 한편 신부의 마지막 말에서 세속 세계가 굴러가는 천박한 원리라든가 또 다른 한편으론 변호사 친구 없는 사람이라면 끼어 굴러갈 바퀴 같은 거를 새삼 떠올리게 하는 회차였어요.
매 회 다른 사건이 등장하니 드라마 자체가 깊이 파고 들어가진 않고 그냥 건드리고 끝나는 식이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 어떤 회차는 큰 이야기를 하는 것 같네요.
지금까지 보고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이 변호사들의 개인 집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개개인의 집이 나오지 않고 인물들 사생활이 변호사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심지어 중심 인물들 연애 사건이 시청자도 모르는 사이에 빠르게 진행된 후 어느 새 정리되어 있습니다.ㅎ 앞으로도 그럴지? 그리고 사건 중심으로 재판 많이 다루고 두세 건이 한 회에 다루어지면서 늘어지지 않는 점도 좋네요. 심각한 걸 가볍게 건드리고 마는 점은 할 수 없다고 봐 주면 매 회 수준이 고른 편이고 볼 만하네요.
미드가 시즌이 길어지면서 안드로메다로 가곤 하던데 계속 이 정도 재미만 유지해 주길 기대해 봅니다.
근데 '보스턴 리걸'이 낫나요, 이 드라마가 낫나요.
2023.10.26 21:42
2023.10.26 22:07
저는 이거 보기 전에 앨리 맥빌을 1회 봤거든요. 근데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서 이걸 보고 있어요. 앨리 맥빌은 갈수록 재밌나요? 연애만 자꾸 하는 거 아닌가요??
나이브하다는 말씀은 이해가 팍 되네요. 그런 기미가 있고, 뒤로 갈수록 식상함은 생길 거 같기도 합니다. 문제-시련과 가벼운 고민-통과-잊어먹음,다음 회 이런 거겠죠.ㅎ
2023.10.26 22:25
2023.10.27 10:40
글을 쓴 데이비드 이 켈리라는 분 능력자였어요. 법정 드라마 세 편을 이어서 쓰셨는데 전공일까요. '천재소년 두기'도 이분이 쓴 거네요. 재밌게 봤는데..
어제 밤에 본 장애어린이 소송 건은 교육용으로 학교에서 틀어도 될 거 같더군요. 사무장 배우는 도덕성 탑으로 비현실적이라 좀 무리하는 부분도 있으나 대사가 좋았어요.
요즘 드라마에 흔한 시즌에 걸쳐 깔고 가는 인물의 커다란 문제 같은 거 없는 가벼움도 마음에 들더라고요.
2023.10.27 02:51
앨리 맥빌은 애초에 그냥 연애 드라마입니다. 옛날 유행했던 표현을 소환하자면 '변호사들이 로펌에서 연애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죠. ㅋㅋ
다만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황당한 의뢰인들 사건을 역시나 황당한, 그런데 워낙 말빨과 논리가 화려해서 듣다 보면 납득하게 되는 변론으로 해결하는 걸 보는 재미가 있구요. 주인공 말고 다른 캐릭터들이 펼치는 기괴한 개그 쑈들 구경하는 재미가 있구요. 그러다 캐릭터에 정들면 그냥 관성으로 계속 보게 되는... 뭐 그런 시리즈에요. ㅋㅋㅋ
그러니 thoma님께선 아마도 지금 시청을 중단하시는 게 맞지 않나 싶구요. 게다가 시즌 넘어갈 수록 우리 앨리는 거의 여성 혐오의 결정체(...) 같은 캐릭터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섣불리 정 붙였다간 나중에 고문당하는 기분 느끼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하하. 전 옛정 때문에 지금도 매우 좋아하는 드라마지만... 뭐 그렇습니다.
듀나님의 이 리뷰를 읽어 보시면 대충 감이 잡히실 겁니다.
2023.10.27 10:56
연애하는 이야기에다 기괴하고 튀는 캐릭터 쇼인가 보네요. 듀나 님 리뷰를 보니 방영 당시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인기였다는 건 알겠습니다만 찍어 먹어 본 1회와 같은 분위기로 쭉 이어진다면 저한테는 안 맞겠어요.(아마 20년 전이면 저도 봤을지도?) 글 연결 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2023.10.27 10:59
1시즌 초반보단 후반이 재밌고 1시즌보단 2시즌이 훨씬 재밌고... 그렇긴 한데 쇼의 성격 자체가 안 맞아 버리면 거기도 그렇게 재밌진 않을 거에요. 여기 주인공 앨리 맥빌이 쇼 제작자 데이빗 E 켈리의 아내(=미셸 파이퍼)를 모델로 한 거라고 해서 사람들이 우스갯소리로 '아내 사랑하는 거 맞아?'라는 얘기도 많이 했습니다. ㅋㅋㅋ
2023.10.27 11:01
부부란 건 알았는데 모델로 했다니....그러고 보니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비슷한 면이 있어요!
2023.10.27 17:09
저는 앨리맥빌도 좋아하고 프랙티스도 좋아하는데요. 보스턴리갈은 이 둘 합친 것만큼 좋아합니다. ㅎㅎ
2023.10.27 20:44
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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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연애사) 없고 사건에 집중하면서 시리즈를 끌어가는 건 좋은데, 재미가 깊어질수록 그 나이브함이 좀 걸립니다.
20년 넘은 시리즈인걸 매번 다짐하면서 봐도(앨리 맥빌을 엄청 재미있게 봤었어요) ‘야 니들이 반대편이었으면 더 했을거잖아!’하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나왔을 때 봤으면 진짜 푹 빠져서 봤을텐데!!!
그래도 여전한 재미와 카메오로 나오는 배우들 보는 재미가 있어서 끝까지 볼거 같긴 해요.
그리고 뭐랄까 이거 보고 있으면 ‘아 이래서 미드에서 그렇게 변호사를 까는구나’가 이해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