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8 17:51
침을 맞고 집에 돌아오던 길에 마을버스, 우리동네는 아니고 옆동네 마을버스에 탄
미친 놈이 제 무릎 위에 앉더군요. 거의 XX를 비벼대고 싶었던거 같아요.
앉았다 일어나더니 저를 향해서 두 팔을 치켜들고 승리한 표시를 하더군요.
눈풀리고 술에 취한 듯 실실 웃는게 미친것 같아서 피하려고 했는데
엄마랑 같이 오는 길에 엄마가 이미 버스를 타서 나도 모르게 탔다가 봉변을 당했습니다.
성추행 중에서도 가장 심장 떨리는 상황인게 제가 신고를 하고 경찰이 오기를 기다릴 때였습니다.
마을 버스 기사분이 버스번호도 알려주시면서 신고하라고 하더군요.
성추행 후에 신고를 할 생각을 한건 그 XX가 승리한 것처럼 나대서 뒷 일을 생각 안했던거 같아요.
막상 경찰이 와서 연행은 되긴 했는데 잡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어요.
전 경찰들이 와서 저를 한 명을 지켜줄줄 알았는데, 아~ 놀랍게도 우왕좌왕 몇 명이 같이
뛰어가더군요.
"피해자분, 피해자니까 거기 서있으세요"라는 말만 남긴 채.
엄마와 저는 무방비 상태로 남겨졌고 대로변에서 다행히 식당분들이 저희를
좀 보호(?)해주셨지만 골목을 빠져나온 범인은 우리에게 와서 위협을 하며 계속 욕을 했습니다.
곧 때릴 기세였어요. 경찰에게 결국은 잡혀서 가긴 하더군요.
근데 내가 뭘한건가 싶긴 합니다. 잘한걸까요?
그 범인에게 마스크는 썼지만 저를 노출시키는 시간만 늘려서 보복당하는 일이 발생할까요?
그 동네 인근에서 돌아다니는 미친 X같은게 식당분들이 아시더라구요. 눈풀린 그 이상한 놈이라고.
잡혀가는거 보고 다른 버스타고 집에 왔어요.
거기서 어물거리다가 대질심문이라도 할 기세라서요.
전 경찰이 저와 엄마를 내버려둔채 가버린게 제일 황당해요.
그리고 잡혀봐야 훈방조치를 하는거겠지, 뭐한걸까? 그냥 항상 무사통과했을 때보다 약간
그 XX도 움찔하겠지만 훈방되면 더 설치고 다니겠죠.
사실 글은 쓰고 있지만 심장이 떨리는데 이런 XX한테 질 수는 없잖아요.
2022.09.28 18:29
2022.09.28 20:07
여청과에서 담당경찰이 배당되면 그 담당자가 저한테 연락해서 진술을 요청하라는데
진술하는게 맞는건지도 판단이 안서네요.
정말 막상 이런 일을 겪으니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걸 절실히 깨달았네요.
신체접촉보다 그 XX가 신나서 득의양양하던 꼴이 잊혀지지 않아요.
와서 협박도 마음놓고 하고
**경찰서라는데 성의가 X나 없네요.
우린 잡았는데 니가 진술안했고,,,, 어쨌든 우린 "경찰서"로 넘겼다,
여청과에서 연락오면 진술해라, 그래서 이것저것 물었지만 아 몰라,
그건 여청과에 질문해라라는 식이라서요.
진술안하면 풀려나겠죠. 진술하면? 처벌받을까요? 처벌받으면 그 XX가 저한테
보복할 때까지 대책없이 있어야 할까요? 혼란스럽네요.
결국 성범죄자는 처벌받기가 X나 어렵네요.
이 인간이 동종 전과가 있거나 없거나 저한테는 참 뭣같은 상황이네요.
신고한 내가 미친 X인가 싶어지게 만드는군요.
2022.09.28 19:12
제가 보기에도 그냥 술 취해서 그런 거라고 대충 주의만 주고 돌려보낼 것 같은데 답답한 현실이네요. 마음 조금이라도 추스리시고 기운 내시길 바랍니다. 지면 안되죠.
2022.09.28 20:12
아뇨, 주의만 주고 돌려보내는건 아니고, 제가 진술을 하면 조사를 하게 되는거 같은데~~~
만약에 동종 전과가 없고 초범이면 다시 길거리 그 자리로 막 돌아다니는거겠죠.
문제는 가장 중요한게 피해자 보호 아닌가요? 신당역 살인사건 일어난지 엊그제인데요.
이 과정에서 저한테 안전이 보장되는거 같지 않아요.
저는 경찰한테 슬슬 화가 솟구치기 시작합니다.
여청과는 바쁜가봅니다. 신고해서 잡혀간게 언제인데 담당경찰 연락을 하 세월 기다려야 하나봐요.
오늘 안에 연락왔어야죠. 뻔한 얘기를 지구대에서 왜 나한테 하냐 싶은데요.
2022.09.28 20:16
같은 여성들한테 경찰한테 신고하라고 말하기가 참 어렵네요. 경찰한테 신고하고 기다리고
와서 쫓아가는 상황에서 범인한테 공격당할 수 있다는걸 확실히 알았거든요.
왜 피해자를 덩그러니 남겨두고 무조건 다 뛰어가나요? 경찰이 우왕좌왕할 때 골목에서 그 범인이
슥 나타나서 협박할 때의 공포가 제일 잊혀지지 않아요. 칼이라도 쥐고 있었다면 얼마든지 찌를 시간이 있었어요.
2022.09.28 20:33
ㅜ ㅜ 그래도 신고하신거 잘하셨습니다. 에혀
2022.09.28 21:57
전 확신이 들지 않아요
2022.09.28 20:55
욕 보셨습니다. 많이 무서우셨겠네요. 남자인 저도 술취한 망나니들이 덤빌려고 하면 긴장되는데 여자들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느낄지...
저런 신고들이 누적되면 훈방조치 될 것도 구속으로 이어진다고 하더군요. 얼마전에 트위터에서 아무리 번거로워도 신고를 하는 게 그래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좋은 일이라고 하던데, 산호초님의 신고는 절대 헛된 게 아닐 것입니다. 어쩌면 이번에 한 신고로 그 사람에게 많은 제약이 걸릴지도 모르죠...
그런데 경찰의 대응은 참 그렇군요. 피해자를 너무 신경안쓰네요 정말. 정말 무서우셨겠습니다.
2022.09.28 22:04
신고들이 누적되면 구속이 되겠지만 곧 나오겠죠. 아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너무 미약해요.
성추행을 처음 당한건 아니죠. 다른 여성보다는 적어도 이번만큼 공포스러운 상황은 아니었어요.
경찰차가 2대나 와서 잡아간걸 보면 성의의 모양새는 갖추었지만,
제 목숨과 안전을 담보로 신고한건 아닐까 싶어질 정도로 후회하게 만들더군요.
여청과에서 정말 연락이 올까요? 너무 성의가 없는 태도로 전화를 받아서 정말 이 경찰이 절차를
아는건 맞는지 "피해자 진술 안했잖아." 그러면서 훈방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법적인 절차, 생각보다 일선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걸 가정폭력때문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알았거든요.
2022.09.28 22:30
고생하셨습니다.
제 지인들 중에 이런 신고 경력이 대략 두 자리수에 육박하는 사람이 하나 있는데요. 처리가 될 때도 있고 안 돼서 허탈하고 더 빡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걸 그냥 넘어가는 건 자신에게도 세상에도 잘못된 일이라 생각해서 이를 악물고 그리 한다고 하더군요. 산호초님도 의미 있는 일 하신 겁니다.
그리고 부디 후환은 경험하지 않으셨으면... ㅠㅜ
2022.09.29 05:11
제가 글도 막쓰고 있어서 그렇지 심장이 아직도 떨려요. 트라우마에 시달리게 될거 같아요.
지금까지는 성추행을 똥밟은 정도로 넘겼죠. 이렇게 공포스러운 적은 없어요.
내가 왜 그 병원을 갔는지 후회가 너무 되죠. 사건 사고가 늘 그렇듯이 재수없이
하필이면 거기 그 곳에 있다가 벌어지는거죠.
나는 왜 다른 버스를 타지 않았을까가 계속 쓸데없이 머릿 속에 맴도네요.
그 분은 대단한데,,, 사실은 그렇게 신고하는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여성은 맞거나 더한 일도 당할 수 있습니다.
그 범인은 우리동네를 지나가는 마을버스를 알고 있어요. 마을버스 노선이 지나가는 곳으로 저는 자주 다니는데
그 놈이 앙심을 품고 저를 발견해서 쫓아올 경우를 누가 막아주겠어요.
2022.09.28 22:57
2022.09.29 05:12
술취한 사람이라서 정말 천만다행이네요. 그 비슷한 일이 꽤 많더군요. 술취한 놈들 처벌받아야 하는데
알만해요.
2022.09.28 23:45
용기있는 행동이셨어요. 물론 한국사회가 아직도 용기에 대가를 치루게 강요하는 수준이라 후회되시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산호초님은 범상치 않은 큰 용기를 내신거고 응원합니다. 이런 개인이 당하는 불편과 불안을 무릅 쓰고 부당함에 저항하는 행동 덕분에 보통의 일상을 살아가는 겁쟁이들의 삶이 조금씩 개선되어 갑니다. 감사합니다.
2022.09.29 05:15
용기에 대한 값이 목숨값인걸 불과 얼마 전에 다들 봤죠. 신당역 살인사건은 구속만 요란하지 아직도
결과는 모르죠.
이번 일을 계기로 뼈저리게 성범죄 피해자가 겪는 트라우마를 다 겪는다고는 못해도
전 아직도 심하게 무서워요. 그리고 신고의 댓가가 뭐가 될지 모르니까요.
운이좋으면 지나가는 안좋은 사건으로 끝나겠죠.
경찰이 그 따위인건 그나마 개선되었으나 원래 그런건지,
대통령의 경악할 언행이 연일 화제가 되는데 행정질서도 다 이렇게 무너져서인지 뭘까요.
2022.09.29 00:30
2022.09.29 05:19
다들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한데 저도 남한테 들었으면 용기내서 잘했다 했겠지만
이게 안전을 담보로 해야 된다는건 강하게 다들 못느끼시는것도 같군요
하긴 저도 경험해본 적이 없고 성추행을 신고했다는 사람도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성추행을 따지려다가 코가 무너질 정도로 맞았다 등등,,,,
그리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대로변에서 뛰어다녀도 그렇게 무심하게
쳐다보기만 했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식당분들이 그나마 가게 안으로 대피하게 해준건 엄마랑 얼굴을 튼 식당주인들이었기
때문이에요.
이제 엄마는 그 쪽 식당이나 시장으로 안가겠다고 하십니다.
엄마는 너무 놀라서 울고 심장을 부여잡고 저보다 더 괴로워하시거든요.
2022.09.29 05:27
여러분 피해자가 용기를 내도록 해주려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저 여자가 용감하게 신고를 하고 ,,,, 그 후에 벌어지는 일이 더 중요한건데요.
경찰이 아무리 빨리 와도 꽤나 걸립니다.
혹시라도 성추행을 당했고 그 범죄자에게 쫓기는 여자가 있다면 범인과 싸울 정도는 아니더라도
피해자라도 붙잡고 보호해주세요. 성범죄자에게 쫓긴다고 엄마와 제가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가는 동안
우리를 외면하던 많은 사람들의 태도는 정말 오싹했습니다.
전 서울 대로변, 주택가, 사람많은 시간에도 이런데 외진 장소,
경찰도 빨리 올 수도 없는 지역에서 성범죄 피해자가 손쉬운 타겟인지
그 여성들이 느낄 상상도 못할 공포감을 짐작해봅니다.
서울이니까, 이 정도로 빨리라도 왔겠죠. 그리고 경찰 메뉴얼 No, No.
경찰에 몰래 신고해주시면 더할 수 없이 훌륭한데 정말 그런 일은 드물겠죠.
성추행 현장에서 여성을 도와준 사연을 이야기했던 어떤 젊은 남자분 사연이 기억나더군요.
정말 희귀할 정도로 없는 일이겠구나, 그러니 사연감이었어 싶어요.
2022.09.29 10:15
경찰 대응이 너무 부실했군요. 이런 상황에 대한 교육과 매뉴얼 정비가 시급함을 느낍니다. 힘드셨을 건데 그래도 그 상황에서 용기내서 신고를 하신 것에 경의를 표하고 싶군요. 잘 하셨습니다. 그리고 향후에도 잘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숱한 이런 신고에 경찰들은 정해진 행동규칙이 없는 걸까요. 2차 피해 딱 오기 좋은 상황이었군요.
말할 수 없이 불쾌하고 불안하셨겠어요. 지금은 좀 안정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