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1 09:10
아직 부모님 두 분 다 건강하시죠.
놀라울만큼 건강하세요. 그래서 닥치지도 않은
부모님 병에 대해서는 걱정을 안하고 못했어요.
아버지, 이사, 그런 이야기 많이 했지만
사실은 아버지 건강이 예측불가라는라는게
제일 결정을 고통스럽게 하는거에요.
독립, 20대부터 다하고 1인가구가 얼마나 많은데
캥거루족처럼 부모한테 붙어살면서 독립을 심하게
갈등하는 이유를 남들한테 이해시키기 힘드네요.
아버지가 집에서 365일 있다해도 가끔 신경질을 낸다해도
거기까지는 어떻게 견딜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가 병이 나면, 병이 나도 요양원에 갈 레벨은 안되고
집에서 겨우겨우 간병해야 하는 처지라면 직장에 다니면서
정말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차라리 요양원에 간다면 그것도 만만치 않겠지만 아버지 어머니
연금으로 해볼 수도 있겠지만
네, 주변에서는 많이들 하는거 봤어요. 아버지 병간호하다가
어머니 병간호하고.....
주변에서는 부모님 간병하러 아예 휴직을 하기까지 하더군요.
전 그렇게는 못해요. 못해요. 특히 아버지는.
어머니라면 어떻게든 보살펴줄 수 있는 끝까지 같이 하겠지만
아버지는... 지금 같이 얼굴보는 것도 견딜 수 없는 사람인데요.
요양보호사, 데이케어 서비스 ....요양원, 요양병원
제일 견딜 수 없는건 병이 나면 심한 증상이든, 경증이든 아버지의 신경질과
까탈스러움을 참아낼 수 없을거라는거죠. 나도 엄마도 못견딜거에요.
그런 일은 닥치면 어찌어찌 할 수 있는 일인데 언제 일어날지도 모를 일을
왜 미리 걱정을 하느냐...... 하루하루만 생각하고 살았어요.
2022.08.01 10:06
2022.08.01 19:50
건강보험에 가입되어있으면 거의 자동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이게 요양원 혹은
데이케어에도 꽤 비용절감이 되요. 급수를 받는 것에 따라 다르지만 요양보호사도 국가혜택이 있죠.
그래도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전 우리나라가 꽤 복지가 잘되어있다는걸 요즘에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꺠달았어요.
문제는 점점 고령화가 되어간다는 거죠. 우리 어머니도 요양보호사시니까 좀 알아요.
어떤 경우에는 자식은 요양원에 보내고 싶어하고 본인은 한사코 안가고 싶어하고
여러 자식들 중에 모시네 안모시네 싸움나고,
여러 자식 중에 제일 마음 약한(?) 자식이 끝까지 부양하더군요.
모르쇠하면서 밀어버리는 자식들은 같은 부모 자식이 아닌지.
그런데 간병하다가 피폐해지는 사람을 주변에서 한두명 본게 아니에요.
2022.08.01 12:33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있죠.
미리미리 대비하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정부지원을 알아보신다거나, 사보험쪽을 들어보신다거나...
제 상사 아버지가 5년을 치매로 요양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셨는데, '야, 나는 7남매니까 병원비며 이것저것 엔빵해서 어떻게 했지만 니들은 어쩌냐' 라고 하더군요.
저희 어머니는 주변 이야기 듣고 치매보험 들어놨다고 하시더군요.
2022.08.01 19:52
사보험은 알아볼께요. 근데 정부지원쪽이 우리집안 형편에는 더 맞는거 같아요.
지금까지 두 분 다 건강하셨다는 것만으로도 전 복받은 사람이라는걸 주변 사람들 보면서
처절하게 깨달았죠. 두 분 사이가 앙숙이라는건 별도로.
2022.08.01 16:35
우선은 도망치는데 모든 여력을 집중하시라고 하고싶군요 원하시는 대답이 아니라 죄송합니다만
2022.08.01 19:55
아니에요. 감사해요. 어떤 이유에서든 전 일하고 돈벌고, 일하고 돈버는게 맘대로 되는게 아니지만
그렇게 하루하루에 충실하게 살고 독립할 준비를 차근히 해서 꼭 독립은 할거에요.
2022.08.02 14:31
사랑하는 부모님과 사이좋은 형제자매, 그 배우자까지 힘을 합쳐도 닥치면 힘든 게 부모님 간병이더라구요. 먼저 쓰신 글을 읽으니 상황이 조금 더 이해가 되는데요, 채찬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먼저 독립을 하셔서 부모님들이 받을 수 있는 정부지원을 연결해 두시고(한 가구 안에 노인만 있을 때, 1인 가구일 때 각각 지원되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그 다음 부모님 이혼을 진행하셔서 아버지 부양과는 확실히 선을 그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간병에 대한 접근도 달라질 것 같아요.
2022.08.02 15:10
저도 LI님이 생각하시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이혼은,,,, 어머니 태도가 굉장히 모순적이라서요. 내가 집에 그대로 있느냐, 없느냐 그 때
펼쳐지는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생각보다 자기 의지가 없더군요. 참 자존심도 강하고
나름 행동력도 있는거 같아도 희한하게 아버지한테 실제로 벗어날 생각은 안하더군요.
"니네 동생이 잘 살고 있는데 그 애를 괴롭히고 싶지 않구나. 블라블라."
아버지 곁을 떠나고 이혼을 하고 그런 것들이 동생에게 괴로운건 사실이겠죠.
하지만 그래서 나랑 엄마가 계속 이런 대접을 참고 살 이유가 되지는 않죠.
엄마한테는 그러면 엄마는 엄마대로 선택하라고 했어요. 저 먼저 나올 생각이에요.
펼쳐지는 상황들을 차근차근 봐야겠죠. 지금 머릿속에는 온갖 상황들이
미친듯이 날라다니지만, 일단은 현실에 충실하구요. 월세방 보증금부터 마련해야 하니까요.
우리 나라 복지제도하에서 생산활동해야하는 실질적인 가장이 간병도 해야하는 경우에 대한 대안이 마련되어 있을지 걱정입니다.(안될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