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 분미] 봤어요~

2010.08.19 00:03

taijae 조회 수:2848

아피찻퐁 위락세타쿤의 [엉클 분미]를 봤습니다.


아시다시피 올해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죠.


권위있는 상에 주눅 들지 않기 위해 정신 똑바로 차리고 봤습니다. 


저에게 이 영화는 '좋은 영화'라기 보다는 '이상한 영화' 였어요.


이상한 이야기들과 이상한 이미지들과 이상한 에너지 같은 것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너무너무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상하다는 느낌을 부정적으로만 해석하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기억속에 남을 영화일것 같아요.


끝나고 기자간담회가 있었는데, 영화보다 더 인상적인 아피찻퐁 감독님의 친절한(?) 영화 해설이 있었습니다.





(감독님은 이렇게 지식인처럼 생기셨더군요. 약간 김규항 느낌?)


인상적인 부분을 몇군데 옮겨볼게요.


정직하고 단순한 영화 만들기 형태에 헌사를 바치고 싶었다. 5년 전 한 태국감독이 ‘당신의 영화가 20년 전 개봉했으면 훨씬 잘 이해 받았을 것이다.’라고 말해준 적이 있었다. 헐리우드 영화는 관객들을 2시간동안 깨어있게 하기 위해 훨씬 복잡한 플롯을 쓴다. 저는 오히려 어떻게 보면 촌스러운 전통적 영화의 형식에 도전했다.”


"35mm로영화를 찍으면 릴 한개당 20분이다. 각각의 릴에 다 다른 컨셉을 입혔다. 첫 번째 릴은 전통적 제 스타일. 두 번째 식사 장면은 티비드라마 형식을 빌려와서 강한 조명과 제한된 앵글, 고전적 편집을 같이했고. 세 번째 릴에서는 다큐멘터리 스타일로 찍었다. 앰비언스 사운드가 강하고 점프컷이 많은 편집. 네 번째는 로얄 크리스틴 드라마라고 타이 티비의 아침드라마 형식인데. 공주와 메기 장면은 그런식으로 찍었다."


"제가 가장 영향받은건 70년대에 자라면서 본 것들이다. 태국에서는 80년대까지 더빙시스템이 있을정도로 영화제작 기술이 천천히 발달했다. 80년대 후반 새로운 세대에 의해 영화만들기에 혁명적 발전이 이루어졌다. 제가 많이 본건 70년대 티비파일럿들, 만화책들같은 것들이다."



아피찻퐁 감독님은 자신의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보다 훨씬 더 단순하고 간결하다고 주장하시더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정말 맞는 말 같기도 했어요.


감독님의 영화가 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상영되는 거라고 하더군요. 개봉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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