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7 19:58
* A라는 지인의 이상형은 돈잘벌고 능력있는 남자였습니다. 그래야 본인의 노후가 편하다나요. 오로지 능력은 아니었지만, 분명 능력이 굉장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했죠. 지금 모금융회사에 다니는 그 지인은 그냥 평범한 직장에 다니는, 그리고 현재 대리급인 자기보다 연봉이 적은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B의 이상형은 무조건 미인, 다 괜찮아 무조건 미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미인과 결혼했습니다.
C는 생각이 깊고 말수가 적은 사람이 이상형이었습니다. 어느날 술자리에 데리고온 남자는 흔히 떠도는 생각이 깊은 사람의 이미지;과묵하고, 어쩌다 가끔 아포리즘같은 얘길하고, 소리내어 웃는게 아니라 조용히 미소만 짓는 것과는 '완벽하게 정반대의 남자'였습니다. 생각이 깊다는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만큼이나 경박했죠. 지나가는 농담식으로 야, 이 양반이나 나나 별 차이점 없는데?라고 말하자 손사래를 치며 택도없는 소리라고 합니다. 글쎄요. 제 생각엔 아스트레이 블루프레임과 레드프레임의 차이정도인것 같습니다.
D는 자기와 꼭 맞는 사람을 만났고, 연애할때도 주위로부터 천생연분이라는 소리까지 들었으며, 또 굉장히 오래 연애를 했는데, 얼마전 찾아간 다른 지인의 결혼식에서 마주친 D의 옆사람은 난생처음보는 사람이었습니다.
E는 너무 예쁜건 오히려 부담스럽다. 나는 성격 좋은 사람이 좋다라는게 입버릇이었습니다. 지금 E는 지나가는 사람은 누구나 한번쯤 뒤돌아볼만한 초미녀와 연애중입니다.
F는 청순한 여자가 좋다고합니다. F의 지금 여자친구는............글쎄요. 분명한건 TV에 나오는 청순과는 거리가 멀다는것입니다.
근데 써놓고보니 A,B,C,D,E,F 얘기들이 좀 햇갈리는군요. 아무튼.
* 능력이니 조건이니 외모니 뭐니 하지만 결국 사람은 자기와 맞는 사람과 연애하고 결혼합니다. '맞다'는 것은 굉장히, 아주 굉장히 복합적이며 많은 것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외모만해도, 어떤 사람은 외모가 성격을 반영한 것이기에 그렇다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속물적인 것'의 대표적인 요소인 능력을 본다는 것도, 결국 그 사람이 그 능력을 만들기까지 얼마만큼 자기관리를 했는지;즉 그 사람의 인생 가치관을 평가하는 요소로 볼수도 있습니다. 즉, 개별요소 하나하나가 그 요소의 일반적이고 사전적인 정의라던가 상징하는 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것이죠.
개중에는 자기가 얘기한 이상형이나 조건(혹은 옵션)들이 사전적 정의에 부합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조건에 맞기에 만난건지, 만나서 시간이 지나고보니 조건에 맞았던건지, 심지어 쌍방의 조건에 맞춰준 것인지는 제 3자는 알수없는일입니다. '외모'를보고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실상 그것과는 하등 상관없는 이유때문에 두사람이 연애를 하고있는 것일수도 있죠.
물론 부분적으로 맞을지도 모릅니다. 예를들어 여성이 남성의 능력을 본다라는 일반론;전 그럴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경제적 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은 것을 감안한다면 일종에 '보험'비슷한 개념으로 말립니다. 여자분들중 남성이 외모를 많이 본다고 생각하시는 분 계신가요? 그럼 거꾸로 여쭤보고 싶습니다. 남자가 여자의 외모만 볼까요? 아뇨. 남자는 그렇게 단순한 생물이 아닙니다. 개체들 중 단순한 개체도 있겠지만, 그것이 종특을 상징하진 않죠. 어떤 남자에게 미모는 전부일수도, 일부분일수도, 심지어 전혀 중요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건 여성이 남성의 능력을 볼때도 마찬가지로 정의되겠죠.한마디로, 뭐라고 정의하기 어렵죠. 억지를 부려 정의한다면 '정의하기 어렵다'라고 정의할수있겠죠. 진심으로 조건이다 미모다 같은 개별요소을 따지는 사람들은 결국 자기와 비슷한 사람만 만나게 되겠죠.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한 사람들에게 결혼정보회사가 주선해주는 사람들은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한 사람입니다.
* 제 이상형은 초미녀에 성격 좋고 착하며 나만 사랑하고 내가 돈안벌어도 될정도로 능력있으며 몸짱에다가 머리마저 명석한 여자입니다. 물론 이 조건들에서 몇가지 양보는 가능합니다. 일단 외모는 이민정정도가 좋겠군요. 이연희정도는...뭐..무난합니다. 연봉은 1억정도. 학력이 지력을 상징하는건 아니지만 석박사정도면 좋습니다. 덧붙여 메피스토가 가끔 외박해도 이해해줄만큼 날 사랑하고, 그리고 착해야합니다. 몸매는 요즘 신민아가 뜨니 신민아로 하죠. 은근히 팜므파탈 이미지도 있으면 좋겠습니다.
전 여자보는 눈높이가 너무 낮아서 큰일이에요.
다 끼리끼리 갑니다 동족이라야 근원적 동질감을 느끼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