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20 23:30
케케묵은 주제를 꺼내와서 미안합니다만 저말고 다른 분들이 멋지게 잘 이야기해주실 것 같아서 써보려고 합니다.
물로 지금도 나오는 이야기이지만 왜인지 제가 취업할때쯤에 많이 들었던 거 같아요. [오랑우탄이 일을 잘하면 오랑우탄이어도 그 유인원 갖다 쓴다] 그 당시에는 뭐라고 해야할지 몰랐는데 일단 제생각을 써볼게요.
최대의 효율을 가져온다는 시장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결국은 구멍가게든 대기업 씨이오이든 사람이 선택하는 것인데
면접자이든 투표하는 국민이든간에 공동체를 위한 선택보다 내가 속한 집단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선택합니다.
언제나 구체적으로 의식하면서 선택하진 않을지라도 내가 속한 남성중심사회와 내가 속한 기득권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가야 나의 지위도 계속 공고할 것 아닙니까. 많은 개인과 단체의 선택 속에는 최대의 효율과 논리적인 선택보다는 자신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오지 않더라도 큰틀에서 내가 속한 집단이 공고해지는 결과로 향한다고 봅니다. 성별문제만이 아닌 더 큰 방향의 선택에서도요.
또 이미 굳어진 기득권의 시야와 편견은 실제적인 효율보다도 자신이 익숙하고 대하기 쉬운 성별을 선택하겠죠. 실제로 이미 조성된 환경이 남성친화적이라면 남성이 당장 더 잘맞을 거고요. 제 남동생이 취직한 작은 회사에서 여직원은 한번 써보고 아예 안 뽑는답니다. 남초직장인데 여자가 한번 들어왔더니 물을 흐리더라고 합니다. 과연 남초에서 여성이 물을 흐린 것인지, 썩은 물이어서 다른 성별을 수용하지 못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아마 남성 한 명이 물을 흐렸더라면 저 개인이 이상한 사람이다, 사람잘못뽑았다 하고 끝났겠죠.
저는 시장이 언제나 극대화된 효율을 추구한다는 것도 사실은 아닌것 같습니다. 어떤 시장에서 정확히 어떤 효율을 가져온다는 논리인지는 몰라도
대기업이 하는 많은 이기적이고 위법인 선택들, 당장의 기업이익이 창출되고 해당 대기업의 높은 사람에게는 이익이 될지 몰라도 지역, 국가, 지구엔 해가 되는 선택도 많죠. 심지어 해당기업의 많은 평사원에게도 해가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이걸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 정리할 몇마디를 못하겠어요. 실생활에서 이렇게 길게 이야기할 자신도 없고 듣지도 않겠죠.
2022.08.21 00:53
2022.08.21 01:31
"이걸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 정리할 몇마디를 못하겠어요"
대부분의 경제학 교과서에 간단명료하게 실려있습니다. '시장실패'라고요.
2022.08.21 13:30
2022.08.21 14:55
2022.08.21 15:01
중딩때 시 수학경시대회에 보내기위한 특별반에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수차례의 시험을 거쳐 얻은 점수를 합산하여 1등과 2등만 보내는 게 룰이었는데
넘사벽 여학생이 1등 제가 2등 어떤 남자애가 3등을 했다죠. 그때 수학 선생님이 여자애 둘 보내면 안된다고 남자애 하나는 들어가야한다고 저를 떨어뜨리고 3등 남자애를 보내셨다죠.
2022.08.21 16:25
2022.08.21 17:13
2022.08.23 00:45
2022.08.23 11:25
2022.08.24 11:49
아뇨 저는 그런 논리 찾지 않습니다. 남의 얘기를 굉장히 본인 식대로 말바꿔서 처리하시네요. 성차별은 잘못된 관습이자 문화라서 정부에서는 그 차별로 인한 피해자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죠. 양성평등을 국가차원에서 추구하는 것이 국가가 개인사업자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 된다면, 범죄를 저질러서 피해자를 보상하거나 가해자를 처벌해도 비폭력의 가치를 국가가 강제로 개인에게 요구하는 거겠네요? 남녀차별을 하지 말라는 게 구멍가게서도 성별쿼터제를 정해놓고 뽑으라는 얘기는 아니잖아요.
그리고 저는 본문에서 아예 국가제도의 강제성 필요를 논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성차별문화가 없어져서 채용이 양성평등하게 이뤄지는 세상이 국가의 간섭(도 필요하겠지만)이 개입할때만 가능하고 현상은 불가피한 논리적인 상태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동안 영화계에서 여성감독들, 여성서사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도 같은 이유인데 이걸 굳이 외면하고 비슷한 논리의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냥 좀 사실은 사실대로 인정하고 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