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마을의 오늘 일기예보는 섭씨 40도였다고 하는군요. 요즘 스트레스 받는 티를 팍팍내면서 속으로 움추러 드는게 눈에 띄던 팀원을 불러서 맥주를 곁들인 점심을 사주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은 그야말로 사우나 속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고도 지적을 받기 전까지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지난주 일에 대한 쪽팔림과 자책감은 일이 정신없이 바빠지면서, 금요일이 끝날 때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있어서 좋긴 했습니다. 저녁이 가까와 지면서 복잡했던 일주일이 이제 마감된다는 약간은 들뜬 마음으로, 얼마전 다운 받아놓은 스타크래프트 2의 캠페인을 하고 있었는데 전화를 한 통 받았습니다. 이제는 떠나왔지만, 설립 과정부터 참여해서 지금도 내 새끼처럼 느껴지는 비즈니스 유닛 하나가 실적 감소로 인해 구조조정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유닛이니, 전화를 걸어온 직원의 하소연을 들으며 공허한 위로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머리 속이 하얗더군요.

 

저녁엔 팀 회식이 있었지요. 먼 나라에 있는 다른 비즈니스 유닛의 소식을 모르는 팀원들과 웃고 떠들면서 식사를 했지만 어깨가 뻐근해 옵니다. 회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른 DVD 샵엔 찾고 있던 자연 다큐멘터리가 없었습니다. 그냥 눈에 띈 킥애스 DVD만 하나 집어들고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왔지요.  밤늦은 시간이지만 집안은 여전히 사우나였고,  DVD 플레이어는 고장이네요.


왠지 오늘 밤은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사온 DVD인데, 이제 무얼해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잘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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