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neis. 라고 합니다. '네이스 논쟁' 이라고 하면 기억하실 분들이 좀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간단히 말해 일선 초, 중, 고등학교의 거의 모든 학사 업무를 처리하는 시스템의 이름입니다. 분명 neis 라고 적혀 있지만 제작사측의 생각인지 교육부의 생각인지 '독일식(?)으로 읽으면 나이쓰!' 라면서 공식적으로 '나이스' 라는 이름을 사용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전 이 시스템의 구림에 대한 짜증으로 언제나 정확하게 '네이스'라고 말합니다.


2.

작년부터 서버 및 프로그램을 교체하겠다며 교육부에서 사업자 선정하고 반년 넘게 업무를 추진한 결과 현재 '차세대 나이스' 라는 게 일선 학교에서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젠 이름 갖고 장난치지 말라고 그냥 한글로 '나이스' 라고 적어 버리더군요. (이런 망할;) 서버 교체 비용에 프로그램 개발비용까지 하면 천억대가 넘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서버는 IBM에서 맡았고 프로그램 개발은 '우리가 만들면 다르다능!' 삼성SDS에서 맡았습니다. 그런데...


저번 서버와 시스템에서 자료를 이관하고 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된 2월 중순부터 학교의 neis 총괄 담당자들에겐 하루하루가 배틀입니다.

전년도 자료를 조회했더니 엉뚱한 자료가 튀어나오고. 아니면 아예 안 보이고; 본인 정보를 조회했더니 다른 학교에 재직중인 다른 교사의 정보가 뜨더라는 괴담도 있구요. 기본적으로 서버가 엄청나게 느리고 불안정한데다가 무슨 메뉴 하나 클릭했다 하면 로딩이 한 세월. 그나마 긴 로딩 뒤엔 정체를 알 수 없는 에러 메시지가 뜨고. 몇몇 기능을 고쳐놔서 전년도와 다른 방식으로 작업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왜 안 되냐' 고 질의를 하기 전까진 설명도 없는 친절한 서비스에 어떤 새로운 기능들은 학교의 교육 과정과 맞지 않게 되어 있어서 정상적인 업무 처리가 불가능하다든가... orz


'왜 아무도 이 테러에 관심이 없는 거야?' 라는 답답한 맘에 검색을 해 봤더니 그나마 이 정도가 뉴스에 걸리는군요.


http://imnews.imbc.com/replay/nwtoday/article/2807877_5782.html 


요즘들어 점점 병x 테크를 타고 있는 엠비씨가 갑자기 좀 예뻐 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_-;;


근데 저 기사는 너무 짧고, 또 부족해요. 실제로 문제는 저 정도가 아닙니다. 저 전학 문제만 해도 간단히 '전학 처리 안 됨' 정도가 아니에요. 그게 뭐가 이렇고 저렇고를 구구절절 적는 건 낭비일 것 같아 그만 두겠지만, 저 한 가지에서 십수가지 이상의 다른 문제들이 파생됩니다. 전학생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도 제대로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와 그럴 수 없는 업무가 거의 반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리고 또 애초에, 저 '전학생 처리 문제' 자체도 빙산의 일각인지라...; 지금 현재 전국의 거의 모든 초, 중, 고등학교의 업무가 'neis 시스템상'으로는 파행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아니 뭐, 나중에 다 어떻게든 뒷수습이 가능한 것들이긴 해요.

다만 문제는 그 뒷수습은 결국 교사들이 다 해야 한다는 거고. ('4월부터 정상화' 운운하는데, 그럼 결국 4월에 각종 업무 담당 교사들은 3월 한 달치 업무를 며칠간에 몰아서 다 끝내야 한다는 얘기죠. 으하하. 님하 싸울래연?) 프로그램, 서버 담당 업체들은 입 닫고 있는 가운데 교육부란 놈들은 나서서 따져 주지는 못 할 망정 '문제 없다. 어쩔 수 없는 초기 시행착오일 뿐이다' 처럼 업체들 감싸주는 헛소리나 하고 있다는 거죠. 너님들께서 학교 오셔서 이걸로 업무 처리 해 보시라구요. 네?


이딴 거나 네이버 기사 검색하면 좌라락 떠서 엠비씨 뉴스 막아버리게 수 쓰지 말구요.


http://www.ktv.go.kr/ktv_contents.jsp?cid=374927


전학 지연과 관계 없다니 이게 무슨 헛소립니까. 연초면 각종 기초 자료도 입력해야 하고 애 C.A도 넣어야 하고, 하다 못해 3월 2일에 전학 온 아이 자료가 한 달 뒤에 도착한다면 자료 도착한 뒤에 그 학급 한 달치 출결 체크를 다시 다 해야 한다구요. 게다가 일선 학교에 안내했다는 '나이스 업무 처리 방법' 대로 했는데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이 몇 배는 더 많으니까 지금 이 난리 아닙니까. 그리고 이 달 안에 정상화 시키면 (지금 꼴 봐선 될 것 같지도 않지만) 다 되는 겁니까? 지금 전국 초, 중, 고등학교 학생과 교사들을 몽땅 베타 테스터 만들어 놓고 사과 한 마디 없이 도대체... 아. 혈압; 


3.

아까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들어왔더니 갑자기 선생님 몇 분이 제게 빵을 강권하며 힘내라는둥 이상한 농담을 하시기에 왜 그러냐고 했더니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3140001395&code=940202


이런 기사를 봤다더군요.


솔직한 제 생각으론 설마 업무 때문에 저런 선택을 했겠냐... 싶긴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지치고 힘들게 만드는 역할 정도는 했을 수 있겠다 싶습니다.

저야 지금 이 업무가 벌써 4년째라 '잘 되면 내 덕, 잘 안 되면 교육부와 시스템탓' 하면서 대충 뻗대는 여유를 부릴 정도는 되지만. 교사 첫 해에 시작부터 이런 일을 맡고, 그런데 그게 이렇게 난장판이라면 그 스트레스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을 것 같거든요.


저 분이 정말 안타깝고.

일을 이 따위로 진행하는 교육부와 시스템 개발 회사에 대해선 그저 불이라도 싸지르고 싶을 뿐입니다.


에혀.


ps. 이 난리 중에 가장 대박으로 기억되는 건, 시스템 개선 작업한다는 사람들이 뭘 잘못 건드려서 어느 날 갑자기 전체 교사에게 매우 많은 권한이 일괄로 좌라락 부여되었던 사건입니다. '각 학교 권한 담당자가 알아서 삭제하시죠' 라는 공지사항 하나로 처리 끝이더군요. 으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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