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보도행태 유감

2022.11.02 13:16

타락씨 조회 수:1038

경찰과 서교공 간의 엇갈리는 진술을 다루는 기사를 언급하면서.. 통화 당사자들을 적시할 필요가 있었을까..란 얘기를 했었죠.

오늘은 이런 기사가 나왔습니다.

[김C, '이태원 참사' 생생 목격담..."경찰 걸어서 출동하더라"]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_general/2022/11/02/UHB7SQTENDGILD6EGO7YJH2ZXY/

mbc도 유사한 헤드라인을 달고 기사를 냈군요.

[김C "참사 당일 이태원…경찰, 걸어서 출동하더라"]
https://imnews.imbc.com/news/2022/enter/article/6423002_35708.html

이 외에도 다수 언론이 '경찰'과 '걸어서'를 언급하며 같은 내용을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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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주민이신 김C와 인터뷰한 언론은 KBS의 '주진우 라이브'

https://www.youtube.com/watch?v=KSKscEw23_k

목격자 진술을 여과없이 방송에 내보냈을 뿐 아니라, 긴 시간을 할애하기까지 한 것은 잘못이라 봅니다.
이어진 인용보도와 맞물려 단편적인 인상에 지나치게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고, 그 내용도 부적절합니다.

우리는 김C의 진술이 얼마나 정확한 것인지, 그가 목격한 경관이 왜 걷고 있었는지 따위를 알지 못해요.

김C가 현장을 목격한 시점은 이미 사고 발생으로부터 1시간 이상 경과하여 구조작업이 한창일 때입니다. 구명노력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었을 시점. 망막에 새겨진 듯 사망자들의 시신은 뇌리를 떠나지 않고, 너무도 쉽게 사람이 죽었고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키는 것조차 힘겨운 순간에 주변에선 거리를 메운 인파의 노랫소리와 음악소리가 비명과 울음소리와 한데 섞여 들려오죠.

이 초현실적 상황에 던져진 제복을 입은 누군가가 그에게 기대되는 행동, 예를 들어 빠릿하게 뛰어다니지 않았다해서 그게 비난받을 일입니까? 단지 제복을 입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저는 그가 모든 걸 놔버린채 망연히 서있었다 해도 비난할 수 없을 것 같군요. 제복 속에 들어있는 것도 사람이죠. 그가 받은 훈련들에도 불구하고,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은 현실에 던져지면 여느 시민과 다를 것도 없을 겁니다.

그가 걷기라도 했고 설령 부질없었을지라도 뭔가를 하려했다는 것만으로 우리는 그에게 감사해야 하지 않나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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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이태원 파출소 근무자들이나 신고를 접수한 112 상황실 근무자들에 대한 진술들 역시 날것으로 취급돼선 안되는 내용들이죠.

언론의 보도행태를 보면 세월호 때와 다를게 뭔지 싶습니다. 자신들은 음험한 정부의 은폐와 조작에 맞서 진실을 알리고있다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에나 지금이나 제 눈에는 누구 하나 죽기 전에 끝나지 않을 그리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을 인간사냥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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