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21 20:22
- 영화는 34년 묵었습니다. 1988년작이고 1시간 51분. 결말 스포일러는 구체적으로는 없을 겁니다.
(사진 아랫쪽 FBI 수배 문구까지 생각하고 보니 뭔가 코미디 영화 포스터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 뭔가 좀 이해가 안 가는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큰 애랑 작은 애가 뭘 막 하고 어른 둘이 뭘 수군수군하고... 뭐 잠시 후면 다 알게 되죠. 4인 가족이 주인공인 이야기인데, 부모가 테러범이에요. 반전 평화 활동을 좀 과격하게 하느라 네이팜탄 생산 공장에 폭탄 테러를 했는데, 아무도 없을 줄 알았건만 정보가 잘못돼서 사람 하나가 다쳤죠. 당연히 지명수배가 됐는데 십수년째 도망치며 살고 있는 겁니다. 그 와중에 애도 둘 낳아서 키우고 있구요. 당연히 한 곳에서 오래 머물 수가 없고, 옮길 때마다 온 식구의 이름을 바꾸고 신분을 숨겨요. 저게 가능한가? 싶지만 뭐 1980년대이고 지금같은 전산화와는 거리가 먼 시절이니까요.
부모야 스스로 택한 길이니 그렇다 치고, 다행히도 두 아들들이 정말 천사 같은 아이들입니다. 특히 큰 아이 리버 피닉스군은 부모의 사상도 이해하고 또 자기 인생을 이토록 피곤하게 만든 자기 부모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장단 맞춰주며 살고 있었는데. 뜻밖의 방향으로 문제가 생기네요.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만난 음악 선생이 요 전입생의 뛰어난 피아노 실력에 주목해 버렸고. 명문 음대에 지원하라며 선의의 오지랖을 떨어요. 그 와중에 우리 천재 피아니스트는 그 선생 딸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처음으로 부모의 곁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게 됩니다...
(뭔가 봄날이 마구 가버릴 것 같은 느낌이 가득한 우리의 피아노 신동.)
-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추억의 명화이자 인생 영화로 꼽던 영화죠. 그래서 글 적으면서 겁이 납니다. 함부로 말했다간... ㅋㅋㅋㅋ
보통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추억의 영화'란 대략 두 가지 경우에 속하더라구요. 그 시절 영화치고 뭔가 확실하게 튀는 구석이 있어서 강한 임팩트를 남기거나. 아니면 정말로 참말로 아주아주 종합적으로 '좋은 영화'이거나요. 제 느낌에 이 영화는 대략 후자에 속하는 경우였습니다. 참 '좋은 영화'였어요.
(참 좋은 비주얼이기도 하구요.)
- 설정은 나름 좀 센 편입니다. 아무리 좋은 뜻이었다지만 어쨌든 지명수배된 폭탄 테러범들 이야기니까요. 십여년을, 그것도 자식 둘을 데리고 도망쳐다니는 사람들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또 이렇게 과격한(?) 부모 아래에서 자라난 아이의 이야기이니 되게 강렬한 갈등이 있을만도 하구요. 상황상 뭔가 막판에라도 스릴 넘치는, 혹은 파괴적인 전개가 나올 거라고 생각할만 해요.
근데 실제 영화의 모양새가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ㅋㅋㅋ 정말 보다가 좀 당혹스러울 정도로 평화롭고 순하고 착해요. 이 부모님들은 비록 강력한 신념을 갖고 있을 지언정 진심으로 자식들을 사랑하고 아낍니다. 속도 깊고 이해심도 많구요. 또 자식들 역시 부모를 닮았는지 정말 참을성도 강하고 부모를 너무너무 아끼고 잘 따르구요. 이들이 이사간 마을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다 그렇습니다. 예쁜 숲과 바닷가가 있는 풍광을 닮으셔서 다들 소탈하면서도 착하시죠. 나름 반항아인 척 하는 리버 피닉스의 여자 친구도 마찬가지.
(소탈하고 선량하며 행복한 폭탄 테러범 가족의 일상)
- 그래서 영화는 초반에 던져지는 센 설정과는 다르게 '둥지를 떠날 때가 된 아기새와 그 부모'의 멜로드라마로 흘러갑니다. 서로를 정말로 아끼지만 그래도 이젠 떠날 때가 된 사람들이 결국에 맞게 되는 작별에 대한 이야기죠. 굉장히 보편적인 이야기이고, 또 부모도 자식들도 다 이해하고 공감하기 쉬운 '좋은 사람들'이니 폭탄 테러범 가족이라는 설정과 관계 없이 쉽게 이입하게 됩니다. 큰 자극 없이 밋밋하다시피 한 영화의 잔잔한 드라마도 오히려 이런 보편성을 강화시켜 주는 느낌이구요. 저는 외모도 피닉스가 아니고 극 중의 피닉스 같은 재능을 가져 본 적도 없으며 효심도 그만 못한 평범 그 자체 청소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입이 되더라구요. ㅋㅋㅋ
(그러니까 이 놈아가 피아노 신동만 아니었어도 이 가족은 다들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 수 있었...)
- 그렇다고해서 영화의 센 설정(?)이 사족 같은 건 아닙니다. 이렇게 선량함으로 가득한 영화가 대책 없이 착하고 건전하기만 한 영화로 흘러가는 걸 막아주며 독특한 현실감을 부여해 주죠. 이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분명히 리버 피닉스이지만, 그보다 들여다볼 거리가 훨씬 많은 게 이 테러리스트 부모들이거든요.
일단 그냥 빚어진 모양 자체가 훨씬 입체적이에요. 이 둘은 참 좋은 사람들이지만 동시에 엄연히 폭탄 테러로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한 양반들이구요. 둘의 관계도 그리 단단하지 않습니다. 아빠는 자기 주장이 살짝 지나치게 강한 사람이고, 엄마는 예전의 다른 인연에게 마음을 두고 있죠. 십 수년 전에 저질러 버린 일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운명 공동체가 되어 버렸고, 그런 측면에서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이지만 그냥 타고난 천생연분 같은 거랑은 달라요. 꾸준히 서로 노력하며 관계를 유지해가는 사람들이랄까요. 뭐 그렇죠. 그게 현실 세계 어른의 삶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이 부부가 현실적인 느낌을 불어넣는 가운데 이들이 의지하는 저항 조직(?)의 이야기가 조금씩 끼어드는데. 그 비중이 아주 절묘해서 메인 스토리를 침범하지는 않으면서 나름의 독특한 디테일을 추가해줘요. 결과적으로 메인 스토리에 현실성을 더해주는 느낌도 들구요. 잘 짜여진 각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생긴 아들래미보다도 내내 이 분들의 이야기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사진이 좀 민망해서 죄송. 둘만 나온 짤이 이것 밖에...;)
- 참으로 여유롭고도 평화로운 이야기입니다. 이야기 전개 속도도 아주 느긋하구요.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시골 동네의 평범한 듯 하면서도 평화롭고 서정적인 풍경이 그런 분위기를 받쳐 주고요. 거기에 또 아주 훌륭한 음악 활용이 힘을 더합니다. 주인공이 피아노 신동이니 당연히 피아노 연주도 여럿 나오구요. 얘네 부모가 또 음악을 사랑해서 팝 음악 활용도 나오구요. 그냥 음악을 맡은 토니 모톨라의 메인 테마도 좋구요. 근데 그러면서도 곡들이 '이 장면은 내가 주인공이다!!'라고 튀어나오지 않고 조화롭게 잘 스며들어요. 아주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엔 당연히 반항아 캐릭터일 거라 생각했거든요. 이렇게 속 깊고 정 많고 착실한 아이였을 줄이야... ㅋㅋㅋ)
- 나오는 배우들이 다 잘 하지만 역시 이 시국에 이 영화 얘길 한다면 리버 피닉스 얘길 해야겠죠. 굳이 이런 식으로 생각 안 해도 리버 피닉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지는 영화이기도 하구요.
참 잘 합니다. 반짝반짝하는 그 잘생김이 한동안 그렇게 확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해요. 결국 보다보면 그게 화면을 장악해 버리긴 합니다만. ㅋㅋㅋ 암튼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는 평범한 청소년 역할인데, 뭔가 디테일이 좋습니다. 표정이나 몸짓, 말투 같은 것에서 꾸준히 어떤 디테일 같은 게 느껴지는데 그게 캐릭터의 느낌을 잘 살려줘요. 실력 있는 배우일 뿐만 아니라 되게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었겠다... 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이 분의 빠른 사망이 이 영화를 보는 데 더 아련한 기분을 얹어주는 건 사실입니다만. 그걸 빼고 봐도 재능 있는 프로의 성실한 연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까운지고...
(솔직히 이렇게 짤로 보면 너무 안 평범해 보여서 개연성 파괴 느낌이 좀 있습니다. 영화 볼 땐 괜찮았는데요. ㅋㅋㅋㅋ)
- 뭐... 솔직히 더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이런 '좋은 영화'는 평소 제 취향이 아닌지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ㅋㅋㅋ
계속 말하지만 참으로 선량하게 '좋은 영화'구요. 누구나 공감할만한 보편적인 소재를 설득력 있게 다듬어서 내놓은 영화였구요.
좋은 배우들의 성실한 연기, 평이한 척하면서 은근히 센스 있는 각본, 이야기에 어울리게 잘 활용된 음악. 이런 '잔잔한 드라마'류의 영화가 수작이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느긋느긋한 템포 때문에 좀 따라가기 힘들(?)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 느긋하고 차분함 덕에 마지막 장면의 울림이 효과적으로 강조됐다고 생각하니 만약 보신다면 좀 참고 한 번 끝까지 보시길. ㅋㅋ
늘 말 하듯이 제가 좋아하는 류의 영화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이 영화의 평화롭고도 애틋한 분위기,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느꼈던 찡한 감정에 대해선 인정할 수밖에 없군요. 소감 끄읕.
+ 시작할 때 크레딧을 보고 흠칫 했어요. 음악 담당이 토'니' 모톨라인데요. 순간적으로 토'미'인 줄 알고 아니 그 양반이??? 하고 놀랐죠. ㅋㅋㅋ
++ 전에 다른 분이 말씀해주셔서 뒤늦게 알았는데, 여기 여자 친구 역으로 나온 마사 플림튼이 촬영 당시에 실제로도 여자 친구였다죠. 전 최근에 '매스'를 보면서 감탄했었는데, 여기서 보여주는 연기도 좋습니다. 그리고 비주얼이 참 매력적이면서 둘이 잘 어울려 보여요. 그렇긴 한데... 실제로 사귀는 사람들을 연인 역할로 캐스팅하다니 좀 재밌네요. 이런 경우가 종종 있긴 했지만 대체로 연애질 중인 두 스타의 스타 파워를 활용하는 영화들 같은 경우 아니었나요. ㅋㅋ
+++ 마지막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그만큼 뭉클했던 게 아래의 이 장면이었어요.
사실 이 장면이 없었다면 이 글의 내용은 좀 많이 시큰둥해졌을 수도 있습니다. ㅋㅋㅋ 그만큼 맘에 들더라구요.
++++ 어찌보면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 마냥 딱 모든 게 적절한 순간에 끝맺어 버리는 엔딩이라는 생각이 좀 들더군요. 이후 주인공 가족들의 삶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막 순탄하거나 행복하게 흘러갈 가능성은 거의 없죠.
2022.10.21 21:45
2022.10.21 21:48
2022.10.21 22:00
2022.10.21 22:12
데이빗 캐러딘도 아버지가 <십계>에 나온 나름 유명한 배우 존 캐러딘 3대째 배우 집안
저는 리들리 스콧의 <결투자들>로 데이빗 캐러딘 접함
<구니스>는 지금 보면 조시 브롤린 션 애스틴 마사 플림프턴 등 배우 집안 애들이 나왔죠
2022.10.21 22:16
2022.10.22 10:28
그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왓챠 가입 후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오랫동안 미뤄뒀다 이제야 본 건데요. 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기일이 가까웠더라구요. 하하;;
연예인, 예술 쪽 피도 타고 나는 게 있는 것 같죠. 정확히는 부모의 습관과 문화를 자식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레 체득하게 되는 거겠습니다만. 역시 자식을 잘 키우려면 교육을 열심히 시킬 게 아니라 그냥 부모 본인들이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말씀 듣고 보니 그렇네요. 부모들은 자기 부모들에게 그 모양 그 꼴이었는데 자식들이 너무 착해요. 격세 유전 같은 건가요!!! ㅋㅋㅋ 다만 리버 피닉스 캐릭터의 경우엔 (영화 속에선 설명이 안 되지만) 엄마에게 은근히 알게 모르게 교육 당한(?) 것 같단 생각이 영화 다 보고 나니 들더라구요. 그 피아노 실력이 그냥 나온 건 절대 아니겠죠. 나중에 엄마랑 함께 연주하는 장면 봐도 엄마가 아무 말 없이 툭 끼어드는데 자연스럽게 함께 연주하고. 수천번은 그랬으니 가능한 것이었을.
2022.10.21 22:01
아버지가 이상해서 집을 떠나고 싶은 리버 피닉스, <스탠 바이미>, <모스키토 코스트>, <허공에의 질주>,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
2022.10.21 22:03
2022.10.21 22:10
2022.10.21 22:06
저도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위에 쓰셨지만 참 각본이 훌륭해서 조용한 호흡으로 진행되지만 지루할 수 없는 영화입니다. 대사들이 너무나 잘 정제되어 있어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리버 피닉스의 아름다움에 놀랐었어요. 부실한 기억력 와중에 많은 장면들을 기억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전학가서 음악 시간에 마돈나와 베토벤 음악의 차이를 얘기하던 수업 시간도 재밌고 두 친구가 첫데이트로 바닷가 산책하는 장면도 무척 좋았지요. 앞 부분에 개를 길에 버리던 장면만 아쉬워요. 아는 집에 맡길 시간 있었던 걸로 했으면 좋았으련만.
이 영화 보고 시드니 루멧 감독의 볼 수 있는 다른 영화도 찾아봤었죠.
2022.10.22 00:44
2022.10.22 10:30
참 영화가 단정 단아 뭐 이런 표현들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죠. 소박하고 조용한데도 지루하진 않은.
어찌보면 '교육'이란 테마가 꽤 중요하게 깔려 있는 영화 같았어요. 말씀하신 음악 수업 장면도 꽤 신경써서 구상한 것 같았고. 리버 피닉스를 이끌어주는 것도 참교사(...) 음악 선생이었고. 그렇게 될 수 있게 만든 건 엄마의 음악 교육이었고. 또 그게 파국으로 안 가고 그렇게 아름답게 끝날 수 있었던 건 다 가정에서의 자연스런 인성 교육 덕이었달까요. ㅋㅋㅋ
2022.10.22 01:21
정말 과격한 설정에 비해 너무 순한맛으로 훌륭하게 만들어진 멜로드라마죠. 가족간의 관계도 주인공과 여자친구, 선생님과의 관계도 모든 것들이 그냥 훈훈하고 좋아요. 물론 그러던 와중에 또 도망중인 테러수배범이라는 걸 잊지않게 무게감과 긴장을 간간히 끼얹어주는 것도 있지 않고 있죠. 개인적으로 주인공 어머니와 외할아버지가 만나던 장면이 아직도 찡하게 기억에 남아있네요.
리버 피닉스는 여기서도 그렇고 스탠 바이 미 등을 보면 뭔가 시대의 반항아일 것 같은 이미지와 다르게 따뜻한 연기가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성인이 되서 어떤 커리어를 꾸려갔을지 궁금한데 참 안타까운.... 저도 매스 보고나서 마사 플림턴이 여기에 나왔던 그 배우라는 걸 알고 반가웠었죠.
2022.10.22 10:32
그 외할아버지 상봉 장면은 어찌보면 좀 뻔뻔한 상황인데 말입니다. ㅋㅋ 엄마의 진심이 느껴져서 그런 기분 없이 감동적으로 봤던 것 같아요.
감독 시드니 루멧이 원래 '사회파'로 유명한 감독이다 보니 그 쫓겨다니는 설정이 그냥 가볍지 않고 나름 디테일이 살아 있는 느낌이라 더 좋았던 것 같구요.
맞아요 리버 피닉스 대표작이라고 사람들이 기억하는 것들 보면 그렇게 반항적이고 터프한 느낌은 별로 없죠. 아웃사이더 느낌이 가득하지만 대체로 따뜻한 아웃사이더랄까. 좋은 배우로 나이 먹었을 것 같은데 안타까워요 참.
2022.10.22 09:00
2022.10.22 10:33
구독 시대 소비자들의 삶이란... ㅠㅜ 저도 아무리 열심히, 무조건 하루에 뭐 하나씩은 보고 자자! 이러고 사는데도 찜 목록이 도대체 줄지를 않아요. 그냥 대충 포기하고 손 가는대로 즐기며 삽니다. ㅋㅋ
2022.10.22 15:57
2022.10.23 01:29
그런 것도 있었구나! 하고 검색해 보니 2004년에 나온 두 시간짜리 티비 영화였나 보네요. 평은 그냥저냥이었던 것 같은데 9/11과 관련된 주제를 다뤘다니 이 양반답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래도 가시기 전에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같은 영화를 남기고 가셨으니 감독 인생 멋지게 마무리하신 듯.
2022.10.23 00:53
2022.10.23 01:31
저도 사라진 옛날 극장들 다시 보고, 찾아가보고 싶단 생각 종종 합니다. 물론 기본적으론 추억 때문입니다만. cgv의 바다 속에 간혹 메가박스가 하나씩 둥둥 떠 있는 요즘 풍경은 진짜 별로에요... ㅠㅜ
이 영화는 유독 말씀하신 것 같은 추억을 품고 있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고 정은임씨도 되게 좋아한다고 몇 번 얘기하셨던 것 같고. 가끔 해외에서도 이런 느낌인지 궁금합니다. 유난히 한국인들에게 사랑 받았던 영화일 것 같다는 의심을 조금... 하하.
저도 최근에야 알게된 사실인데 이 영화 각본을 질렌홀 남매의 어머니가 쓰셨더군요. 매기질렌홀이 그 재능 그대로 물려받았나봐요. hbo 시리즈 듀스에서 연출에 재능있는 포르노 배우로 나왔는데 이후로 베니스 각본상 타는 모습보고 뭔가 흥미롭게 보고 있는 배우에요.
이 영화 몇년에 한번씩 꼭 주기적으로 보게되는데 연출에 항상 감동합니다.
올리신 제임스테일러 노래 장면도 정말 좋지만 전 극중 아빠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 우는 장면의 극도으로 절제된 연출이나 좀 더 감정적이지만 역시 부녀지간
레스토랑씬도 그렇고요. 지지리도 말안듣고 부모 속썩인 애비애미에게 저런 착한 아들들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