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 산책을 했어요.   

바람에 살랑거리는 발갛고 푸른 나무들이 저를 한없이 가볍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아차 싶어서 친구에게 실없는 질문을 했습니다. 


"내가 죽고 몇백년이 지나도 여기는 존재하고 있겠지?"


제 친구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어요.


"그건 누구나 지니고 있는 근원적인 노스텔지어야." 


원래 말 번지르르하게 하는 배틀같은 걸 자주합니다만 이번 판은 제가 졌다는 걸 느꼈죠. ㅎㅎ

친구가 먼저 번지르하게 했으니 저도 한마디 해야했습니다. 


"응 맞아. 내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는 감각은 그리움이겠지. 절대로 가지 못할 길이니까." 


친구는 또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어요. 


"그래도 그건 꽤 낙천적인 히스테리인 것 같아." 


응. 졌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86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91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312
121452 [탑골바낭] 2002 월드컵 20주년(엠비씨 다큐) [1] 쏘맥 2022.11.05 248
121451 오늘 올라온 OTT 해외 신작영화들 [2] LadyBird 2022.11.04 539
121450 넷플릭스에 올라온 '얼라이브' 잡담 [7] thoma 2022.11.04 566
121449 엔드게임 멀티버스 예상수 2022.11.04 191
121448 프레임드 #238 [9] Lunagazer 2022.11.04 174
121447 이태원 참사 중 경찰 인력 배치에 미흡했던 정부 외... [7] Sonny 2022.11.04 934
121446 [왓챠바낭] 간만에 본 J-스릴러 '작년 겨울, 너와 이별' 잡담 로이배티 2022.11.04 314
121445 복수는 나의 것 (1979) catgotmy 2022.11.04 310
121444 근조리본소동의 본질은 뭔가요? [8] 첫눈 2022.11.04 871
121443 (스포) [블랙아담] 보고 왔습니다 [4] Sonny 2022.11.03 512
121442 에피소드 #9 [5] Lunagazer 2022.11.03 155
121441 “토끼머리가 범인”유언비어 퍼트리던 놈들은 털끝도 안건드네요? [1] soboo 2022.11.03 684
121440 프레임드 #237 [4] Lunagazer 2022.11.03 130
121439 하녀 (1960) catgotmy 2022.11.03 163
121438 시즌(OTT)이 없어지네요.. 타임어택... [2] 폴라포 2022.11.03 494
121437 [시즌바낭] 소리소문 없는 K-호러 앤솔로지, '미드나잇 호러: 6개의 밤' 잡담 [2] 로이배티 2022.11.03 558
121436 이태원 현장인력들을 "압수수색"하는 윤석열 정부 [8] Sonny 2022.11.03 1083
121435 돌발영상(오세훈, 윤석열, 한덕수, 용혜원) [1] 왜냐하면 2022.11.03 544
121434 [디즈니플러스] 예쁜 쓰레기... 가 아니라 '스크림 퀸즈' 시즌 2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2.11.02 717
121433 (노스포) [자백]의 배우들 [7] Sonny 2022.11.02 54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