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5 21:22
씬 시티 Sin City, 2005
로버트 로드리게즈, 프랭크 밀러,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만화가 되고 싶은 영화입니까.
원작 만화를 너무나 사랑해서 그 분위기와 인물들을 그대로 영상으로 옮기고 싶었던 것입니까.
이 영화의 재미 포인트 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만화를 그대로 옮기고 싶은 열망을 애니메이션화 하지 않고 실제 배우들로 아마도(저는 만화를 본 적 없으니 짐작입니다) 만화 속 역할들과 똑같이 연기해 달라고 주문해서 만든 영화라는 것이겠습니다? 미키 루크도 그렇지만 일라이저 우드는 충격이었어요. 프로도... 왜 그러냐. 최근 '루스에게 생긴 일'에서도 좋았는데.
영화로 꿈꾸는 만화라고나 할까요. 내용, 연기, 디테일에서의 생략과 과장의 정도가 그러합니다. 타란티노 영화보다 몇 걸음 더 나간 과잉입니다. 그 과잉은 흑백 위주의 화면으로 피로를 덜고 우수와 아우라를 더합니다.
이 영화를 보니 느와르에 대한 호감이 사라져가는 것을 느낍니다. 결국 극단의 느와르는 이런 것인가 싶어서요. 잔가지 쳐내고 탁 까놓고 말하면 간지나는 외투와 섹스와 피의 향연입니다.
모든 것의 출발점인 거대한 어둠의 세력은 기괴하면 기괴할수록 좋은 비밀을 품고 있고, 거기에 대항하는 우리 편 싸나이들 순정의 무기는 오로지 휘날리는 외투와 자신의 피.
저는 가끔씩 내리는 비, 소박한 비옷과 최소한의 부상만 입는 작품이 낫지만요.
특이한 영화, 구경 한 번 잘 했네, 싶습니다.
2022.10.05 21:46
2022.10.06 09:16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네요.
2022.10.05 22:55
과잉이 맞긴 맞는데 그래도 개봉 당시에는 '간지나는 파격! 이것이 느와르!' 뭐 이런 느낌으로 받아들여졌었던 것 같아요. 원작자부터가 그런 작품들만 그리기도 하고 저는 재밌게 봤었는데 지금 다시 보면 어떤 느낌일지 또 궁금하네요.
2022.10.06 09:21
폼생폼사하려면 과잉은 따라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개봉 시기를 보니 저는 일상에 치이던 때였나봐요. 기억도 안 나요. 워낙 색다르니 다시 보시고 확인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2022.10.06 08:28
애초에 감독이 자기 좋아하는 카툰을 '그대로' 실사로 옮겨 보고 싶다는 소박한 목표로 만든 물건이라... ㅋㅋ 영화를 본 후에 만화책을 보면 정말 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로 대사, 구도까지 똑같아요. 당시엔 정말로 신선한 비주얼 충격이었고 저도 그래서 좋아했었죠. 배우들도 간지나게 역할 어울리는 비주얼 갖춘 분들로 화려하게 잘 캐스팅 했었구요.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여기 나온 배우들 커리어가 이후로 거의 망해서 그렇게 화려하게 느껴지진 않네요. 브루스 윌리스, 클라이브 오웬, 미키 루크, 제시카 알바, 조쉬 하트넷, 조셉 고든 래빗, 로자리오 도슨, 알렉시스 블라델, 일라이저 우드, 브라타니 머피... 이쯤 되면 거의 저주인가요;; 베네치오 델 토로 말곤 정말 싹 다 음;
그래도 개인적으론 브루스 윌리스, 룻거 하우어의 마지막 간지 무비라서 여전히 좋아합니다. 집에 있는 디비디 다시 꺼내보고 싶네요.
2022.10.06 09:35
저는 아무 정보도 없이 배우들, 포스터, 평가가 좋았던 듯한 흐릿한 기억만 갖고 시작했어요. 보면서 연기와 구도가 만화네 생각하고, 영화 다 보고 나서야 감독 한 분이 원작자 만화가라는 걸 알았어요. 배우들이 서 있는 곳이 현실 배경이 아니면서 배우들을 더 스타일나고 돋보이게 만드는 데 집중된 거 같습니다. 비주얼 충격의 면에선 지금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신선하긴 한데 시간의 힘이라는 게 있어서 아마 지금 다시 보시면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왓챠에도 있으니..
2022.10.06 14:16
2022.10.06 12:40
2022.10.06 14:17
2022.10.06 13:16
진정으로 이 영화 나오고 커리어 망한 배우는 닉 스탈이죠. 터미네이터 3만 해도 에드워드 펄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괜찮다 정도였는데 이 영화의 '옐로 바스타드'를 맡아버린 이후로는...(안습) 연기 곧잘 하는 배우인데 안타깝더군요.
2022.10.06 14:26
2022.10.06 09:49
신시티2도 있어요...
이왕 버린 눈...2까지 달려보세요.
참고로 2는 크게 망한 영화.
저는 신시티를 재밌게 봤고, 원작도 몰라요...
근데, 신시티2는 그만큼의 재미는 없더라고요...개인적으로요..
아마도 신시티의 봤던 첫 느낌(신선힘,,,?)을 느끼는 것은 어려운 것이 당연한 것인데,,,
그때의 좋았던 감정(댓글들을 보면 저만 그런 듯)을 다시 느낄 수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배우들도 바뀌고, 시대로 이해하기 어렵게 왔다갔다하는 것이 아닐까 싶고..
(저의 머리속엔 에바 그린만 남은...)
어쨋든 신시티2도 나와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2022.10.06 09:56
네네 2편도 있지만 1편만 보라고 다른 글에서 두 분이나 강권을 하셨어요.
본문이 부정적으로 느껴지셨나 봅니다. ㅎㅎ 버린 눈,까지는 아니고 아주 좋았다,도 아니고 나름 특이한 영화로 즐겼으나 1편으로 충분했습니다.
2022.10.06 18:20
2022.10.06 13:23
Worth dying for, worth killing for, worth going to hell for. Amen!
An old man dies, a little girl lives. A fair trade.
이런 식으로 마초적 감성을 담아 주절거리는 대사에 별 감흥이 안 느껴지신다면 신선하긴 하겠지만 사실 큰 재미를 느끼긴 어렵죠. ㅋㅋ 저도 아주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그런 식으로 감성을 쿡쿡 찌르는 느낌을 즐기면서 재미있게 봤습니다.
2022.10.06 18:32
대사는 비장하였는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감동먹기는 어려웠달까요. 그런 면이 있었습니다.ㅎ
2022.10.06 18:10
2022.10.06 18:50
사실 저는 영화를 굳이 장르로 구분해 말해 보면 그중 좋아하는 장르가 누아르입니다. 스릴러, 호러, 코메디, 로맨틱코메디 등등 중에서 말이죠. 제가 무척 좋아하는 멜빌의 영화나 '대부', '차이나타운', '겟어웨이' 다 여기 속할 거니까요.
그렇지만 이게 그렇게 마음 편하게 사랑할 수 없는 면이 있어서요. 단순하게 말하긴 힘들지만요. 그러고 보니 어제 오늘 '다머' 글에 연쇄살인범 드라마를 만드는 입장이나 보고 즐기는 입장 같은 것과 상통하는 면도 있는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