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인을 웃긴 여자

2010.06.18 13:48

남자간호사 조회 수:3636

얼마 전부터 집 친구(이후 홍이라 표기할게요)는 기분이 좋거나, 홍에게 신나는 음악이 나올 때면 '덩실덩실'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춤을 추곤 합니다.

거의 집에서만 볼 수 있는 춤이기에, 이 춤의 흥겨움을 논할 수 있는 것도, 그 춤을 추며 마냥 행복하게 웃음짓는 홍의 표정을 볼 수 있는 것도, 아니, 이 춤의 유무 존재 자체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저 밖에 없었습니다.

네, 없'었'습니다. 오늘 이 묵계가 깨어진 것이죠.

오늘 점심 식사를 ㅇ님과 ㅍ님과 함께 했습니다. 아랍계 레스토랑에 가서 쿠스쿠스란 음식을 먹었거든요.
맛있게 쿠스쿠스도 먹고 에스카고르도 먹고, 배부르게 집으로 향하는데, 여러가지 물건을 또! 챙겨놓으셨다고 ㅍ님 집에 들러서 챙겨가라는 겁니다.

집에 가보니, ㅍ님이 라면들과 각종 식재료들을 상자에 담아서 주시더군요. 그리고 쟁여놓은 초콜릿들이 많은데, 한국 들어가기 전까지다 먹기 힘들거라고, 저희에게 초콜릿 과자 3종 세트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ㅍ님 댁 현관 문 앞에서 ㅍ님과 작별을 고하고, 상자를 들고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초콜릿 3종 세트에 기분이 한껏 들뜬 홍은 예의 덩실덩실 댄스를 추고 있었습니다! 물론 환하게 웃으면서요!

그런데! 갑자기, 홍의 뒤 쪽 집 현관문이 열립니다! 
거기서 중년의 남미 아저씨가 불쑥 나오시더니, 저만이 보아왔고, 알아왔던 그 홍의 덩실덩실 댄스를 보고 잠깐 동작을 멈추시더군요..

그러더니 빵하고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

'껄껄껄, 누가 이리 행복하지? 심지어 춤까지 추네!' 라고 하면서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시더군요;

그 집 도색 작업하시던 일꾼 아저씨를 단 한 순간에 홍은 웃음꽃을 빵하고 터트려 주었고, 엘리베이터에 홍과 저는 배를 부여잡고 웃었답니다.


이상, 남미인을 웃긴 여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54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79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210
125914 단상 - 1인분의 삶을 살고 있나요, 푸바오가 떠나고 크누트를 떠올린 누군가, 봄날은 가더라도 상수 2024.04.06 163
125913 지브리 좋아하는 애니 catgotmy 2024.04.06 139
125912 무릎 회복 시도 [2] catgotmy 2024.04.06 144
125911 류현진 한 이닝 9실점' 충격의 고척돔 5회말, 키움 타자들에게 들어보니... [고척 현장/스트라이크 비율 68% 류현진 ‘공략’ 키움 오윤 타격코치 “적극적으로 치자 했다” [SS고척in] [1] daviddain 2024.04.06 157
125910 '네미시스 2' - 존 윅 감독의 딱히 자랑거리는 안될듯한 경력? [1] 돌도끼 2024.04.06 146
125909 사전투표하고 왔어요 [4] Lunagazer 2024.04.06 368
125908 프레임드 #757 [4] Lunagazer 2024.04.06 65
125907 왼쪽 엄지손가락 안쪽 마디가 아파요. [10] 산호초2010 2024.04.06 337
125906 '네미시스' [5] 돌도끼 2024.04.05 262
125905 오마이갓 류현진 1회 5실점 강판 [15] daviddain 2024.04.05 312
125904 각자도생의 시대, 저는 이번 투표는 저를 위해 하렵니다. [1] 남산교장 2024.04.05 346
125903 프레임드 #756 [4] Lunagazer 2024.04.05 64
125902 [KBS1 독립영화관] 드림 팰리스 [3] underground 2024.04.05 164
125901 강아지 안고 소중한 한 표 [6] daviddain 2024.04.05 312
125900 어제 야구 경기 시청률 [1] daviddain 2024.04.05 153
125899 용산에 주로 서식하던 윤씨가 사전 투표하러 부산에 갔군요. [3] 왜냐하면 2024.04.05 429
125898 재업) 송강호 첫 시리즈 삼식이 삼촌 오프닝 예고편,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5대음모론,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인터뷰 [2] 상수 2024.04.05 247
125897 돌고돌아 디즈니 플러스 catgotmy 2024.04.05 161
125896 [일상바낭] 해고 일기 두번째!!! [14] 쏘맥 2024.04.05 304
125895 스티븐 킹 - 제4호 부검실 catgotmy 2024.04.04 20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