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07 21:26
바람에 쓴 편지 Written on the Wind 1956
더글러스 서크 감독, 록 허드슨(미치), 로렌 바콜(루시), 로버트 스택(카일), 도로시 말론(메릴리), 출연. 줄거리 쓸 겁니다.
카일과 메릴리 남매는 석유 재벌의 자식들이고 미치는 어릴 때부터 가족의 일원처럼 지내는 카일의 절친입니다.
카일은 외모를 비롯해서 두뇌, 성격 등 모든 면에서, 아버지의 돈 빼고는, 미치 옆에서 돋보일 게 없는 남자입니다.
이 집의 아버지는 술독에 빠져 사는 아들이 못 채워주는 것을 미치를 보며 달래고 메릴리 마저 미치를 향한 사랑을 어릴 때부터 키우며 오빠를 비웃는 것이 일상입니다.
카일은 미치를 좋아하는 한편 미치를 미치도록 질투하는 마음의 병이 오래 진행 중입니다.
그런 중에 지적인 루시가 등장해서 두 젊은이의 사랑의 대상이 되는데, 미치가 어떻게 해 볼 기회도 없이 카일이 모든 것을 걸고(내가 재벌이지만 이제부터 다른 사람들처럼 일 하겠다, 가정을 갖겠다, ??) 저돌적으로 추진해서 결혼을 성사시키네요.
한 집에서 사각관계가 전개되는 이야기입니다.
남매는 빠른 템포로 내면의 욕구불만을 자기 능력껏 드러내서 주변을 고통에 몰아넣습니다.
미치와 루시는 가만히 있는데, 가능한 가만히 있으려고 하는데 남매의 푸드득 거림으로인해 자꾸만 밀착되어 갑니다.
비극이 휘몰아친 다음 최후의 순간에 메릴리가 제정신을 회복하며 두 사람은 이 집을 벗어나게 됩니다.
1. 영화 시작 부분과 후반 중요 사건이 전개되는 장면이 연결되어 있어요. 시작 부분에 술취한 인물이 저택의 현관을 열면 10월 말의 바람과 함께 낙엽들이 거침없이 집 안까지 들어와 높이 휘날립니다. 좋은 집이지만 알맹이 없는 휑함이 느껴집니다.
2. 카일보다 먼저 알게 된 미치와 루시가 카일이 있는 식당을 향해 가면서 택시 안에서 대화합니다. 처음 알게 된 두 사람이지만 재벌 놈팽이스런 카일의 행적에 대해 둘 다 혐오감을 표현하며 공감합니다. 초반의 이 장면이 의미심장했어요. 재벌가에 들어간 외부인 두 사람이 그 집을 거덜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으니 마치 이 장면이 모의를 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겁니다. 아니라면 허스키한 음성의 소유자이며 지적인 루시가 그렇게 쉽게 변변찮은 카일과 결혼하다니. 뭐 오리지널이 되는 영화는 보는 사람마다 여러 방향의 뇌내망상 가능성이 있으니 이런 생각도 해 보는 것입죠. 마지막에 이 집을 떠나는 두 사람의 표정도 무척 밝아 보여요.(박살내고 무사히 벗어나는 듯이)
3. 록 허드슨과 로렌 바콜은 커플로 그리 어울려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로렌 바콜의 연기를 보니 험프리 보가트의 시니컬한 연기가 떠올랐어요. 같이 살면 닮기 때문인가 생각했습니다. 록 허드슨은 이 영화에서 그야말로 능력과 좋은 성품을 겸비한 신사 이미지인데 실제로도 부드럽고 성격이 좋았다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4.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이 영화를 천 번쯤 봤다고 합니다. @-@
2022.10.07 21:57
2022.10.07 22:00
컬러풀한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영화입니다요.
꽂힌 영화면 천 번 정도는 봐 줘야 탑클래스 감독이 되는 것일까요. 음 저도 무섭...
2022.10.08 20:11
타란티노가 비디오샵 알바 시절에 비디오로 영화를 만 편 넘게 봤다는 것도 무시무시했는데 '같은 영화 천 번'은 뭐죠. ㅋㅋㅋㅋㅋ
록 허드슨은 넷플릭스 드라마 '오, 할리우드'를 본 이후로 예전처럼 보이질 않습니다. 몹쓸 드라마 같으니...
2022.10.08 20:19
그 드라마는 안 봐야겠습니다. 희미하게만 알고 있겠습니다. 그래도 록 허드슨이 남한테 나쁜 짓 한 것은 아니잖아요??
2022.10.08 21:11
2022.10.08 20:21
록 허드슨이 동성애자였다는걸 안 이상 감정이입할수 없어요
2022.10.08 20:37
알고 봤으나 크게 감정이입할 필요는 없는 영화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다르게 생각하실 분도 계실 듯하지마는.
록 허드슨 나오는 영화 정말 오랜만에 봤는데 서글서글하고 따뜻하고...암튼 좋았는데욤.
2022.10.09 21:19
제가 이 때 고전영화들 꽤 좋아하는데 제목과 줄거리, 배우들만 봐서는 역시 알 수가 없겠죠. 직접 봐야죠.
록 허드슨은 "자이언트"외에는 본 적이 없고 로렌 바콜은,,,, 근데 이런 줄거리의 영화에서 잘 안어울릴거 같은데
역시 보고 얘기해야겠군요.
2022.10.09 22:19
감독이 멜로드라마의 대가인데 후대 평론가들이 숨은 가치를 재발견하고 높이 평가했다고 합니다.
그냥 봐도 재미는 있는데 과장된 전형성 같은 게 너무 두드러지니 멜로라는 형식 속에 숨은 말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이것도 작품에 대한 평가들을 주워 들은 영향일 수도 있겠지요. 감독 모르고 평가 모른 채로 봤다면 흔한 삼각 사각 관계 영화로 보는 중간에 현재 시점에서 이런 영화를 봐야 되나 고민했을지도 모릅니다.
왓챠에 있었어요.
혹시 흑백영화일까요?(검색도 안하고 대뜸 물어보는 이 무례함을 용서해주세요)
갑자기 고전 흑백영화가 보고 싶어지는 글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