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22 22:20
- 1996년 2월 개봉이었다네요. 런닝타임은 88분. 스포일러 있어요.
(이 포스터 느낌이 상당히 좋습니다만. 고화질이 없군요. 제목 폰트 좀 거시기하구요.)
- 엄마, 딸, 아빠가 나온 가족 사진이 보이며 나레이션이 깔립니다. 울 아빠는 죽을 때까지 뭔 누군지 모를 여자 얼굴을 그렇게 열심히 그렸다네요. 장면이 바뀌면 그야말로 감탄사가 나오는 난감한 cg와 함께 허허벌판에 서 있는 거대 은행나무 두 그루가 보여요. 독수리 한 마리가 날아와서 한 쪽을 열심히 째려보니 번개와 함께 작살이 납니다. 또 장면이 바뀌면 갑자기 이범수가 괴상한 술 달라 노래를 부르고 있고... 심혜진이... 아 관두고요. 어차피 이 영화 스토리는 저만 (잘) 몰랐을 텐데 뭔 설명을.
(한국 영화 사상 최대 제작비의 눈부신 cg를 맛보아랏!!!)
- 무려 20억대(!!)의 대예산을 들여 본격 한국형 블럭버스터 환타지를 만들어 보겠다! 며 튀어나온 영화였죠. 사실 그 전에 '구미호'가 있었지만 아마 그것도 같은 회사였던 것 같고. 그게 처참하게 망했는데 이런 걸 또 만든 신씨네 신철씨의 담대함에 뤼스펙트를. 근데 신씨네는 지금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네요. 회사는 아직 존속 중인 것 같은데 영화는 안 만든지 한 세월인 것 같고...
암튼 참 여러가지 의미로 '역사적인' 영화였다는 생각이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이후로 지겹도록 듣게 되는 '한국형 블럭버스터' 성공의 시조. 강제규의 K-헐리우드 영화 역사의 시작. cg나 특수효과 쪽에 한국 영화판이 본격적으로 신경 쓸 수 있게 된 영화이기도 하구요. 게다가 이거 무려 19금입니다? ㅋㅋ 가만히 따지고 보면 호러 터치가 이렇게도 강한데 그만큼 흥행한 것도 신기하구요. 덧붙여 '아무 장르물 + 신파'라는 흥행 공식도 이 영화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무매력 캐릭터 둘이서 나름 매력적 캐릭터 둘의 인생 망쳐 놓는 이야기... 입니다. 네, 정말로요.)
- 뭐 당연히 요즘 기준으로 보면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구립니다. 배우들 연기도 아직 '방화'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 했구요. 각본은 레퍼런스들이 막 눈에 띄는 가운데 '아이디어'들은 나름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만 디테일이 개판이라 그게 하나로 매끄럽게 연결되질 못하구요. 그 시절 기준 간지 난다고 생각했을 멋부린 장면들은 요즘 보면 참 구수하기 짝이 없지요. 게다가 스토리 자체가 별로 재밌지가 않아요. 잘 해야 30~40분짜리 환타지 앤솔로지 에피소드 하나로 끝나야할 법한 이야기를 80여분으로 만드느라 자꾸 늘어지구요. 설명충스럽게 지나치게 길게 이어지는 대사들도 난감하고 또 뭐뭐...
근데 지금와서, 요즘 기준으로 이런 걸 지적하는 건 좀 가혹하달까, 무의미하달까 그렇죠. 그래서 다 그냥 관대하게 보았습니다만. 그래도 꼭 지적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강제규가 아직은 그렇게 훌륭한 영화 '감독'은 아니었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겁니다. 제작비나 흘러간 세월이나 한국의 영화 제작 환경이나... 이런 걸 다 떠나서 기본이란 게 있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장면과 다음 장면을 이어 붙이는 편집이 너무 구려요. 무의미한 샷들이 너무 많고 요 장면 조 장면으로 넘어갈 때 뚝뚝 끊기는 느낌이 너무 많이 나요. 다 좋게 봐준다 해도 이건 꼭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진짜 영화가 내내 흐름이 끊겨요. ㅋㅋㅋㅋ 아. 덧붙여서 그 '은행나무 침대'의 디자인도요. 왜 그렇게 흉물스럽게 생긴 겁니까.
(너무 못 생겨서 이렇게 불타 버릴 때 쾌감이!!!)
- 그래도 생각보다 장점들이 있습니다.
그 유명한, 전설의 레전드 캐릭터 '황장군'은 (뭐 당연히 요즘 성 관념에 비추어보면 많이 후집니다만) 확실히 시각적으로는 간지가 납니다. 영화의 세월 대비 덜 촌스럽구요. 신현준의 스모키 아이라인도 찰떡 같이 잘 어울려요. ㅋㅋ 그 시절 사람들 인식 기준으로 생각할 때 여성팬들의 불타는 사랑을 받을만 했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나름 카메라 워크 같은 걸 세련되게 (라기 보단 사실 헐리웃스럽게) 잡으려고 애 쓴 티가 많이 나구요. 종종 '뭐 이런 장면에서까지 그렇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요.
(결국 이 영화에서 짱 먹은 건 황장군. 이 분이죠. 요즘 기준 너무 인성 구리긴 하지만 그 시절 영화에 너무 따지지 않는 걸로. ㅋㅋ)
또... 뜻밖에도 심혜진의 캐릭터가 좀 재밌더군요. '좋다'라기 보단 좀 재밌었습니다. 클라이막스에 이 양반이 하는 짓을 생각해 보세요. 남편이 월식 때 잠깐 예쁜 귀신이랑 바람 좀 피우고 오겠다는데 그 일 자체엔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니가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 없는데, 그렇다면 또 사람이 죽었다 깨어나는 일이 벌어질 테니 자기는 병원에 가서 자기 자른 병원장 앞에서 그걸 증명하겠대요. 그렇게 해서 추락한 자기 명예와 일자리를 되찾겠다는 거죠. 우와 쏘쿨!! 프로페셔널!!! ㅋㅋㅋㅋ 생각해보면 그 조금 전 장면도 웃겼어요. 한석규가 황장군 얘기 듣고 혼비백산해서 달려와선 "자기야 나 목숨이 위험해! 내가 전생에...", "아이 씨 난 지금 내 경력에서 인생 최악의 날이거든!!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는지 당신이 알아!!!?" "아, 아니 제발 내 얘기 좀 들어부아~~ 내가 지금 목숨이 위험...", "당신이나 내 말 들어!! 난 이대로는 못 살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영화에서 가장 (진심으로) 재밌는 장면들이었습니다.
(그냥 이러는 역할이 다일 줄 알았던 심혜진의 예측불허 호쾌함에 빠져들었습니다.)
- 암튼 뭐 이제와서 이러쿵 저러쿵 이 영화를 장면장면 뜯어가며 평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쯤에서 마무리하구요.
솔직히 말해 요즘에 봐도 재밌는 영화. 와는 거리가 아주 멉니다. 오히려 뭐 하나 빠짐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물고 뜯고 씹고 즐기기 딱 좋은 완성도에 가깝죠.
하지만 그 시절에 한국에서, 그 척박한 바닥에서 이런 걸 만들려고 시도했고 그걸 또 이 정도 완성도로 만들어냈다는 거. 그래서 이후 한국 영화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 요즘 한국 장르물판에 밑거름이 되었다는 거. 이런 걸 생각하면 나쁜 소리를 할 수가 없는 영화였구요. 또 위에서 말한 것처럼 그 와중에 장점이랄만한 부분도 조금은 남아 있었구요.
재밌는 영화를 본다... 라기 보단 '사료'를 읽는 기분으로 보게 되었습니다만. 어쨌거나 보람찬 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저도 이걸 봤다고요!!! ㅋㅋㅋㅋ
+ 진희경은 참 예쁘더군요. 비록 캐릭터는 무매력이었지만요.
(뭔가 조삼모사 드립을 치고 싶어지는 구도의 짤입니다만.)
++ 한석규가 진실을 찾아 떠나는 장면에서 타는 버스가 제가 그 시절에 서울에서 술 먹고 전철 끊겼을 때 종종 타던 버스라서 반가웠습니다. ㅋㅋㅋㅋㅋ 301번 만세!!
+++ 제작비를 그렇게 많이 들이고도 청불로 영화를 만들어 버린 패기가 참 대단했네요. 사실 이게 청불이 될만한 부분이 다 영화 도입부에 몰려 있는데. 1. 성폭행 당하는 여성의 가슴 노출 2. 황장군에게 심장을 뜯기는 강간범 3. 주인공 둘의 소리만 나는 베드씬과 이어지는 한석규의 엉덩이 노출. 이 정도거든요. 근데 대체로 다 쓸 데 없는 부분들이라 걍 잘라내고 15세 정도 받았음 훨씬 더 흥행할 수 있었을 텐데. 좀 이해가 안 가네요. 심지어 이 때 신씨네 문 닫을 위기였다면서요. 강제규의 고집이었을까요?
++++ vod 화질이 많이 구립니다. 이 정도로 한국 영화사에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면 누가 신경 좀 써주면 좋을 텐데요. 원본 필름이 맛이 갔으려나요...
2022.09.23 01:43
2022.09.23 02:32
저도 런닝 타임 보고 좀 놀랐는데, 사실 그래서 봤습니다. ㅋㅋㅋ 지금 보기엔 재미 없을 게 뻔해서 1시간 50분이었음 틀어 볼 생각이 안 들었을 거에요. 그 성폭행씬은 정말 뜬금이죠. 의도가 빤히 보여서 더 난감하기도 했구요.
당시 황장군은 거의 신드롬급이었죠. 티비 예능 프로에서 흉내도 엄청 냈고 신현준도 '하야시' 이후로 한동안 하락세 타다가 그걸로 완전히 전성기 맞았던 걸로 기억하구요. 뭣보다 제 여자사람 친구들이 다들 황장군 황장군 타령을... (쿨럭;) 뭐 하는 짓 자체가 완전 찌질 스토커 빌런이라 요즘 기준으론 여성 관객들이 빠져들기 힘들겠습니다만. 그래도 비주얼은 여전히 상당히 괜찮더라구요.
사실 둘을 놓고 보면 진희경은 많이 약했죠. 뜬 것도 이 영화로 떴고 이후 필모그래피를 봐도 뭐 딱히... 여서요. 반면에 심혜진은 대표작 코카콜라(...)로 시작해서 정말 한 시대 풍미하셨는데. 심은하, 전도연 + 고소영 같은 분들이 '신 트로이카' 소리 들으며 뜬 후로 가라앉으신 느낌. 그래도 2000년대 이후에 확실한 거 하나 있으시긴 해요. '안녕 프란체스카'요. ㅋㅋㅋ
2022.09.23 02:49
2022.09.23 08:23
네 무려 80년대 말부터 충무로 주연 배우였고 그 시절이 워낙 암흑기라 그냥 원탑이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또 그 시기엔 드라마엔 잘 안 나오면서 영화 위주로 활동한 문자 그대로 '무비 스타'였고. 아래 문님 댓글처럼 그 시대의 아이콘 같은 이미지와 위상도 있었고 뭐뭐...
2022.09.23 07:51
2022.09.23 08:48
맞아요 정말 나쁜 놈만 죽이죠. ㅋㅋㅋ 아마 그것도 당시 인기에 한 몫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애초에 제작진이 황장군을 '배드 애스'한 매력 캐릭터로 만들고 싶어했나봐요.
당시에 주연급 스타 여배우라면 강수연, 최진실 정도였는데 강수연은 작품들 성적이 좀 그랬고. 최진실이랑은 캐릭터가 거의 대척점에 있었는데 심혜진 쪽이 '시대의 아이콘'이란 느낌이 강했던 걸로 기억해요. 말씀대로 당당한 도시 커리어우먼!! 캐릭터의 원조인데 시대상이랑 잘 맞았죠 정말.
진희경은 그냥 어렴풋이 '예뻤지...' 하고 기억하고 있다가 이 영화 후에 이어 본 '손톱' 보면서 감탄했네요. 보는 내내 이렇게 예뻤나!!! 했어요. ㅋㅋ
2022.09.23 08:52
당시 기준에선 혁신적인 영화였죠. 작중에서도 일부분만 구현되긴 했지만 우리도 치밀한 계획 하에 잘 찍으면 군데군데 헐리우드 못지 않은 때깔을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였고요. 초반부 추격전은 아마 터미네이터2를 많이 참고했을텐데 한석규를 존 코너 위치에 넣고 구닥다리 나무 침대를 타고온 고대 귀신들인 진희경, 신현준을 각각 아놀드, T-1000에 대입해서 베낀 아이디어도 신박.. 물론 중후반부의 구구절절 설명이 말아먹긴 했어도 거기선 또 황장군의 매력(?)으로 버텼다는거 아니겠습니까..
2022.09.23 09:35
맞아요 터미네이터. ㅋㅋ 특히 신현준은 대놓고 T-1000이라서 좀 웃겼습니다. 하지만 나름 비주얼을 그럴싸하게 해 놓으니 그게 또 썩 괜찮더라구요. 하지만 제작비의 한계로 계속 겁만 주고 끽해야 유리창이나 깨던 우리 황장군님 애도... ㅠㅜ 당시엔 이런 특수효과, cg를 워낙 쓸 일이 없었다 보니 단가가 엄청나게 비쌌나 보구나 싶었어요. 암튼 이런 영화 덕택에 후대(?)가 톡톡히 덕을 보고 있는 거겠죠.
2022.09.23 09:52
아 저도 이거 안봤네요. ㅎㅎ하도 인용을 많이 봐서 봤다고 생각을 한 모양입니다. 심혜진도 나왔었군요. 한석규랑 나온 스틸은 초록물고기가 떠올라요 ㅎㅎ
2022.09.23 10:14
'초록물고기'가 이것보다 뒤에 나온 영화라는 것도 좀 느낌이 이상합니다. ㅋㅋ 거기서 한석규가 훨씬 어리다는 느낌이어서요. 뭐 역할 때문이겠지만.
2022.09.23 12:14
전 이 영화 좋아했었는데, 로이배티님 글을 읽으면서 조금 머쓱해지는데요. 하하. 저 CG 지금보면 좀 뭐하지만, 그때는 꽤 예쁘고 멋진 느낌이 있었다고 (주장해봅니다). 개연성이나 이것저것 따져보면 허술한 구석이 한 두군데는 아니지만, 이목구비가 고르지않아도 매력있는 사람같은 영화였어요. 영화음악도 참 좋았고, 캐스팅이 잘되어서 캐릭터가 잘 사는 느낌도 있었죠. 그당시였나, 유난히 환생붐이 일던 때였던 것 같아요. 천년의 사랑같은. 외국에서도 환생에 대한 영화가 유행이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정확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케네스 브래너와 엠마 톰슨이 주연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군요.
2022.09.23 12:36
아뇨 26년 묵은 영화인데요. 심지어 한국 영화 산업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척박하던 시절에 만들어낸 영화구요. 그걸 전 이제사 봐서 2022년 필터로 본 것이고 디오티마님은 그 시절에 실시간으로 보신 것이니 전혀 다르죠. 머쓱해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그 때 봤다면 아무 불만 없이 재밌게 봤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ㅋㅋ 게다가 안 그래 보이겠지만 이거 사실 호평이에요. 전 정말 그냥 그 시절이니까 먹혔던!! 으로 끝일 줄 알았는데 지금 봐도 괜찮은 구석들이 꽤 있더라구요.
맞아요. 티비 프로 같은 데서 툭하면 연예인들 레드썬 하고서 전생이 어쩌고... 그랬던 기억이 있는데 그게 이 영화 개봉 후였을 것 같기도 하구요. 케네스 브래너의 '환생' 그 영화도 되게 인기 있었지만 '은행나무 침대'만큼 큰 유행으로 만들진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한국에서는요.
2022.09.23 12:38
그럼 이제 <단적비연수>를 보시고 글 써주실 차례입니다?? ㅋㅋ
2022.09.23 14:11
아 아니 그건 초큼... ㅋㅋㅋ 그거 말고 다른 거(?) 봤습니다. 사실 잠깐 고민은 했다는 거. ㅋㅋ
이게 러닝타임이 한시간 반도 안됐었군요. 처음 인지한 부분;; 제가 케이블이나 유선채널에서 항상 "중간부터 보거나 하이라이트 장면들만 기억에 남고 처음부터 본 적이 없는 추억의 영화" 리스트에 있었던 작품 중 하나였는데 나름 영화감상 내공을 좀 쌓은 시점에서 DVD로 제대로 감상해보니 단점들이 더 눈에 띄더군요.(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그 오프닝 성폭행 씬에서 뜬금없는 노출 떄문에 당황스러웠고;;)
진짜 말씀대로 흐름이 덜컹덜컹 거리고 과거, 현재 오가는 전개가 그닥 고르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그럼에도 나름 당시 기준으로 공들여서 뽑아낸 꽤 괜찮은 씬들도 간간히 있었고 지금 다시 보면 저도 어떻게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황장군이 정말 간지나는 캐릭터였죠. 그닥 유려한 감정선은 아니었습니다만 비극적인 사랑 만큼은 애절하게 전달이 됐었던 것 같고 왜 흥행했는지는 충분히 수긍이 가죠.
그러고보니 이 시절 어느정도 규모가 있거나 주목받는다 싶었던 한국영화들 여자 주요배역은 진희경, 심혜진 두 분이서 많이 꿰찼던 것 같네요. 충무로 탑급이셨는데 이후 새 트로이카가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밀려났는지 2000년대 이후로는 뭔가 기억이 안나네요. 심혜진 씨는 그 박진희랑 같이 나와서 서로 몸 바뀌는 내용의 드라마가 그나마 생각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