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번역가 외 이것저것

2022.10.13 16:42

아리무동동 조회 수:669

1. 영화 9명의 번역가 보신 분 계신가요?

통신사 멤버십 혜택으로 주는 무료 영화를 너무 안써서 무슨 영화 볼까... 하다가 헌트도, 공조도, 한산도 땡기지 않아서...? 이 영화를 봤어요.

영화에 대한 정보는 황석희 번역가가 번역했다는 것...;; 하나만 알고 갔습니다. 

전에 놉도 그렇고 요즘엔 거의 영화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 가는 편이에요 - -

여러나라의 번역가들이 한공간에 모여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거라서 영화 초반에 국적에 따라 글씨색이 다르게 나온다는 자막에 어이구 누가 무슨 나라인지 따라갈 수 있을까? 살짝 쫄..았는데, 중후반부에 하나의 상황 빼고는 글씨색 다른게 영화 관람에 큰 포인트가 되진 않는 것 같아요.


영화의 주된 내용은 세계적으로 히트한 추리&스릴러 베스트셀러 '디덜러스' 마지막권 발간을 앞두고 대흥행을 꿈꾸는 편집자 아저씨가 결말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 9개국의 번역가들을 선별하고 밀실에 모읍니다. 그리고 뒤쪽은 뭐... 편집자의 메일에 협박 메일이 도착하면서 문제가 시작되는데요. 돈 안주면 발간 전의 원고를 인터넷에 공개해 버릴거야~~.인거죠. 결국 9인의 번역가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원고 유출한 인간이 누구인지 추리하기 시작하는데...



<<<당연히 영화를 보실 분들은 피하시는 게 좋은 스포일러입니다>>> 

저는 추리물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 수가 뻔히 읽히고 좀 촌스럽다고 해도 추리물이 가진 분위기를 좋아하거든요. 

초반에 9명의 번역가가 모일 때까지만 해도 이 영화의 장르도, 국적도 모르고 있다가 ost만 듣고도 머야 이거 추리 영환가? 할 정도로 분위기는 좋았어요.

그런데 뭔가 중후반부 갈수록 인물들이 하는 말들이 어딘가 모르게 중2병 아이 느낌이 드는 순간 살짝 감흥이 떨어지더라구요.

추리물로서의 힌트는 나름 많이 준 편인것 같아요.

중간 중간 과거와 현재 상황(사건이 벌어진 후, 감옥에 들어간 편집자 아저씨와 대화를 하고 있는 @@)을 섞어서 편집하느라 흐름이 끊기긴 하지만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 초반엔 아예 몇 명을 제쳐놓고 보기 시작했거든요.


대놓고 재수없는 인간처럼 보이는 편집자&과격하고 거친 성격의 (이탈리아?) 아저씨 번역가1 는 흔히 추리물에서 초반에 나대는 인간이 범인일리 없으니까...라는 생각으로 제외. 

그 다음으론 책 속의 캐릭터에 과도한 몰입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흰 원피스의 번역가도 당연히 제외. 초반에 대놓고 결말 원고에 손 댈뻔하는 씬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런 인물은 열심히 어그로 끌다가 후반부에 사고를 당하거나 당할뻔 하기 때문에 제외했고요. ㅋㅋ  

그 외의 6인은 크게 캐릭터성이 없어보였고 나머지 남은 인물이 영어 번역가인 알렉스 굿맨인데요... 나이가 경력을 대신할 순 없지만 이런 큰 프로젝트에 참여할만큼 연륜이 있어보이지도 않고 사건에도 큰 관심이 없어보여요. 그런데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나대는 모습이 마치... 언제나 진실은 하나!라고 외치는 일본에 어떤 추리 꼬맹이가 떠오르는 느낌이랄까... - -

그리고 사실상 중반부쯤에 디덜러스의 작가로 보였'던' 할부지가 편집자 아저씨에게 '자네와는 이제 계약 않겠네'라고 내뱉는 씬이 나오는 순간 '그런데... 번역가 9명 모았고, 번역 맡겼잖아? 떼잉 편집자가 작가를 죽였구만 ㅉㅉ' 이 정도로 예측 가능할 정도로 보여주거든요.

 


<<<스포일러 끝>>>

그렇다고해서 이 영화를 노잼으로 봤냐? 그건 아니에요... 핫핫.

다만 제 직업도 번역가는 아니지만 앉아서 자판 두들기며 뭔가를 쓰는 일을 하는...;; 프리랜서다보니 이 영화의 설정에 스스로를 대입해봤는데 아무리 수영장 있고 맛있는 음식 해줘도 매일 해야하는 번역양, 제출 시간, 심지어 작업 공간까지 제한되어 있고 내 맘대로 할 수 있는게 거의 없는 공간에선 일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 원래 제가 받는 페이의 한 2배 정도 주면... 한 달은 참아볼래요. 하지만 1,5배라면...? 절래절래. 차라리 투잡 뛸래... 인거죠 ㅋㅋㅋ



2. 근 10년간 블로그에 쓴 일기를 한글에 파일링 해놓고 저걸 언젠가는 프린트 아웃하리라... 했는데 그걸 근 3년 4년 걸려서 이제야 시도하고 있어요.

물론 그 10년간 쓴 일기를 정리하는 것도 2년 걸렸습니다. '해야지.... 해야지가 한 백만번쯤 차면 돌입하는 타입이라서요 - -'

일단은 19년도까지 쓴 일기가 A5용으로 편집했을때 800페이지 정도여서 400페이지 정도로 나눠서 인쇄했을 때 권당 2만원이더라고요. 귀찮지만 촌스러운 표지는 또 참을 수가 없어서 셀프 디자인 파일로 업로드 해놓고 최종 견적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물론 디자인이란게 별거 없고 그냥 올블랙에 일기 날짜만 박았어요... ㅎㅎ 출판 플랫폼의 로고가 어쩔 수 없이 들어가는게 거슬리는데 그것도 마스킹 테이프든 무광 스티커를 구해다 가릴 생각입니다. 좀 설레네요. 나중에 제가 죽으면 '아 얘가 그런 인간이었군~~~' 하고 가족들이 한 번 돌려보고 관에 함께 묻어주길 바라며........ㅎㅎ 



3. 코로나 후유증으로 타는 냄새...에 시달리다가 괜찮아진지 한달 좀 지났는데 다시 도져서 결국 병원을 갔는데요.

결론은... 원인 모른다. 코로나 후유증인지도 확신할 수 없다.

뇌의 이상 증상이 아니라 실제 후두나, 비강이나 신체 내부에서 나는 냄새를 스스로 맡는 걸수도 있다. 근데 그것도 검사한다고 나오는게 아니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예상했지만 뭔가 두루뭉수리한 검사 방법도 없다고 해서 살짝 좌절.

'큰 질병은 아니니 너무 신경쓰지 말고 사세요'라길래.


'아니 신경을 안쓰고 있어서 일주일 그러다 말았는데요 다시 또 심해져서 너무 서터레스를 받아서 병원에 온걸요?'라고 대답했더니

다시 또 위의 말을 도돌이표...


일단 염증, 갑상선, 알레르기 검사를 위해 피 세병 뽑고 왔습니다. 3N년 인생에 건강한 시절은 없었으니 뭐라도 이상이 나올테니 그쪽을 건강하게 만들어 보는 것으로 살아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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