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작 스릴러입니다. 스페인 영화구요. 런닝타임은 91분. 스포일러는 없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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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짤을 붙여 놓고서야 알게 된 사실. 이거 제가 좋아하는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제작'이군요. 감독은 아니고.)



 - 누군가의 나레이션으로 과거 회상씬이 짧게 나오는데. 대충 배경은 옛날이고 한 자매의 울적한 인생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이제 '현재'가 되면 대략 1950년대쯤입니다. 아까 나레이션의 자매가 주인공이고 언니는 30대쯤, 동생은 이제 18세 어른이 되었어요. 엄마는 회상씬에서 이미 죽었고 아빠는 안 보이구요. 근데 언니 상태가 딱 봐도 많이 안 좋습니다. 공황 장애 같은 게 생겨서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요. 그래도 손재주가 좋아서 집에서 옷을 만들어 팔고, 동생도 일하러 다니며 먹고 삽니다만. 문제는 이 언니가 동생에게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겁니다. 맨날 성경 좔좔 읊으면서 동생이 남자 근처에도 못 가도록 단속하는 꼴이 꼭 캐리랑 엄마 같기도 하구요.


 그러던 어느 날, 윗층 사는 남자가 계단에서 데굴데굴 굴러 다리가 부러지고 탈구된 채로 도와달라며 언니 혼자 있는 집 문을 두드립니다. 언니는 고민 끝에 남자를 받아주는데. 정말 오랜 세월만에 만난 현실 남자... 를 보곤 바로 반하고, 집착하기 시작합니다. 평소에 언니의 압박에 불만이 많던 동생은 불길한 낌새를 느끼고 남자를 도망시켜주려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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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의 관계가 좀 엘사랑 안나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혼자 웃었습니다.)



 - '스포일러는 적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니 당연히 스포일러 언급은 안 하겠지만 굉장히 뻔한 영홥니다. 어린 시절 그 자매에게, 특히 언니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도입부의 그 짧은 회상만 봐도 바로 알 수 있구요. 그 시국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또한 안 봐도 비디옵니다. 이런 장르의 이런 설정 영화를 난생 첨 보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이걸 보면서 놀라고 그럴 사람은 없을 거에요.


 그래서 전 좀 괴상한 뻘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었죠. 이 자매 은근 '겨울왕국'의 그 자매랑 비슷한 구석이 많거든요. 어려서 부모 잃고 단 둘이 사는 자매인데 언니는 집안에만 처박혀 살고, 동생에게 뭔가 비밀 숨기고 있고. 그 와중에 동생은 외간남자에게 너무 쉽게 홀딱 넘어가서 언니 멘탈 부수고 집안은 위기에 빠지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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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만 회상과 환상으로 나타나는 이 아빠가 어떤 의미일지 눈치 못 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 근데 그렇게 이야기는 뻔한 가운데 은근히 완성도가 괜찮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넓지 않은 집 한 채로 배경을 고정시킨 영화인데 딱히 갑갑한 느낌도 안 들고. 공간 활용도 잘 하구요. 주요 등장 인물 셋을 적당히 잘 굴려서 살짝 예측 불허의 분위기를 유지하며 긴장감 조성도 잘 합니다. 또 워낙 뻔한 이야기라 생각하며 봐서 그런지 결말 부분에 있는 살짝 놀래키는 반전 비슷한 것도 그럴싸하게 먹혔어요. 그냥 놀래키는 것 뿐만 아니라 영화 내용의 많은 부분을 설명해주는 반전이라서 나름 의미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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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님 연기도 좋지만 기본적으로 비주얼이 쩝니다.)



 - 하지만 그래도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정도네... 인 것 같은 가운데 그 '뻔한 언니 캐릭터'를 맡은 배우님의 연기가 제목 그대로 아주 하드하게 캐리를 해주십니다. '마카레나 고메즈'라는 분인데 (갑자기 어떤 노래가 자동 재생되며 이상한 춤사위가... 아악;) 보는 내내 참 세상은 넓고 좋은 배우는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ㅋㅋ 깝깝하다가 무섭고, 그러다 애잔하고 심지어 좀 귀엽다가 다시 살벌하고... 이렇게 널뛰기를 하는 캐릭터인데 무엇 하나 부족함 없이 잘 소화하시고. 또 마지막엔 그 모든 게 한 사람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게 참 대단했습니다.


 워낙 이 언니 캐릭터의 원맨쇼에 가까운 영화이다 보니 이 분의 그런 연기가 더 중요했던 거구요. 그래서 흔한 싸이코 스릴러로 끝날 수 있었던 이야기에 애잔하고 안타까운 정서가 꽤 그럴싸하게 입혀집니다. 솔직히 별 기대 없이 보던 영화라서 더 흡족하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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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외모 자체가 드라마틱! ㅋㅋ 알고 보니 제가 예전에 뵌 적이 있던 분이더라구요. '30코인스'라는 드라마에 나오셨고 그 때도 제가 외모 얘길 했던. 그리고 완벽하게 까먹었던!!!)



 - 단점이라면... 일단 뭐 특별할 것 없이 무난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라는 거. 그리고 좀 납득이 안 가는 상황들이 두어번 있습니다. 다리 다친 남자가 초반에 얌전히 거기 처박혀 있는 이유라든가. 후반에 동생이 언니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보이는 반응이라든가. 결정적으로 영화의 마지막 장면도 좀 읭? 스러워요. 다 보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대충 반반인 것 같습니다. 그냥 각본가가 '좀 눈 감아 주셈!'하고 쓴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영화의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일부러 좀 괴상하게 쓴 것도 있는 것 같구요. 특히나 결말이 그렇습니다. 마지막 장면의 인물이 정말 매우 몹시 전혀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하는데, '뭐야 저거?'스럽지만 그냥 작가의 메시지 전달이다... 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납득은 가요. 그래도 이상하지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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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튈 수 있을 때 얼른 튀었어야지 양반아...)



 - 워낙 소품인 영화라 더 길게 말할 건 없겠구요.

 위에 주절주절 적어 놓은 게 답니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여자가 남자 하나 납치해다 집에 가둬놓고 집착하는 스릴러요.

 거기에 괜찮은 듯도 싶고 아닌 듯도 싶은 설정 하나를 깔아 놓고 마지막에 그걸로 주인공 여자의 행동을 합리화하는 이야기인데,

 설정 자체는 대단할 게 없지만 배우님 연기 덕에 납득이 돼요. 뭔가 좀 쓸 데 없이 고퀄이란 느낌이? ㅋㅋ 

 그냥 깔끔한 스릴러/호러 소품 좋아하는 분, 서러운 여자들 이야기 좋아하는 분들께 아주 살짝 추천합니다.

 일단 저는 상당히, '기대 보다' 재밌게 봤다는 거.



 + 영어 제목은 Shrew's Nest, 스페인 원제는 Musarañas입니다만. 여기서 Shrew와 Musarañas가 나타내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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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렇게 생긴 동물이랍니다. '뾰족뒤쥐'라는 깜찍하고 읽기 힘든 이름으로 불리네요.

 번역제를 '뾰족뒤쥐'라고 하고 싶지 않았던 심정은 이해합니다만. '욕망의 둥지'는 또 좀 그래요. ㅋㅋ

 영화 대사에서도 나오고 자막에 '뾰족뒤쥐'라고 번역되어 나와요. 나름 영화의 주제와 연관이 깊은 동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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