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주는 왜 맛이 없을까?

대동강맥주가 surprisingly good이라니 어떤 맛인가 궁금하네요.
이코노미스트지 기사에선 귀리를 비롯한 맥주 원료에 대한 높은 수입관세 얘기도 하고 있어요.

누룩을 적게 써서라니 굉장히 단순한 이유였네요.

그러니까 우리 나라 맥주는 아주 차게 해서 거의 맛을 못느끼게 해서 먹거나, 다른 술의 베이스로 섞어 먹는 용도로 많이 쓰이는 거죠..

사실 맥주는 맛만 있다면 냉장이 안된 상태로 먹어도 괜찮죠.

매우공감…국산맥주 중에서는 스타우트 하나 먹습니다…

술 문화도 단순히 싸게 취하게 하는 소비형태와 접목되서... 맥주는 둘째치고 희석식 소주부터 나한데 좀 안 권했으면 ㅠㅠ

물론 위에 언급된 주장과도 연관돼 있는 얘기겠지만, 소비자가 맛에 둔감해서이기도 하죠. 맛있는 집이 잘되는 것도 아니고 맛없는 집이 파리 날리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보기엔 재수없을 지 몰라도 저는 맛없는 건 안먹는
미식가연 하는 사람이라...
술을 권하면 일단 맛이없어 안먹는데
술을 싫어하는 건 알지만 그래도 마시라고 억지로 그러면 참 곤란해요

아니 당신들도 싫어하는 음식 먹이면
기분 나쁠 거 아니야 ㅜㅜ

저도 굉장한 레벨 바라는 것도 아니고 일본식 팩에 든 소주 (감자나 고구마 같은 거)
10년산 미만 위스키 코냑 들도 잘 마십니다.
보드카 진 럼 안가리고요.

근데 한국에서는 왜 꼭 병당 천원짜리 싸구려 알콜을 나눠먹고 다같이
개가 되어야만 직성이 풀리죠?

다음 정권에서 대북교류 활성화되면 대동강 맥주 좀 싸게 들여왔으면 좋겠네요. 우리 기업이 시설 투자도 좀 하고.

대동강 맥주 수입 개시하면 북한과 남한이 모두 윈윈할 것 같네요.

여기에 대해서 전에 기사에서 본 국내 주류업체의 반응은 "한국사람 입맛엔 이정도 농도가 딱 알맞아서 그렇게 제조하는 것일 뿐, 딱히 원가 절감은 아님" 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그 기사는 "하지만 이 설명은 우리나라에서 수입맥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깠던 걸로 기억. ㅎㅎ

흠 근데 전에 우리나라 맥주 중에 맥스는 괜찮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혹 맥스도 걍 똑같다능?

술 취해서 개보다 낮은 영혼이 되긴 하죠.
개가 개 무시하냐 그럴거 같은 생각이.

국산 맥주들 대부분 처음에는 맛있다가 나중에는 다른 맥주들과 맛이 똑같아져요. 성분표 열심히 보시는 지인분 말씀으로는 국산 맥주들 대부분 초반에는 비싼 수입 호프(주로 독일, 호주산) 쓰다가 그게 점점 국산으로 바뀌어간다는군요. 진짜로 그래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확실히 처음에 맛있던 맥주들이 나중엔 맛이 똑같아져가긴 해요.

이게 다 술문화 때문이다...

바이엔슈테판, 필스너 우르켈, 파울라너 류 등을 섭취한 후로 국산 맥주는 섞어서만 먹습니다 ;;;;

한국맥주가 맛없는 이유는 소비자 입맛에 맞추기 때문이죠. 맛없게 만들어도 잘 사먹으니 맛없게 만들어 싸게 파는거죠. OB수퍼드라이만 해도 야심차게 시작한 맥주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못받아 사장됐죠. 회사 입장에서는 연구하고 잘 만들어 봤자 싸고 맛없게 만든 맥주를 선호한다면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한국은 맥주값이 왜곡됐어요. 생맥주가 병맥주보다 싼 나라는 한국밖에 없는 것으로 알아요. 보통 생맥주는 1파인트에 5,000원 전후죠. 맥주를 품질이 아니라 가격에 맞추려고 재료도 빼고 호프도 인공호프로 만들려는 거겠죠.
소규모 양조업자들이 법안만 바뀌면 선전할 것 같지만 전혀 아니에요. 일단 실력들이 부족해서 항상 균일한 맛을 못내지요. 맥주를 소규모로 맛있게 만드는 것과 대규모로 맛있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 이야기입니다. 실력있는 양조가들은 다 대기업 공장에 있어요.
한국 외식산업의 고질적인 병폐지만 품질이 아니라 가격에 맞추어 재료들을 선정하고 만든다는 거죠. 맥주도 재료 좋은 것 넣고 잘 만들려면 가격이 더 올라야 하지요. 오비나 하이트나 1파인트에 오천원이 되고 맛있어진다면 수긍할 수가 있을까요? 술은 곡식이나 과일의 정화로 맛없을 수가 없는거에요. 그게 맛없다면 입맛이 문제가 아니라 정말 맛없게 만든 술이기때문이죠.
그래서 전 맥주는 가끔씩 맥파이가서 몰아마십니다. 거긴 맛있는 맥주가 1파인트에 단돈 오천원.
한가지 야사. 북한의 개마고원이 유명한 호프의 산지입니다.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한다는데 대동강맥주도 그걸로 만들겠죠.

한국소비자가 유난히 입맛이 형편없다기보다는 맥주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상황이 맛보다는 엄청나게 마셔대는 회식 같은 때여서 아닐까 싶어요.
외국맥주가 한국 맥주랑 비슷한 가격이면 외국 맥주만 마실 걸요.
그리고 드라이피니시는 처음 나왔을 때는 좋아했는데, 제 입맛이 변한건지 기분 탓인지 요새는 뒷맛이 너무 불쾌하게 써요.

대동강맥주 맛있나요? 국내 거주 유럽인 한명이 한국 맥주 다 맛없는데 최근에 나온 무슨 드라이 어쩌고 하는 맥주는 놀랄 정도로 괜찮았다고 하더군요. 드라이가 그 드라이 말고 다른 드라이가 있나요? 난 걍 그렇던데..

세븐브로이라고 마트에서 판매하는 국산 IPA도 있습니다. 가격은 대기업 맥주보다 많이 비싸지만 맛은 수준급입니다. 하지만 여타 IPA보다 대단히 낫거나 하진 않습니다.(완전 강추하는 감동의 맛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매력이 넘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