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판이나 연예인 가십에 관심 많으신 분들. 몇몇 유명 소위 '여초 사이트' 회원분들이라면 모두들 아실만큼 떠들썩한 일이었지만,

이런 데 관심 없으신 분들이라면 또 전혀 모를 일이기도 하죠. 유명 연예인도 아니고 '데뷔를 앞두고 있던 아이돌 그룹 멤버'에 대한 일이니까요.


어쨌든 간단히 요약하자면 울림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러블리즈'가 데뷔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난데 없이 트위터 익명 계정에 그 그룹 멤버 한 명에 대한 흉흉한 소문들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그걸 또 유명 여초 사이트(사실 이 표현 참 싫은데;)에 퍼올리면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흉흉한 소문의 내용들이란 '그 멤버' 서지수란 애는 아주 음탕한 아이로서 전부터 유명 남자 아이돌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만큼 야하고 더러운 이야기들을 늘어 놓던 사람이고. 또 바이섹슈얼로서 남자 여자를 다 꼬시면서 아주 문란한 생활을 했고. 그 와중에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퍼뜨리거나 연애 상대의 직장이나 가족에 공개해서 사생활을 파탄으로 몰아 넣은 팜므 파탈이다... 라는 건데요.


암튼 이 사건의 난감함은 이겁니다.


애초부터 단 하나의 '증거'도 제시된 적이 없어요.

그냥 트위터 익명 계정(그것도 이 폭로(?)전만을 위해 생성된, 프로필 이미지도 없는) 두 개가 신나게 떠들어대는 주장이 있었을 뿐이고.

그 주장을 이 사이트 저 사이트로 퍼나르는 아이디 몇 개가 있었을 뿐이고.

그 아이디들이 '증거라고 주장하는' 이미지 몇 장이 있었을 뿐이죠.

자꾸만 '피해자들' 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사실 저 계정들이 죄다 다른 사람들이라고 봐야할 이유도 없구요. 지금까지의 전개는 충분히 1인 자작이 가능하거든요.


암튼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증거라고 주장하는' 이미지 파일들 중 정말로 '증거'가 될 수 있는 게 단 하나도 없었다는 겁니다.

그 '자칭 증거'들이 인터넷 검색으로 대충 찾아다 올린 조작질의 결과물이라는 게 밝혀지긴 했는데, 실은 그게 밝혀질 필요도 없었다구요.

애초에 증거가 될 수 없는 것들이었으니까.


자기가 서지수 때문에 정신적으로 불안해져서 우울증 약도 먹는다며 약병 사진을 찍어 올렸습니다. 

자기가 서지수에게 찍힌 사진이라며 자기 혼자 침대 위에 벌거 벗고 있는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해서 공개합니다.

서지수가 이렇게 변태적인 걸 자신에게 강요했다며 괴상한 성기구 착용 사진을 올립니다.

서지수와 택배를 주고 받았다며 택배 운송장 사진을 올립니다.

사귄 증거라면서 서지수의 셀카 사진 몇 장을 올립니다.


여기서 그 약병이 정말 우울증 약인지 아닌진 중요하지 않죠. 저 야한 사진들이 정말 본인 사진인지 AV배우들 사진인지도 중요하지 않구요.

택배 운송장과 셀카 사진이 진짜인지 아닌지도 역시 전혀 1mg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그 무엇도 '이 사람이 서지수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거나 '서지수와 사귀었다'는 증거가 되지 않으니까요.


근데 사람들이 이걸 다 믿더군요. '빼박캔트' 운운하면서. ㅋㅋㅋㅋㅋ

심지어 저 '증거'란 것들이 다 가짜라고 판명난지 오래인 지금도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 사건을 대한민국에 쓸 데 없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멍청이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확인시켜준 촌극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뭐 낚였던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사실 듀게에도 당연히 믿었던 사람, 혹은 지금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설사, 만약에 정말 드라마틱한 대반전이 일어나서 정말로 서지수가 루머대로의 천하의 둘도 없는 변태 나쁜 x였다고 밝혀지면서 사건이 마무리된다고 해도,

지금 서지수를 비난하고 있는 사람들이 믿을만한 근거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맹목적으로 휩쓸려다닌 바보들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은 운 좋은 바보냐, 운 나쁜 바보냐는 것 정도?


그런데 이 일 터지고 한동안은 대부분의 대형 커뮤니티들이 루머를 믿는 분위기였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대한민국엔 꿈도 희망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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