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30대 남성 스토킹 살인 사건

2022.09.15 16:28

Sonny 조회 수:1092

https://v.daum.net/v/20220915101002331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을 흉기로 살해한 남성 A씨(31)가 서울교통공사 직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과거 화장실 '몰카' 설치 사건으로 서울교통공사에서 직위해제됐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209151022011/?utm_source=twitter&utm_medium=social_share


지난해 10월 고소장을 접수받은 서울 서부경찰서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촬영물 등 이용 강요) 혐의 등으로 A씨를 올해 3월 무렵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재판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해당 사건 재판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진술 신빙성을 검증하기 위해 민형사 재판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가해자와 피해자 관계로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A씨가 B씨에 대한 원한을 갖고 보복성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ㅇㅇㅇㅇ


언제부터 지하철은 여성에게 이렇게 위험한 공간이 되었을까요. 이 사건을 보면서 공간에 대한 생각부터 했습니다. 지하철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고 해당 사건의 범행 시각은 오후 9시로 유동인구가 많은 시간대입니다. 그럼에도 가해자는 기어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우리가 흔히 범죄를 비일상적인 것으로 치부할 때, 범행의 공간과 시간은 일상과 비일상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은 장소와 시간대에도 남성은 여성을 죽이려는 걸 주저하지 않습니다. 원래도 그랬지만, 이 사건은 더욱 더 피해자인 여성이 사건의 변수를 통제할 수 없다는 걸 증명합니다. "범죄를 피하기 위해서" 여성은 무엇을 어떻게 했을까요? 심지어 이 여성은 그냥 지하철에 간 것도 아니고 근무중이었습니다.


이 사건을 "어떤 미친 놈"의 개별적 소행으로 치부하기에는 6년전 강남역 살인사건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지하철 역이라는 공간, 그리고 사건이 최종적으로 일어났던 화장실이라는 공간, 남자가 여자를 아예 골라서 사건을 계획하고 있었던 점이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사건은 강남역 살인사건이 지인간의 사건으로 확장된 것처럼도 보입니다. 수많은 남성들이 당시 강남역 살인사건을 두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면식이 없다는 점을 들어 피해자가 "재수없게" 표적이 되었던 우발적 범행으로 해석을 했습니다. 그 말이 맞다면, 가해자와 면식이 있는 경우에는 이런 사건을 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신당역 30대 남성 살인범죄 사건은 피해자와 면식이 있다는 점에서 그 논리를 부숩니다. 알고 있는 사이인데도 기어이 남자가 여자를 살해했으니까요. 이제 지하철은 모르는 남자가 여자를 골라서 죽이거나, 아는 남자가 여자를 쫓아와서 죽이는 공간으로 그 위험성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단 한 건의 사건을 확대해석한다고 한다면 지하철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어떤 범죄들을 저지르는지를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하철은 원래부터 도촬과 각종 성추행으로 남성이 여성의 안전을 깨트리는 가장 위험한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여성의 안전이 지켜지는 사적/공적인 공간은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이 사건을 일으킨 남성이 스토킹과 도촬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었다는 것 또한 유의해볼 지점입니다. 이전부터 여성 대상으로 한 남성의 범죄에 대해 재판부는 지나칠 정도의 감형이나 집행유예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을 구속수사했다면 사건이 이렇게까지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불과 얼마 전에도 40대 남성이 10대 여자를 칼로 위협해 옥상으로 끌고 갔으나 구속영장이 기각되었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런 류의 스토킹 범죄가 경찰의 미온적 대응 때문에 신고 이후에도 더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뒤늦게라도 사법부의 남성중심적 판단들이 보다 현실적으로 변화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이 사건은 사법부의 실패이기도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 이 사건은 여성을 향한 성차별적 의식이 빚어낸 사건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한 개인의 사고가 사회와 무관하게, 순수한 정신질환이나 개인적인 왜곡으로 형성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가해자 남성이 여성을 향해 앙심을 버리지 못한 이유는 '너가 감히'와 '이 정도 행위를 가지고'라는 성차별적 가치관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그 남성에게는 여성이 별 것 아닌 존재니까 그렇게 도촬을 저질렀을 것이고 여성이 별 것 아니니까 자신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스토킹을 했겠지요. 여성을 향한 모든 (성)범죄는 저렇게 약한 존재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성차별과 결부되었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사건을 범죄의 카테고리 안에서 보기보단 특정 성별을 노린 테러리즘으로 간주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저는 여성이 남성만 노려서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여성을 골라서 죽였다거나 여성이 남성의 신고에 분개해 화장실로 따라가서 죽였다는 사건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러한 강력범죄는 여성이 남성에게 가해자의 위치에 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대단히 일방적인 폭력이 맞지 않을까요. 이런 사건이 개개인만 달리할 뿐 같은 구도로 계속 일어난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가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진 막막하군요...


@ 이런 범죄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일벌백계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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