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평생 실현 불가능할 게 거의 확실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 안고 가는 로망이 있으실텐데, 제 경우는 대형견 키우기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토끼 다람쥐 이런 작고 귀여운 동물보다는 소, 말 이런 등발 있는 동물을 더 좋아했고,

그게 개한테도 예외가 아니라서 치와와, (토이)푸들 이런 애들보다 셰퍼드, 시베리안 허스키 이런 애들이 훨씬 제 취향이에요.

만 14살을 바라보는 요크셔테리어 할머님 뒤치닥거리 하는 게 현실이지만

막 앞발이 제 주먹만하고 일어서면 제 귓구멍에 콧김을 불어넣을 수 있는(최근에 골든 리트리버한테 당했어요)

커다랗고 주둥이 기다란, 오오 역시 개는 늑대의 후예군- 이런 생각이 절로 드는 대형견을 키우는 게 로망입니다.

 

그런데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일단 제가 그 운동량을 감당할 자신이 없고,

3kg짜리 요크셔도 엄청나게 싸는데 대형견은 진짜 저보다 두배는 더 배설할 것 같고,

마당 딸린 단독주택이 아니라면 개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질 것 같은데 제가 그런 집에서 살 능력도 없고,

또 개가 많이 아픈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면 아 역시 큰 개는 무리야ㅠㅠ 이렇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혼자 살면서 30kg쯤 나가는 셰퍼드를 키운다고 칩시다.

그런데 얘가 못 일어설 만큼 아파서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면 제가 혼자서 개를 집밖으로 데려갈 힘이 없어요. 

앞다리 잡고 질질 끌고 가는 방법도 있기야 하지만 아픈 개한테 할 짓이 아니고,

사람이 아니니 119를 부를 수도 없고, 비상시를 대비해 집안에 수레를 놔둬야 할 판이죠.

개가 몸져 누웠을 때 수발드는 상황을 상상해봐도 마찬가지고요.

 

이렇게 쓸데없이 현실적으로 망상을 펼치다보면

아무리 궁리해봐도 제 인생에는 미니어쳐 슈나우저 정도가 제일 큰 개일 것 같아요.

 

듀게분들은 어떤 불가능한 로망을 갖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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