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2년작. 런닝타임은 106분입니다. 스포일러가... 있어요. 어차피 결말은 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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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는 컬러!!!)



 - 그레고리 펙은 잘 먹고 잘 삽니다. 잘 나가는 법조인에 아내랑 딸도 모두 러블리하고 커다란 집에서 예쁜 강아지 키우며 살아요. 모두가 화목, 선량하고 인생에 고난이 안 보이죠. 하지만 이 아저씨가 8년(대략!) 전에 범죄 현장을 목격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증인이 되었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이 있었고. 범인 로버트 미첨이 형을 마치고 출소하자마자 이 사람 앞에 나타나 대놓고 위협을 하면서 악몽이 시작되는데요. 문제는 이 놈이 복수심에 불타 8년 내내 법 공부에 매진해 현역 법관 수준의 법률 마스터가 되었다는 겁니다.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며 최대한의 스트레스와 공포를 안겨주는 민폐남 때문에 검사님 멘탈도 무너져가고 가정도 무너지고 급기야는 오히려 수세에 몰려 버리게 되구요. 결국 마지막 한 판 뒤집기를 위해 위험천만한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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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위험합니다!)



 - 이 영화의 1991년 스콜세지 버전을 안 봤거든요. 그래서 이제라도 볼까 하다가 왓챠에 원조가 있길래 이걸 먼저 봤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밌게 봤는데, 덕택에 스콜세지 버전에 불만이 막 생긴다는 게 문제네요. ㅋㅋ 그것도 잘 만든 영화지만 원조에 뭔가 더 강한 아우라 같은 게 있고 이 쪽이 좀 더 제 취향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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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냥꾼의 밤'에서도 그랬고, 위험한 변태남 최적화 로버트 밑-첨!!!)

 


 - 여기서 로버트 미첨이 연기하는 '케이디'란 녀석은 간단히 말해 걍 쓰레기입니다. 인간 말종이고 개자식이죠. 미성년자를 성폭행했고 거기엔 어떤 오해도 숨겨진 사연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냥 '감옥 가는 바람에 망친 내 인생 어쩔!!!' 이라면서 너무나 당당하게, 아주 그냥 진심을 팍팍 담아서 진상을 부려요. 뭐 당연히 현실에도 이렇게 어이 없는 원한 품는 놈들이 천지겠습니다만 영화에서 보니 신선하게 짜증나더라구요.

 그런데 웃기게도, 동시에 이 케이디란 놈은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나쁘고 찌질한 놈인 주제에 머리가 정말 좋고 그게 영화 속 사건들로 잘 표현이 돼요. 언제나 침착하고 여유롭게, 유창한 언변으로  그레고리 펙을 조롱하며 압박하는 걸 보면 답이 안 나오는 갑갑함과 함께 뭔가 변태적인 쾌감 같은 게 느껴지구요.

 마지막으로 참 섹시합니다. 매우 1960년대스런 몸매(?)지만 배우와 배역의 카리스마 덕에 매우 위험해 보이는 매력 같은 걸 풍겨요. 특히 막판에 '케이프 피어' 강에서 벌이는 격투를 보면 뭐 거의 인간이 아니라 악어 느낌.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로버트 미첨 쩐다!!'라는 거죠. ㅋㅋ 잘 만든 영화지만 거기에 또 확실하게 격을 높인 게 로버트 미첨이라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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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전 이 분 보면 '오멘'이랑 '로마의 휴일' 밖에 안 떠올라요.)



 - 반면에 그레고리 펙이 연기하는 '그냥 정상인' 샘 보우든에겐 그리 강렬한 매력 같은 건 없습니다. 특별히 훌륭한 연기 같은 거 필요 없이 걍 허우대 멀쩡하고 모범적으로 생긴 미남이기만 하면 되는 역할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또 그레고리 펙이 아주 완벽한 캐스팅이기도 해요. 저 시절 헐리웃에 그레고리 펙보다 잘 생기거나 그레고리 펙보다 모범적으로 생긴 배우는 있었겠지만 이만큼 바른생활 깝깝이 미남으로 생긴 배우는 그레고리 펙 이상은 없었을 거에요. ㅋㅋ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로버트 미첨의 불쾌 카리스마 캐릭터와 합이 참 잘 맞구요. 둘이 주고 받는 장면들을 보면 그런 게 느껴져요. 펙은 미첨의 불쾌한 짐승 같은 느낌을 키워주고 미첨은 펙의 '관객 감정 이입용 캐릭터' 효과를 증폭시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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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용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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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작용 콤비. 합이 장 맞습니다.)



 - 영화의 내용은 뭐랄까... 참 미국적입니다. 우리네 선량한 시민을 보호해야할 법이라는 게 작정하고 치밀하게 달려드는 악마들에겐 이리도 무력하다! 라는 메시지를 내내 설파하고 결국 마무리는 우리의 선량한 상식인들이 '어쩔 수 없이' 법의 범위를 벗어난 방식으로 해결을 하게 되죠. 주인공이 무려 현직 법조인인데도 노골적인 위협 앞에서도 아무 힘을 못 쓰고, 그 과정에서 가족들에게 '왜 법과 경찰이 아무 도움이 안됨!' 이라고 양반전의 양반 와이프 대사 같은 타박을 계속 듣구요.

 생각해보면 당시에 이 영화를 무섭게 본 미국 관객들은 이런 부분에 진심으로 공포를 느낄 수 있었겠다 싶더라구요. 요즘 같으면 뭐 걍 스토킹에 사생활 침해로 금방 해결(?) 가능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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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쯧쯧 그놈에 법률, 공권력은 한 푼 어치도 안 되는구려!! 그러니 내게 총을)



 - 기본적으로 참 잘 만든 영화입니다. 시나리오도 이 정도면 그 시절 범죄물로서 꽤 치밀한 편이고 아이디어도 많아요. 마지막 보트 하우스에서의 대결 같은 것도 꽤 근사하구요.

 로버트 미첨이 나쁜 짓을 할 때마다 깔리는 버나드 허먼의 음악도 뭔가 클래식이란 느낌으로 훌륭하구요. 인상에 남는 장면들도 많습니다. 딸이 학교에서 쫓기는 장면이나, 아내가 미첨과 대면하는 장면 등등 스릴 있고 뭔가 상상력 뿜뿜하게 잘 뽑은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뭐 요즘 기준으로 볼 때 미첨의 초반 압박이 좀 순한 느낌도 있고, 또 아주 간간히 살짝 느긋해지는 감이 아예 없진 않습니다만. 시대의 한계를 생각할 때 이 정도면 정말 잘 뽑았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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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우리 미첨옹 간지로 뭐든 극복 가능!!!)



 - 그래서 결론은 뭐, 재밌게 잘 봤다는 겁니다.

 포스 넘치는 로버트 미첨의 빌런 연기만 봐도 재밌는데 영화 자체도 잘 뽑힌 스릴러구요.

 중요한 건 아니지만 당시 미국 법 체계와 요즘 상황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었어요. 영화 초반에 언급되는 '부랑자법' 같은 건 대체 뭐하는 법인지 한참 찾아봤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ㅋㅋ 미국도 가만 보면 법 체제가 요즘 상식에 가깝게 정비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은 듯요.

 암튼 뭐 결론은 로버트 미첨 짱짱맨이시다!! 이런 겁니다. 이 분의 포스만으로도 안 본 분들께 한 번 추천하고 싶어지는 영화였네요.

 다음엔 '사냥꾼의 밤'이나 한 번 더 볼까 싶기도 하구요. 봤던 영화지만 거기서도 우리 미첨옹이 아주 멋졌(?)죠.




 + 보다 보면 케이디와 아내, 딸 사이에 뭔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서브 텍스트 같은 게 느껴집니다만. 여기선 그냥 사알짝 냄새만 피우고 빠지는 것을 스콜세지 버전은 그걸로 맘껏 상상의 나래를 펼치더군요. ㅋㅋ 덕후의 마음이란.



 ++ 옛날 영화 책들 보면 이걸 굳이 '공포의 만' 이라고 번역해서 적는 경우가 있었죠. 뭐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실제 지명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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