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긴 방'과 잡담

2022.07.14 12:18

thoma 조회 수:483

마르틴 베크의 '잠긴 방'을 아껴가며 다 읽고 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그냥 짧은 영업 글만 쓸게요.

이 시리즈는 대체 불가의 매력이 있음을 다시 느낍니다. 수사 과정과 등장 인물의 현실성도 확보하면서 중심 인물의 매력을 굉장히 선명하게 살려요. 마르틴 베크에게 특별한 능력은 없어요. 학력, 지능, 부모 뭐 이런 배경의 후광 효과는 하나도 없죠. 있다면 인내심? 되새김질 습관? 그러네요, 이 능력으로 버텨오고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소설에서도 베크는 겨울 나무 같이 마르고 건조하고 밋밋함을 뽐내며 독자를 사로잡네요. 난 스몰 토크는 안 해, 라고 인데버 모스도 말했지만 진정한 그 분야의 장인은 베크가 아닌가 싶어요. 

소설은 은행 강도 건과 밀실 시체 건이 나란히 수사 되다가 마지막에 두 건이 만나며 아이러니한 결말을 맺어요. 전형적인 경찰들의 협업 수사와 베크의 추리 기반 단독 수사가 함께 전개 됩니다.

이야기의 짜임새도 멋지지만 콜베리나 군발드 같은 수사관들의 익히 아는 개성을 접하는 즐거움과 마르틴 베크의 수사 과정 그리고 일을 하지 않을 때의 은둔자 비슷한 일상 같은 것에서 저는 무척 합이 맞는 즐거움을 느꼈어요. 예를 들면 시간이 나면 자주 부두로 나가 산책하고 그가 좋아하는 배를 구경하는 것. 이제는 과거와 달리 배도 틀에 박힌 페리 뿐이고 다양한 부두 노동자도 사라져 가서 볼거리가 없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요. 이번 책까지는, 아직은 혼자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다음 책에선? 베크가 연애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쉽게도. 


제 일상 얘기 조금 하자면, 일주일 전 새벽에 발에 쥐가 나서 침대에서 내려오다 넘어졌어요. 잠결이라 완전 무방비로 뒤로 넘어져 허리뼈 하나가 압박골절이 되어 계속 누워 지냈어요. 골다공증이 있어서 골절이 쉽게 왔다고 합니다. 걷기는 되고 삼일 전부터 스타워즈 병사처럼 보조기를 착용하면 앉아 있는 게 가능하네요. 침대 발치에 러그 카페트 까는 이유를 알았어요. 저는 먼지 땜에 기피했거든요. 주로 누워 있어서 눈팅 위주가 될 거 같습니다. 다들 다치지 마시고 주의하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32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34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636
120571 구형 i30 장거리 과속 주행기... [5] 도야지 2012.08.27 5085
120570 감성 돋는 '한겨레21' 895호 표지 [15] 닥터슬럼프 2012.01.17 5085
120569 [퍼옴] 생리에 대한 좀더 자세한 사실들 [7] Ripa 2011.05.07 5085
120568 자폭글이겠지만.. [42] 라인하르트백작 2011.03.19 5085
120567 듀게 분들께 드리는 글 [52] snpo 2010.11.09 5085
120566 남성 특정 신체부위의 좌경(....) 성향에 대해... [13] nishi 2010.07.01 5085
120565 lg 고객센터, 정말 최고의 코미디네요 [20] 가끔영화 2013.05.09 5084
120564 인터넷 커뮤니티의 선구자 디시인사이드 [18] 가벼운계란 2012.10.05 5084
120563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안경녀는 누구일까요?(스포유) [3] 자본주의의돼지 2012.06.30 5084
120562 모 게시판에서 본 김용민 쉴드 [50] 잠시익명할게요 2012.04.05 5084
120561 진보의 치어리더를 자처한 MBC중견 여기자.JPG [44] management 2012.02.03 5084
120560 나가수, 꼴지 탈락 충격에 수염 깎은 정엽.... [6] 마당 2011.03.30 5084
120559 이런 주민등록증 있나요 [2] 가끔영화 2010.10.18 5084
120558 [동영상] 정몽준 부인: "‘국민 미개’ 아들 발언에 대한 입장? [25] 물음표 2014.05.11 5083
120557 인구 1%는 무성애자.. 제4의 성 [16] 아우라 2012.08.20 5083
120556 김어준, "이준석이 누군지 몰랐다... 팬인 줄 알고 친절하게 답변해주었다." [10] 잠수광 2011.12.30 5083
120555 왜 아이를 갖고 싶냐던 사람입니다. [49] 미선나무 2011.09.02 5083
120554 오렌지 캬라멜 리지 [12] DJUNA 2010.11.11 5083
120553 오늘의 구글 로고는 메리 리키 [3] 가끔영화 2013.02.06 5083
120552 삼양라면 맛을 바꾼 원인 제공자 [13] 자두맛사탕 2010.09.17 508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