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 선수는 이번에 워낙 유명해져서 다들 아실텐데, 축구팬들 사이엔 정대세 선수가 포르투갈어를 독학으로 익혀서 구사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독일로 진출해서 독일어까지 배우게 됐더군요. 5개국어째. 근데 이 선수 피아노까지 칠 줄 알더군요. 어머니가 조선학교 음악선생님이어서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웠다고 합니다. 투박한 외모와 달리 다재다능한 매력남.

 

이충성 선수의 사연은 좀 안타깝더군요. 이충성 선수는 재일교포 4세로 2004년 열아홉살의 나이로 한국 청소년대표로 발탁돼 파주 트레이닝 센터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훈련했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난 충격을 받는 일이 생겼습니다. 일본 사회의 재일교포들이 다 그렇듯이

이충성 선수도 유무형적인 차별을 감내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축구선수로서 한국 대표팀이 된다는 사실이 엄청난 감격이었다고 합니다.

일본과 달리 한국에 오면 모두들 자기 편일 줄 알았다고.

 

하지만 파주 센터에서 그는 '반쪽바리'가 여기에 왜 왔냐는 소리를 듣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며칠 만에 짐을 싸 일본으로 돌아갑니다.

그 후 그는 가족들 중 유일하게 귀화를 결정하고 일본인이 됩니다. 국적을 바꾼 그는 일본 올림픽 대표에 발탁되지만 이번엔

일본 우익들로부터 공격을 받게 됩니다. '한국인'이 일본 대표가 됐다는 부정적인 논조의 기사가 넘치고...

믿었던 조국의 동료선수들로부터 상처를 받고 일본으로 귀화했지만 일본에서도 그는 여전히 자이니치일 뿐이었던 거죠.

 

안영학 선수는 K리그에서 네 시즌을 뛰었기때문에 직접 경기하는 모습도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은 안영학 선수가 부산 시절 전주 원정을 왔는데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나오는 곳에서 원정팀 버스가 있는 쪽이 아닌

전북 홈팀 버스가 있는 쪽으로 나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전북 선수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그에게 신경도 안쓰고

안영학 선수 역시 경기도 졌던지라 고개를 푹 숙인채 걸어나오고 있었죠.

저는 개인적으로 안영학 선수의 팬이었기에 그가 나오는 모습을 보고 "안영학 선수"라고 불렀더니 저를 쳐다보더군요.

아마 원정팀 팬들 사이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릴지는 예상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를 쳐다보는 안영학 선수에게 "힘내세요!"라고

짧은 인사를 건넸더니 고맙습니다라며 꾸뻑 인사를.

 

보통 우리나라 선수들은 팬들이 아무리 불러도 마치 자신이 톱스타라도 되는 양 절대 쳐다보는 법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건 그들이 거만해서라기보다는 지나치게 수줍음이 많기 때문이라고 다년간의 관찰 끝에 결론 내렸습니다.

왜 운동 선수들 대부분 아주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순진해서 인터뷰도 잘 못하고 그러잖아요. 딱 그런 모습.

보통은 그렇기 때문에 안영학 선수의 고맙다는 인사는 꽤나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도 우리나라 언론이 그가 이중스파이라는

헤드라인으로 기사를 쓰자 적잖이 충격을 받았었다고 합니다. 안영학 선수 역시 그런 충격을 이유로 4년 간의 K리그 생활을 접고 일본으로 돌아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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