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을 듣고 '아하! 역시 그랬군!' 하고 무릎을 탁 치셨나요? 제 상식으로는 공상과학소설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정보기관이 일반네티즌으로 위장하고 자국민 상대로 심리전 하는 나라에서 이런 글 쓰는것도 좀 무섭긴 한데, 너무 황당무계한데요.

 

제 주변은 죄다  '형 나 뉴스를 안봐서 뭔소린지 모르겠어요' 뿐이라 인터넷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구경해봤습니다. 새삼 알게 된건데 (애초부터 매카시즘 선동하는 일베충류는 애초에 논외로 치더라도) 통진당은 이미 대중적으로(?) 간첩집단으로 분류가 완료돼 있더군요. 끽해야 '이런 시국에 이런게 터지면 국정원 개혁은 물건너간다' '야권이 불리해진다' 정도의 우려가 있을 뿐이지, 심지어는 일종의 환호성 대합창을 듣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건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드물거니와 그런 얘길 했다간 말 그대로 린치를 당하는 분위기. 저는 민주당 지지자 많은 사이트에서 빨갱이 소리도 처음 들어봤네요 오늘.

 

저조차도 기본적으로는 소위 통진당 주류가 일반대중의 인식과 괴리된 대북관을 갖고 있다, 정도의 생각은 하는데요. 체제전복을 위한 구체적 지령이라... 무슨 시대착오적인 통일방안을 내거나 북한의 국제깡패짓을 두둔하는 거랑은 아예 차원이 다릅니다. 말 그대로 '반란'입니다. 항상 정확한 출처없이 '관계자'로 뭉뚱끄려서 내놓은 소식에 나오는 어휘들이 그냥 던져서 간볼 성질의 것들이 아닙니다. 던진쪽이나 그걸 맞은 쪽 중 하나는 확실하게 '절멸'되야 끝나는 성질의 것들이에요. 국정원 말대로라면 지금 국내에 수백명의 '기간시설 폭파 및 화기 무장을 준비한 반란군'이 암약하고 있고 그 수괴가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얘긴데요. 계엄령 선포해도 되겠네요.

 

진짜 궁금합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제가 빨갱이 간첩에 이적행위자인건가요?

 

불과 최근에 탈북자 출신 서울시공무원하고 그 여동생을 엮어 넣었다가 간첩혐의 무죄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섣불리 용공조작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이미 매우 근시일내에 전력을 갖고 있는 기관이, 심지어 불법선거개입 혐의로 수사를 받고 국정조사 대상이 된 집단이 난데없이 '우리가 몇년전부터 내사해왔다'라면서 현역 국회의원이 반란군의 무장을 지시하고 테러를 모의했다면서 아닌 밤중의 홍두깨식으로 뻥 터뜨린걸 보고 그 즉시 박수쳐주면서 '역시 빨갱이사냥은 국정원이야'라고 응원의 메시지가 튀어나와야 정상적인 애국시민인 겁니까?

 

하다못해 (전례도 있으니) 북한 공작원하고 접촉을 했다든지 정보를 넘겼다든지 하는 건이라면 '아 간첩하나 잡았나보다'하겠는데... 이건 뭐-_-;

 

제 얘긴 이런겁니다. 이미 근시일내에 벌인 불법행위와 무죄선고된 간첩수사로 신뢰를 잃은 정보기관이 한창 위기에 몰린 시점에 반란세력 잡았다고 터뜨렸습니다. 납득이 안되고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잖습니까.

 

그리고 암만 갑자기 터진 일이라지만 뭐 하나 확실한 이야기를 전하는 기사 한줄을 찾기 힘드네요. 환호성듣는 착각이 드는 우익 일간지의 스팸수준의 도배 아니면 기정사실로 두고 어설프게 쉴드치는 애매한 기사뿐이고.. 한쪽에서는 거의 확실한 물증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또 어떤 신문에서는 '검찰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라고 하는가 하면 또 어떤 기사에서는 '검찰도 잘 모른단다'라질 않나;

 

참 황망하고 기분이 이상하네요. 무엇보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국정원에게는 기사회생의 카드가 생겼군요. 개인적으로 국정원은 해체수준의 재구성 내지 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개혁은 개뿔, 대형간첩사건 해결한 애국집단으로 훈장받을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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