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ytn.co.kr/news_view.amp.php?param=0117_202206211740527678
히치콕이 언급되는 외신의 평가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 히치콕 영화에 대해서는 한번도 의식해본 적이 없다. 나중에 외신 기자들 인터뷰 할때 여러 명이 그런 지적을 하길래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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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정성일 평론가가 감독의 언론 인터뷰를 너무 다 믿진 말라고 했는데 그게 참이란 걸 이제 알겠습니다ㅋ 박찬욱 감독이 당연히 작품 만들면서 '히치콕.... 히치콕... 너무나 위대한 감독이시여...!!' 하고 의식하진 않았겠죠. 저런 질문은 [밀정]을 만든 김지운에게 장 피에르 멜빌을 의식했냐고 물어봐도 똑같은 대답이 나올 거에요. 아예 대놓고 걸작에서 모티브를 따온 작품인데 어떻게 "네! 의식했습니다!! 좀 티나죠...헤헤" 하는 답을 하겠어요. 아무리 잘 대답해도 '참조했다' 정도의 대답밖에 못할 질문인데.
다만 그의 답변이 흥미로운 건 자기가 교과서처럼 삼고 공부를 하다보니 이번 작품을 만들 때 아예 의식도 못했다고 하는 부분입니다. 어떤 작품을 너무 좋아하면 정말 자기것이 되어버리기도 하나봐요. 그 재료를 쓰면서 그걸 오마쥬나 인용으로 생각하지도 못할 만큼요. 하기사 히치콕 정도면 따로 본을 뜬다기보다는 스릴러의 작법처럼 봐야할테니 그럴지도요.
요컨대 걸작의 재료와 방법론은 이제 모두 다 나와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부분적으로 훔쳐서 자신의 세계를 조립하는데 쓸 것이냐. 이에 대한 대답을 감독들은 절대 지워지지않는 자신만의 인장을 녹여서 새로 만드는 것으로 하나봅니다. 아마 히치콕 감독이 봤다면 굉장히 흐뭇해했을 것 같긴 합니다. 변태라면서...
영화는 오감을 다 동원하는 예술이라 음악만큼 오마주?복제?를 잘 알아채기 힘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