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22 18:08
혹시라도 감동을 못할까봐 레퍼런스로 언급되는 히치콕의 [현기증]과 데이비드 린의 [밀회]를 챙겨보고 갔습니다만... 다른 레퍼런스 작품인 [아내는 고백한다]와 [빗 속의 방문객]을 안보고 가서 그런 것일까요? ([화양연화]는 조금 더 아껴두고 있습니다) [밀회]를 보면서는 눈물을 흘렸는데... [헤어질 결심]을 보면서 쏟아낼 감동을 다 써버린 것인지!!
요새 계속 들어서 깐느나 베니스에서 호평받은 수상작들을 혼자 멀뚱히 보는 일이 잦네요. 세상 모든 작품들이 켄 로치 작품처럼 진짜 직설적으로 확 뜨겁게 와닿지는 않겠습니다만은. [헤어질 결심]을 보면서도 박찬욱의 카메라 무빙과 편집에 막 질려하다가 스토리를 쫓아가는 건 좀 버거웠던 것 같습니다 ㅋ 평론가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이렇게 별 네개 반에서 다섯개 주는 작품은 의심의 여지 없는 걸작이라고 생각하는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딱 그랬으니까요) 아직 씨네필이 되기에는 한참 멀었나봅니다. 액션영화만 좋아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건지.
어쩌면 최근의 심리 상태가 뭔가 막 고양되고 카타르시스가 끓어오르는 그런 + 의 작품보다는, 무저갱으로 좀 빨려들어가는 것 같고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는 그런 - 의 작품들이 더 맞나봅니다. 영화도 다 때가 맞아야 하는 것인데 말이죠. 저도 다른 분이 말했던 것처럼 그 참을 수 없는 그 고양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 작품 보면서 반복적으로 쏟아지는 히치콕 레퍼런스들을 반가워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현기증]을 이야기하지만 전 이 작품이 [이창]과 훨씬 더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제가 쓸 수 있는 리뷰라고는 히치콕 작품의 테마들이 어떻게 삽입되었는지 그 정도 뿐이겠네요... 재관람 예정입니다. 사실 외국어 영화라면 그 대사나 로컬의 문화를 모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어로 된 한국 영화를 보고 혼자서만 멀뚱멀뚱거리는 건 제 자신에게 참 아까운 일입니다!
2022.07.22 18:14
2022.07.22 19:39
2022.07.22 19:43
2022.07.22 19:50
제가 딱 맥거핀님의 첫번째 감상처럼 지금 영화 자체의 짜임새에 대한 얕은 평가만 떠오르지 이 작품 속으로 풍덩 뛰어들지를 못하고 있네요.
오히려 [박쥐] 때는 바로 빡 왔거든요 ㅋㅋ [밀회]의 어떤 지점을 본뜬 건지는 알겠는데 이 작품에서의 해준과 서래는 좀 변태같아요 ㅋㅋ
2022.07.23 01:02
꼭 감동을 해야지 이 영화를 제대로 즐겼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게 자책(?)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도 매우 좋게 봤습니다만 감동까지는 아니었거든요.
이렇게 절절한 감정선의 로맨스 영화를 만들면서 나름대로 자제했는데도 변태적으로 아름답게 만드는 박찬욱의 솜씨에 다시 한 번 감탄했습니다. 역시 배운 변태라고나 할까요 ㅋ
2022.07.23 11:15
2022.07.23 01:06
만난적도 없지만 헤어질 결심을 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아
2022.07.23 11:16
2022.07.23 14:02
잠잠해지면 만날 계획입니다.
2022.07.28 03:42
2022.07.28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