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9 10:10
최근 올라온 <사진 속의 소녀>라는 작품입니다.
때는 1980년 미국 오클라호마의 도로에서 한 금발의 젊은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됩니다.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당연히 정황상 뺑소니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였지만 검사를 해보니 차사고를 당한 환자들과는 다른 종류의 치명적인 여러 상처들이 발견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토냐 휴스'로 밝혀졌고 나이가 훨씬 많은 남편과 갓 두살난 아들이 있었습니다.
토냐의 직장동료들은 그녀의 친가족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집에 연락을 해봤는데 전화를 받은 '토냐 휴스'의 친어머니는 자기 딸 토냐는 아주 어릴 때 사망했다며 어리둥절한 반응을 보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영화는 나머지 러닝타임 동안 과연 이 여성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밝혀나가게 됩니다.
초반에 암시되는 대략적인 사실들만으로도 이미 대략 감이 온 분들도 많으실테고 충분히 충격적인데 한꺼풀씩 더 벗겨질 때마다 그 내막은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고 충격이 배로 늘어납니다. 저도 이런 실제 사건 소재의 범죄 다큐멘터리들을 워낙 많이 봐서 이제 어지간하면 그러려니 하게됐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보니 또 아니더군요. 이 사건을 오랫동안 수사해온 전직 FBI 수사관이 출연해서 직접 말하는데 "이미 끔찍한 이 사건은 앞으로 더욱 나빠집니다."
마치 미스테리 스릴러 극영화를 보는 것 같은 전개가 아주 흥미진진한데 찾아보니 같은 넷플의 <위험한 이웃>을 연출했던 감독이었더군요. 이 작품도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솔직히 이번 <사진 속의 소녀>가 더 심합니다....
마지막에 그나마 아주 작은 위안과 희망을 안겨주는 면도 있고 완성도 자체는 훌륭하지만 소재가 워낙 충격적이고 진상이 밝혀질수록 암울하기 때문에 강력하게 추천은 못 드리겠네요. 감상하실 분들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시길 바랍니다. 정말 이런 사건을 접하게 되면 내 안의 인류애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걸 느낍니다.
2022.07.09 10:19
2022.07.09 12:16
같은 사람에게 가장 최악의 짓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것을 마음 속에 되새기시고 보시길 바랍니다.
2022.07.09 11:11
저도 어제 자동재생 소개 영상만 보고 언젠간 봐야겠네... 했는데 이 글을 보니 더욱 보고 싶어.... 지는 게 건전한 반응인지 모르겠네요. ㅋㅋ
2022.07.09 12:17
이런 컨텐츠가 더 궁금하고 끌리는 것이 사람의 심리 아니겠습니까 ㅎㅎ 저도 추천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영업글을 쓴 것 같네요. 근데 정말 겹겹이 밝혀지는 진상을 지켜보는 과정이 흥미롭긴 합니다. 그냥 극영화였어도 참 암울했을 이야기인데 실화인 것이 문제죠.
2022.07.09 12:17
요즘 이런 이야기가 보기 두려운데... 추천해주시니 봐야겠습니다
2022.07.09 12:22
기꺼이 추천하긴 꺼려지면서도 그래도 이렇게 사건에 대해 알게되고 기억하는 것이 피해자를 위로해주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끝까지 보면 그것이 의도였던 것 같기도 하고
2022.07.09 12:56
추천 감사드립니다. 작년인가, 남편이 아내와 아이들까지 살해한 실화를 넷플릭스에서 보고 한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는데, 그 다큐가 생각이 나네요. - american murder라는 제목이었어요.
범죄물은 왜 이렇게 자꾸 보고 싶어지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2022.07.09 13:20
자극적인 이야기에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이렇게 극영화, 다큐멘터리, TV/웹 시리즈를 가리지 않고 범죄 실화 컨텐츠들이 난무하는 거겠죠.
2022.07.09 13:43
안볼께요 귀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2.07.09 17:12
인류애를 유지하시게 됐군요. 다행입니다.
2022.07.09 18:50
2022.07.10 00:19
그 친부는 납치 당했을 당시 따로 살았고 보호자도 아니었고 아마 그 소식 자체도 엄청 늦게 듣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친모의 초기대응이 제가 보기에도 제일 문제가 있었지만 솔직히 저는 이런 사건에서 결국은 다 피해자라고 보고 뭐라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런 악마같은 놈이 애초에 없었으면 되는 일인데 에휴...
2022.07.10 18:33
2022.07.10 18:45
산채로 갈아버려도 모자랄 저런 놈들 때문에 정상적인 삶의 기회를 제대로 시작도 해보기 전에 박탈당하는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잠을 설칠 정도입니다.
부질없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전 다 보고나서 고등학교 시절 괴롭힘을 당하며 힘들게 지냈다는 친구에게 매일 쪽지 남겨주면서 해줬다는 얘기들을 되새기니 안타까움과 동시에 존경심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본인도 얼마나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당했을텐데 그런 와중에 남을 생각하는 그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니.. 마지막까지 벗어날 수 없었던 이유도 아들 때문이었는데 묘비에 새긴 문구처럼 헌신적인 친구이자 어머니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