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공인이 맞습니다.

2012.09.22 12:12

가녘 조회 수:5056

적어도 규범적인 용어로서는요.



규범적 용어로서의 공인은 영미의 'public figure'에서 온 겁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인물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정당화하는 이론이죠. 

형사법정에서 명예훼손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에 의한 경우에 

어느 정도까지는 정당화된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아실 겁니다. 



공인에 대한 프라이버시의 침해도 비슷한 맥락에서, 

대중의 관심사에 속한 사람에 대한 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은 

어느 정도 선까지는 위법성을 조각시켜주는 게 합당하다는 고려가 

public figure 이론으로 이어졌다고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대중의 관심사에 속한 사람, 

즉 공인의 대표적인 예가 연예인, 스포츠스타, 정치인 등이죠.



여기까지 설명을 해도 못 받아들이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런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국어사전에 나온 공인의 사전적 의미를 가지로 반박을 하시고요. 

제가 알고 있는 국어사전에 나온 공인의 뜻풀이는 공무원,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 등인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에 이 뜻풀이는 명백한 오류입니다. 



왜냐고요? 

공인이라는 용어를 공무원 또는 공무를 수행하는 사람과 혼용한 용례가 

전혀 없기 때문이죠. 

일단 규범적인 영역에서, 판결문이나 법학서적에는 공인이라는 용어는 

오로지 public figure 이론에서 나온 그 의미로만 쓰입니다. 

그외 행정조직이나 공사, 사기업, 어떤 공적인 문서에도 

공무원, 공무수탁사인 등 국어사전에 나온 공인의 의미로 

대체할 수 있는 용어 대신 공인이란 말이 쓰인 예도 전혀 없고요. 

일상적인 입말로도 공무원 대신 공인이라는 말을 쓰는 건 어색하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말 입말의 특성상 같은 의미이면 

한 음절이라도 짧은 말이 실생활에서 훨씬 큰 지분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요.



여기서 또 하나의 가설, 

국어사전의 뜻풀이가 오류라는 가설 위에 또 하나의 가설을 더하게 됐습니다. 

국어사전의 뜻풀이가 잘못된 것은 일본어 사전의 뜻풀이를 베낀 결과다라는 가설요. 

그래서 전에 구글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일본어 사전에서 공인의 뜻풀이를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공인이라는 말의 뜻풀이에 공무원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헤이안 시대, 막부시대에 그렇게 쓰였다고 되어있더군요. 

이게 제 가설의 신뢰성을 강화하는 건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 내리지 않겠습니다.



어쨌거나 많은 분들이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라고 말씀하셔도, 

법률용어로서의 공인에는 연예인이 포함됩니다. 

그래도 연예인은 공인이 아니라고, 

아니, 연예인이 공인이어선 안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죠. 



근데, 공인의 영역에 연예인이 포함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상상을 해보시길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연예인이 좋지 못한 일을 벌였고, 앞으로도 그 일을 지속할 여지가 있어서, 

잠재적 피해자를 막기 위한 의도로 그 사실을 언론에 제보하고 대중에 알렸다고 치죠. 

연예인이 공인이 아니라면, 

그 좋지 못한 일로 연예인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죄과와는 별개로, 

사실을 대중에 알린 것 때문에 그 연예인이 입은 명예훼손에 대해서 

제보자가 형사처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도 결국 판단은 각자가 하실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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