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버드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이름입니다.(애칭인지 정식명칭인지는 기억이...) 예전에도 간 적이 있지만 어떻게 갔는지, 그리고 어떻게 돌아왔는지 기억이 안나더군요.
그래서 일단 사당역에서 버스를 타면 20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사당역에 내렸습니다.

주말에다 비가 오고 광역버스라 그런지 줄이 엄청 길더군요-_- 20분 정도 기다린 후 버스에 탑승했습니다. 시간이 여유가 있는 줄 알았는데 30분 밖에 안남았더군요. 근데 비가 오는데다 주말이라 차가 막혀서인지 빅버드에 도착하니 이미 전반 종료, 후반전이 시작할  시간이었습니다.
하프타임에 있는 카라의 공연을 놓쳐서 매우 아쉬웠지만 전반 추가시간이 길었는지 후반전 시작이 안된 것에 감사했습니다.

비가 오는데다 상암도 아닌 빅버드라 매진은 안될 줄 알았는데 e석은 매진이더군요. 암표를 구입하는 수 밖에 없었는데 전반이 끝났음에도 2000원 밖에 할인을 안했습니다. 저처럼 전반이 지난 후에 들어오는 분들도 꽤 됐고요.

경기장에 들어가니 수원이 상암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쓰는 팀에 2 대 0으로 이기고 있더군요. 누구누구가 득점을 했는지 알고 싶었지만 전광판에 표시가 없어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럽 클립텀의 빅매치같은 분위기를 현장에서 한번 느껴보고 싶었기에 이 경기를 보려 온건데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습니다.

좀 놀라웠던 것은 제가 앉아있던 곳이 수호신(상암을 홈으로 쓰는 팀의 서포터) 쪽에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수호신의 경우 응원단의 규모가 원정인만큼 그랑블루(수원삼성 블루윙즈의 서포터)의 2분의 1 밖에 안됐지만 응원소리는 압도를 하더군요. 다른 것은 몰라도 서포터로서 여러모로 유명한 그랑블루인데 응원소리가 수호신보다 작아 좀 불만이었습니다. 후반전에 앞서나가니 분위기가 반전됐지만요. 

경기가 관중이 많고 거기다 빅클럽 간의 경기라 선수들도 흥분해서인지 그만큼 거칠어지더군요.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선수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예전에 인천 경기나 수원 경기를 볼 때에 비해서는 경기타임이 빨라진 거 같더군요. 추가시간을 6분이나 줬으면 아실만하겠죠?

상암을 홈으로 쓰는 팀이 페널티, 그리고 헤딩슛을 넣고 동점이 됐을 때만 해도 이렇게 골이 많이 나올 줄 몰랐는데 역시 분데스리가 물을 먹은 다카하라가 게임을 결정지어주더군요. 세트피스에서 날카로운 헤딩이 첫번째 득점이었고 염기훈이 빠르게 페널티 박스로 찔러준 볼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다이렉트로 슛을 때려 두번째 골을 장식하더군요.  
일본 국대 공격수들이 거의 목발들이라 이런 활약을 이어나가면 대표팀 승선도 꿈은 아닐지도요.


오프 더 볼 상황에서는 데얀을 눈여겨보았는데 역시 명불허전이더군요. 스크린 플레이도 좋고요.

 

선수진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이운재가 없더군요. 요 근래 선발명단에서 빠졌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확인하니 한 시대가 가는 거 같아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시즌 중이나 시즌 종료 후에 현역도 은퇴할 것 같더군요. 그래도 제게는 최고의 골키퍼 3명 중 하나로 남아있겠지만요.

 

이 글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깨달으신 분이 있으실 것입니다. 네, 제가 그 팀을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상암을 홈으로 쓰는 팀은 한가지 이유만 아니었으면 제가 정말 좋아할만한 팀이 됐겠지만 그 한가지 이유 때문에 좋아할 수가(...) 물론 좀 더 널리 알려진 호칭이 있지만 너무 직접적인 어휘에다 그 팀을 응원하시는 분도 있는지라 완곡한 표현을 썼습니다. 사실 구단이 죄지 팬이 뭔 죕니까. 저 팀이 한 일을 모르는 분들도 계실테고, 또는 그 이후부터 응원한 분도 있으실테니까요.
마케팅 하나는 정말 열심히 하던데 이건 좀 다른 구단들이 배웠으면 하네요;

어쨋든 이 두 팀의 경기는 k리거 팬이 아닌 분들도 이제 조금씩이나마 관심을 가질 정도가 됐네요. 그게 또 계기가 되서 k리그가 활성화되는거겠죠. 어떤 분들은 이게 더비가 아니라고 하실테지만 이젠 더비나 마찬가지죠.  전 둘 중 어디를 응원하냐고요? 저는 맨유(epl)와 서울 유나이티드(k3) 팬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7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6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56
120225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것. [11] Hill 2010.08.28 3604
120224 피라냐 대박! [21] 폴라포 2010.08.28 5074
120223 킥애스의 클로이 모레츠 팬은 없나요? [11] 걍태공 2010.08.28 3843
120222 [사진] 제주이지만, 제주이지 않은 그런 보편적인 사진.. [10] 서리* 2010.08.29 3264
120221 또다른 '소원을 말해봐' [16] 메피스토 2010.08.29 4263
»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에 다녀왔습니다. [3] 白首狂夫 2010.08.29 2039
120219 듀9. 미국 대중문화나 헐리우드의 역사 앨비 2010.08.29 1860
120218 Olivia Munn (1980) [3] nishi 2010.08.29 2826
120217 [기괴한 유튭] 스펀짚밥 [11] 불별 2010.08.29 2811
120216 [긴바낭]지브리와 어릴적 이야기 [5] 산체 2010.08.29 2537
120215 오늘은 마이클 잭슨의 [2] 세상에서가장못생긴아이 2010.08.29 2017
120214 자고 일어나니 반가운 소식이... "김태호 총리 후보 오늘 중대발표…사퇴 가능성 높아" [12] Carb 2010.08.29 2801
120213 dvd 보면 이정도 나오시나요 [7] 가끔영화 2010.08.29 2552
120212 은혜로운 상사.. [2] 고인돌 2010.08.29 2051
120211 꿈보다 해몽이 더 뛰어난 케이스 중에 하나. [3] 자본주의의돼지 2010.08.29 2369
120210 김태호가 사퇴하는군요 [6] 메피스토 2010.08.29 3369
120209 오늘 서울아트시네마 [재키 브라운] 상영 전에 원작소설 증정이벤트 있습니다. Wolverine 2010.08.29 1809
120208 2011년 개봉작 리스트.. 기대만발 [17] 서리* 2010.08.29 4083
120207 여러 가지... [15] DJUNA 2010.08.29 3459
120206 한국에서 인디아나 존스 류의 영화가 나온다면 어떨까요? [14] 외팔이 2010.08.29 250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