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잡담...

2022.05.18 04:31

안유미 조회 수:717


 1.전에도 썼지만 코인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멍청한 사람들만 코인을 하는 건 아니죠. 코인은 굳이 말하자면 sm플레이와 비슷해요. 연인들이나 섹파끼리 설정을 잡고 sm 섹스를 할때, 남자는 존나 쩌는 남신이 아니고 여자는 존나 쩌는 여신이 아니어도 그렇게 컨셉 잡고 연기하면서 섹스하는 것처럼요. 


 코인도 비슷해요. 코인판엔 많은 사람이 있지만 바보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똑똑한 사람들도 적당히 바보들 틈에 섞여서 컨셉 잡고 sm플레이를 즐기는 거랑 같죠. sm플레이가 끝나기 전까지만 컨셉을 잡다가 플레이가 끝나기 전에 그만두면 그럭저럭 재미를 보고 뒷탈없이 끝낼 수 있으니까요. sm플레이를 하다가 망상에 빠져서 현실에서도 그러면 잡혀가는 거고요.



 2.한데 마지막까지 망하는 코인에 물려 있다가 돈을 잃는 사람은 그 컨셉에 먹혀버린 사람이예요. 예를 들어 처음 만난 남녀는 플러팅할 때 서로 치명적이고 매력적인 척하면서 멘트와 눈웃음을 날려대긴 하지만 사실 냉정하게 보면 남자는 그럭저럭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 여자는 뭐 그냥저냥 길거리에서 상위 20%정도의 수준...그런 갑남을녀끼리도 첫만남에서는 서로 엄청난 연애를 해본 사람들인 것처럼 구는 거죠. 


 그들끼리 첫만남에서는 호텔 스위트룸에서 잘 수도 있어요. 큰 스위트룸 잡고 샴페인이랑 과일 시켜먹으면서 멋지게 지낼 수 있죠. 한데 세번 정도 그렇게 하면, 결국 섹스하러 모텔에 가게 돼요. 처음에는 본인들을 한껏 고무시킬 수 있지만 로켓이 추진제를 버리고 궤도에 진입하면 안정화되는 것처럼...계속해서 기백만원짜리 호텔엔 갈 수 없으니까요. 그럴 돈도 의욕도 없어지게 되죠.  


 

 3.한데 도박이나 투자의 경우에는 그렇게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마음가짐을 갖기가 참 힘들어요. 한때 최고점이었던 지점을 계속해서 자신의 원래 사이즈라고 생각하고 싶어하니까요. 우리 모두에겐 그런 습성이 있죠.


 그런데 투자의 경우에는 그나마 펀더멘탈이 있으니 자신을 위로할 수도, 존버할 수도 있겠지만 코인같은 도박성 투기는 어떨까요? 이건 전성기로의 복귀가 거의 불가능해요. 코인은 그야말로 사람들의 인식으로 가치가 뻥튀기되는 거니까요. 코인판에 남아있는 건 모두가 떠난 무도회장에서 춤출 상대를 기다리는 거랑 똑같죠.



 4.휴.



 5.애초에 코인론자들이 이상한 건 이거예요. 코인을 하는 사람들은 코인을 그렇게 좋아한다면서, 코인이야말로 가치가 있는 거라면서 왜 코인값이 오르는 걸 좋아하는 걸까요?


 바나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쳐요. 그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바나나의 가격이 오르는 걸 기뻐할 리가 없잖아요? 하나에 천원하던 바나나가 500원이 되면 같은 값으로 두개를 사먹을 수 있으니까 기뻐하겠지만, 천원하던 바나나가 2000원이 되어버리면 자기가 좋아하는 바나나를 비싸게 주고 먹어야 하니까 슬프겠죠.



 6.코인을 정말 가치있는 거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코인이 떨어질 때야말로 기뻐해야 해요. 고작 '돈'따위로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코인을 더 많이 살 수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그런 인간따위는 없죠. 사람들이 정말로 좋아하는 건 진짜 돈이지, 가상화폐가 아니니까요. 



 7.어쨌든 탈중앙화를 그렇게 좋아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망해버린 코인 대표를 고소하겠다고 외치고 있어요. 이상한 일이예요.


 아무래도 사람들은 문명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것 같아요. 왜냐고요? 나는 탈중앙화라는 말을 들으면 소름이 돋거든요. 탈중앙화를 하자는 말은, 자신이 주인공이 아닌 버전의 gta를 플레이해보고 싶다는 말과 동의어란 말이예요. 내가 주인공인 gta를 플레이하는것도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일인데 내가 주인공이 아닌 gta를 플레이하는 건...흠. 코인러들에겐 야만의 세계에서 자신이 강자가 될거라는 믿음이라도 있는 걸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66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399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422
120278 듣기좋은..클래식 추천해주세요. [4] 뽀또 2010.09.03 2728
120277 옛날부터 클래식을 듣는 것으로 태교하는 것에 회의적이었죠. [24] 스위트블랙 2010.09.03 3816
120276 바낭바낭한 글- 친구 사귀기의 어려움 [2] 보라색안경 2010.09.03 2797
120275 나방파리 없애는 방법 없나요? [11] 나미 2010.09.03 5917
120274 중국집의 볶음밥,짜장과 회상 [9] 말린해삼 2010.09.03 3255
120273 9월 2일 한국영상자료원 씨받이 상영 후 정성일 GV [1] Wolverine 2010.09.03 2778
120272 [펌] 자존감 높은 사람과 낮은 사람의 특징 [21] 知泉 2010.09.03 33491
120271 고민. 투덜투덜. [2] Eggplant 2010.09.03 2066
120270 이 신발 어떤 신발인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16] nishi 2010.09.03 4505
120269 김복남 [3] 익명이시네요 2010.09.03 3026
120268 진짜로 빈대가 집에 나타났습니다. [6] 잌명 2010.09.03 14349
120267 정말 잘 샀다고 생각하는 것들.. [15] being 2010.09.03 6257
120266 전자책에 부정적인 이유 -_- [34] 7월9일 2010.09.03 5166
120265 [듀나인]주말에 기사시험 응시하시는 분 있나요? [1] kinema1995 2010.09.03 1857
120264 오빠가 있다(괜히 클릭했다고 할 분은 클릭하지 마세요) [6] 가끔영화 2010.09.03 3178
120263 김대중 자서전, 김대중 평전?! [3] 우말 2010.09.03 2560
120262 [bap]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와우북판타스틱서재' [6] bap 2010.09.03 2627
120261 누구일까요 [7] 가끔영화 2010.09.03 2573
120260 마린블루스 작가의 연재만화인데... [9] 01410 2010.09.03 4920
120259 뉴스> 유명환 외교 딸 특채응모 자진취소.."국민들에 송구" [27] Parker 2010.09.03 515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