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인의 친절

2022.06.13 12:46

LadyBird 조회 수:387

The_Kindness_of_Strangers-512919354-larg


초호화 캐스팅은 아니지만 영화팬이라면 여기저기서 얼굴이 눈에 익었을 정도의 인지도에 탄탄한 연기력을 기본으로 탑재한 출연진에 캐리 멀리건을 세상에 알렸던 <언 에듀케이션>을 연출했던 감독의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꽤 기대를 했었는데 베를린 영화제 상영 후 매우 실망스럽다는 평이 나오면서 관객들 사이에서도 별 호응을 얻지 못하고 묻힌 작품입니다.



저도 그냥 그런갑다하고 잊어버렸다가 최근에 갑자기 문득 다시 생각나서 감상했는데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혹평이 많았던 것도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좀 객관적 완성도에 비해서는 가혹하게 까였었던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아무래도 높았던 기대치가 반영된 평가였는지도 모르죠.



작품은 뉴욕을 배경으로 원래는 그냥 타인인 여러 주인공 캐릭터들이 어쩌다 우연히 서로 엮이게 된다는 겨울시즌용 러브 액츄얼리 아류작 스타일의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건 로맨스물이 아니고(살짝 그런 요소가 있긴 합니다.) 각자 신체적 또는 심적으로 힘겹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제목 그대로 서로 친절을 베풀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그 중에서도 조이 카잔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가장 큰 곤경에 처해있는데 뉴욕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게 되면서 주인공들을 엮는 고리가 됩니다.



각본까지 혼자서 쓴 감독이 의도한만큼 엄청 큰 감동을 자아내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주인공들이 겪는 어려움도 이런 드라마 장르에서 흔히 보던 것들이고 특히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하나 나오는데 후반부에 그를 응징하기 위한 전개가 조금 쓸데없이 강도가 과하면서도 편리하게 처리한다고나 할까요. 결말에서 스토리가 맺어지는 것도 그냥 도식적이라고 밖에는 못하겠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각박한 세상이지만 서로 할 수 있는 약간의 친절을 베푸고 살 수만 있다면 목숨도 구할 수 있고 기대하지 않았던 희망, 사랑이 생길 수도 있다는 메시지 자체는 아무리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성격이라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고 믿고 싶어지게 만드는 부분이 있어서 뒷맛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앙상블 출연진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제몫을 해내고 있으니 혹시 이 중에서 좋아하는 배우가 있으시다면 살짝 추천해드립니다. 빌 나이는 제작자로도 참여했는데 작중 역할은 약간 비중있는 카메오 정도입니다. 그런데 역시나 노련하면서도 제일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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