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ning01.jpg


running02.jpg


running03.jpg


running04.jpg


running05.jpg


running06.jpg



지난주 런닝맨에서는 주식특집의 전초전으로 퀴즈게임을 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과정의 사회과목(정확히 사회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반사회? 정치?)을 암기해서 문제를 맞추는 형식이었고 몇몇 출연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게임이었죠. 이 게임을 보면서 제가 흥미롭다고 느꼈던 건 이 단순한 퀴즈게임이 정치적 함의를 띄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보필 피디가 '나는 이런이런 문제들로 현 사회에 일침을 놓겠어!' 라는 의도를 가지고 이 퀴즈코너를 기획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근거없는 독심술이 아니라, 기획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이런 기본적인 퀴즈들이 현 정치적 상황 때문에 어떤 정치성을 띄게 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거죠. 가장 최근에 지선이 있었습니다. 그 지선의 낮은 투표율을 생각해 볼 때 선거의 직접, 보통, 평등, 비밀 선거라는 이 기본적인 요소들이 갖춰지기까지 얼마나 험난했는지를 곱씹어보게 됩니다. 그 다음에 나온 문제인 "유신헌법"을 생각해볼 때, 대통령을 국민이 뽑는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며 투표 자체가 민주적으로 행해질 수 있는 현 시대가 얼마나 대단한 시대인지, 혹은 이 가치가 조금씩 흔들리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유희를 목적으로 하는 퀴즈도 현 시대 상황에서는 컨텍스트가 자동으로 완성이 되고 말죠.


특히나 헌법 1조 2항을 그대로 써보라는 퀴즈는 굉장히 의미심장했습니다. 촛불시위에 나가본 분들이라면 기억하시겠지만 시위 현장에서는 저 헌법 1조 1항과 1조 2항을 아예 가사로 만들어서 노래로 불렀기 때문입니다. 헌법 1조 2항에 대한 퀴즈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윤석열에 대한 질문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보필 피디가 이런 의도를 가지고 기획했다는 게 아니라, 이런 정치적 함의를 시청자 입장에서 비평적으로 읽어낼 수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이 기초적인 헌법을 윤석열은 과연 대통령으로 지키고 있는 것인가. 불과 며칠 전 윤석열씨는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을 산업 인재를 키워낸다는 소리로 큰 의구심을 일으켰습니다. 지금도 청와대 졸속 이전 때문에 윤석열씨와 함께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죠.  https://imnews.imbc.com/replay/2022/nwdesk/article/6373907_35744.html 


저는 런닝맨의 이 퀴즈를 보면서 누군가는 괜히 뜨끔해졌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어느 정당의 지지자들은 유신헌법의 실패나, 민주주의의 기본적 요소들을 괜히 되새기고 싶지 않을테니까요. 그 사람들이 과연 '인간의 존엄'이란 개념을 좋아할까요. 혹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인간의 존엄을 근거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같은 노동자 착취가 과연 온당한 것이냐고 했을 때, 민주주의의 개념으로 과연 대답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몇이나 있을까요. 이것은 단순히 집권 여당이나 대통령에게만 향하는 질문이 아니라 민주사회의 시민으로 살고 있는 저희 모두에게 해당되는 통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running07.jpg


저는 조세호씨가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 3가지를 쓰라고 했을 때 인간의 존엄 대신 사랑을 쓴 게 그냥 무식해서 한 실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자유, 평등, 박애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저런 방식의 오답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을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043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950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9770
120190 언어 습관의 고질병 [3] 가끔영화 2022.06.18 465
120189 영끌해서 집 사는 게 좋다던 인식이 1년도 안지난 것 같은데 [1] catgotmy 2022.06.18 856
120188 테넷/포그바/선수의 '아이돌'화, 열렬함에 담긴 달고 씁쓸한 이면 [2] daviddain 2022.06.18 473
120187 개한테 이해안되는 점 [2] catgotmy 2022.06.18 528
120186 Jean-Louis Trintignant: 1930-2022 R.I.P. [6] 조성용 2022.06.18 335
120185 [OCN] 테넷 [EBS1]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6] underground 2022.06.17 564
120184 [왓챠바낭] 저예산 소소하게 재밌는 장르 영화들 몇 편 묶음 잡담입니다 [10] 로이배티 2022.06.17 597
120183 굿바이 돈까스 [8] Sonny 2022.06.17 940
120182 소피의 세계 [2] catgotmy 2022.06.17 422
120181 한동훈은 성역? 누가 '내로남불'을 지적하나 [2] 왜냐하면 2022.06.17 693
120180 프레임드 #98 [19] Lunagazer 2022.06.17 336
120179 [씨네플러스 채널]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스크린 채널] 공기인형 [4] underground 2022.06.16 554
120178 헤일로 1화 풀버전 [4] 예상수 2022.06.16 494
120177 <문> 을 읽고 [4] thoma 2022.06.16 448
120176 운수 나쁜 날 [4] 예상수 2022.06.16 361
120175 도배 중ㅡ 팀 반 라이트호펜 daviddain 2022.06.16 196
120174 [넷플릭스바낭] 고스트버스터즈 3... 말고 '라이즈'를 봤습니다 [19] 로이배티 2022.06.16 714
120173 정의윤 스톡킹 발언이 화제네요 [2] daviddain 2022.06.16 1123
120172 프레임드 #97, 그리고 매일의 루틴 [26] Lunagazer 2022.06.16 685
120171 헤이트풀8에서 링컨편지가요..(스포) [7] 진화 2022.06.15 117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