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내가 뭘했을까? 2개월 일하고 거의 일년내내 실직 상태의 백수였고,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거의 못하고 사람들도 못만나고 완전 감금 생활이었다는 것 외에는,

2020년에 대한 기억이 완전 기억상실증처럼 지워졌거든요.

 

진짜 답답하고 재미없는 감금 생활이었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래서 문득, 2020년 일기장을 봤어요. -항상 적는건 아니지만, 인상적인 일은 쓰니까요-

 

그리고 깨달았죠.

 

정말 원도 한도 없이 내가 좋아하는 일, 즐거워하는 일만 하고 살았구나!!!!”

 

매일 오늘은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즐거울까?

아침에 깨어나면 오늘은 무슨 영화를 볼까? 어떤 책을 읽을까?

요즘 제일 흥미로운 미드가 뭐지???? 팟캐스트 들으면서 깔깔거리고.

리고 전시회도 좋아하는건 기어이 찾아서 갔고 1917같은 영화도 그렇고, 다크 워터스 등

좋아하는 영화는 영화관에 세 번씩 가서 보고.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 팟캐스트,,,, 전시회.

 

그러다가 감동적이면 감상문도 적어서 올리고.


그게 2020년이더군요. 기억에서 완전히 망각된 세월은 아주 한량같은 세월이더군요.

 

2020년만은 아니에요. 실직한 기간과 일한 기간이 대략 최근 몇 년간은 반반이거든요.

 

2018년 하반기 내내 놀면서 지냈고, 2019년 상반기도 놀았고.

2020년은 거의 1년 놀았고.

 

그러면서도 신기하게 중간중간 몇 달씩 일해서 월급받고 실업급여받고. 그러고도 생계 걱정안하고 내 취미생활하면서 랄랄라하면서 산거에요. 먹고 살 걱정 별로 안했어요.

 

사실 저는 진짜 아무런~~~~ 살 대책이 없는 가난뱅이인데도 말이죠.

 

2020년 말에는 물론 실직에 대해서 심하게 우울해 했지만 운좋게도 2021년에 일자리를 얻었죠. 내 뜻대로 되는게 아니라, 그냥 흘러가는 흐름대로 가는게 인생인가 보다싶어요.

 

2018년에는 직장을 박차고 나온건대(?) 통영 여행부터 갔었고, 그리고 정말 가고 싶은 전시회란 전시회는 다~~~갔어요. 아드만 스튜디오, 빨강머리 앤, 인상파 화가들, 도자기 전시회보러 경기도까지 가고,,, 동화책.... 다양하고 특별하게 감동적이고 환상적이었던 전시회들이 지금도 기억이 나고 동영상들도 가끔 봐요.

 

2019년까지도 전시회의 날들은 계속 이어졌고 마침 유럽의 중세 유리도자기 전시회까지(전시회 중에 면접 연락;;)

 

2019년은 무엇보다 스페인 여행!!!!

201812월에 갑자기 ~~~ 지금이 아니면 언제 유럽여행을 가겠어.

시간 많을 때 가자.(생계비로 쓸 돈임에도.... 돈을 왕창~~~ 몇 백만원 쓰더라도????)

평생의 소원인 유럽여행을 위해 스페인에 꽂혀서 20191, 지금도 잊지 못하는

2주간의 스페인 여행을 갔죠.

 

 

구제불능일 정도로 철이 없어서겠죠.

 

놀고 있는 기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았어요.

 

남들만큼 성공하지 못해서 한이 된다 했는데 한될거 없구나 싶어요.

 


요즘은 굉장히 힘들게 나자신을 오랜만에 혹사시키고 있어서

 

오늘도 다리도 퉁퉁 붓고 손목도 나가고, 그래도 붙들고 있어야 하는 일이 있어서

너무 힘들었는데 장기간~~~~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한가하게 살았던걸 읽고 나니


나 참 즐겁게 살았다. 그렇게 많이 놀았으면 지금 몇 개월 더 고생하는거

그렇게 억울할 건 없네싶어져서 뜻하지 않은 위로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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