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4 12:31
더민주가 박지현을 내치는 걸 보면서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이 당의 열혈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당이 어떤 식으로 외부에 비춰지는지 전혀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아요.
일단 더민주의 현재 상황부터 말해보죠. 더민주 주가를 폭락시킨 가장 큰 슈퍼스타는 뭐니뭐니해도 조국입니다. 이 시선에 대해 지지자들은 불편해할테니 일단 저도 몇가지는 맞장구를 쳐두겠습니다. 첫번째, 검찰이 지독할 정도로 조국 개인에게만 가혹했다. 두번재, 조국을 검찰이 조진 것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들이댈 개혁의 칼에 엄청난 부담을 느껴서다. 세번째, 조국 말고도 수많은 교육비리와 입시비리의 내담자들이 있으며 그들에게는 이상할 정도로 비판적 시선을 보내지 않고 있다. 이 세가지를 이야기하고서도 조국이 일으킨 더민주 폭락의 눈사태는 진짜 대단했습니다. 그 동안은 그래도 서민의 편에서, 없는 자들을 위해, 최소한의 질서를 지키며 사회 개혁을 주장하던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양비론으로 발전했고 자본주의적 계급에서는 국힘당과 동일하다는 인상을 심어줬기 때문입니다. 이건 더 변명할 여지가 없는 게, 박근혜씨를 탄핵시킨 사건의 핵심이 바로 정유라 성적 위조 사건이어서 더 그렇습니다. 안그래도 입시와 교육에 미쳐있는 나라가 이미 그걸로 대통령까지 끌어내렸는데 그 탄핵을 주장하던 '정의로운' 집단의 리더가 엇비슷한 짓을 했다고? 일반 국민은 당연히 이렇게 생각합니다. 조국만 그런 게 아니라는 변명은 무의미합니다. 조국은 안그랬어야죠. 그리고 더민주 다른 인사들도 안그랬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소외감을 느낀 건 입시가 자신의 인생에서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청년 세대입니다. 학벌의 부담을 실시간으로 경험하고 있고 그 폐해의 가장 큰 피해자인 청년 세대가 '있는 놈들은 다 부모 뺵으로 저렇게 하는구나...'라는 실망을 안가질 수가 없어요. 도덕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 그 다음에는 힘의 논리에 기대게 됩니다. 어차피 세상은 이렇고, 있는 놈들은 진영이 어떻든 알아서 불공정한 혜택을 챙기고 있으니 괜히 옳은 말 바른 말 하면서 손해볼 바에야 내 꺼나 잘 챙겨야겠다... 그 과정에서 조국이 검찰한테 "작살난" 과정도 한 몫했습니다. 있는 놈들한테 개기다가는 저 꼴 난다는 공포감을 심어줬죠. 더민주의 실패는 한편으로는 수많은 시민들에게 (검찰의) 권력이 최고다는 이미지만 남겼습니다. 못이겼잖아요?
이걸 더민주는 자꾸 검찰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이미지로 선회하려는 모양인데 그건 일종의 정파적 대결이지 시민들의 편에 서있는 항쟁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더민주가 가장 큰 희생자로 내세우는 게 조국이기 때문이죠. 일반 시민들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는 사람이고 더민주쪽 사람인 인물을 위해 검찰과의 전쟁을 한다는 구도를 내세우니 시민들은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검수완박이라는 괴상한 단어를 쓰면서 압박만 하다가 법조계 현지인들한테 저건 진짜 오바라는 핀잔만 오지게 듣고 민생 놔둔 채 또 지들 권력싸움만 한다는 인상만 준 뒤 흐지부지. 그래서 박지현도 지적했습니다. 그건 민생과 아주 밀접한 문제는 아니라고 사람들이 느낄 수 있다고.
더민주가 터트린 실책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같은 지자체 장들이 단체로 성폭력 때문에 나가리가 됐습니다. 이것까지는 개혁을 위한 내홍이라고 칩시다. 그 뒤에 보여준 당의 대응이 최악이었습니다. 서울시에서 일종의 국민장을 열어버리니 코로나 시국에 시민들은 장례도 제대로 못치르는 판국에 전염병 대응수칙마저 다 어기면서 '우리쪽 정치인이 성범죄를 저질렀든 어쨌든 우리는 추모하련다~~'라면서 쌩쑈를 했던 게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짓이었습니다.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는 게 바로 젠더 이슈인데, 이 부분에서 더민주는 삽질 오브 삽질을 하면서 이미지를 버렸습니다. 그리고 조국 사태가 터졌고요. 저 당은 성폭력에서도 반성을 안하고 심지어 자식들 입시비리까지 시키는 그런 당이구나... 그런 이미지가 씌워진 겁니다. 있는 거라고는 문재인의 코로나 방역 성공 뿐인데 이것도 사실 문재인의 효능이지 당 자체의 활약이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이 열렸고, 더민주 내에서도 비호감인 이재명이 대선후보가 되었고, 뭐하나 마땅한 셀링포인트가 없었습니다. 더민주에게 있는 건 오로지 '국힘당은 막아야한다'는 일종의 차악설인데 앞서 언급한 사태들로 최악과 차악의 갭이 엄청나게 줄어든 상황에다가 부동산으로 인한 덤탱이까지 쓰고 있으니 선거를 이길 수가 없죠. 그 때 박지현이 혜성처럼 등장한 거 아닙니까. 여성지지자들이 이재명 보고 표를 줬을까요? 아닙니다. 윤석열와 이준석을 막아야된다는 안티의 심리로 울며 겨자먹는 표를 던진 겁니다. 그러다가 박지현을 보고 그래도 이 당에 어떤 희망이 있을 수 있겠구나, 성폭력의 가장 거대하고 조직적인 엔번방을 직접 추적해서 공론화한 저 20대 여성이 여성들의 표를 모으는 거라면, 그래도 한번은 속아줄 수 있겠구나 하는 심정으로 투표를 한 거죠. 제가 박지현 팬이라서가 아니라 민주당을 이뻐할리 없고 성폭력 이슈에 가장 민감한 2030 여성들의 표가 이재명한테 간 이유를 그냥 객관적으로 설명한 겁니다. 박지현 아니었으면 대선 진짜 개박살날뻔 했습니다. 어쩌면 이길 수도 있는 선거였습니다. (여기서 윤 찍은 문재인 지지자들 다 지옥가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이 미친 인간들아!!)
대선의 패배는 그래도 하나의 교훈은 남겼습니다. 이제 끌어모을 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아직 희망이 있다면 그건 여성이라는 사회적 계층과, 2030이라는 청년 계층입니다. 그렇다면 더민주는 당연히 이 지지자들을 끌어모으는 방향으로 당 전체를 뜯어고쳐야됩니다. 지자체 장들이 그렇게 엄청난 성폭력을 일으키고 당 전체가 2차 가해를 일으키는 상황에서도 (이게 진짜 심각했던 게 여성운동으로 표를 모았던 진선미나 남인순 같은 의원들까지 박원순 편을 들면서 2차가해를 했습니다. 아무도 믿을 수가 없는거죠...) 여성지지자들이 더민주의 이재명에게 표를 줬던 건, 그래도 여성으로서 온전한 생존과 생활을 하고 싶으니까 그렇게 한 겁니다. 반대편의 이준석과 윤석열이 너무 미쳐돌아가니까. 상대편이 저렇게 정신못차리고 있으면 그 부분을 공략하면 됩니다. 대선에서 이재명이 표를 얻은 건 이재명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준석이 여자들 보고 저쪽으로 표를 주라고 거의 빗자루질을 해줘서 나온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럼 그걸 그대로 주워먹으면 됩니다. 그런데 더민주가 그렇게 한다? 안하죠... 박지현을 비대위원장으로 뽑은 의미를 전혀 이해를 못합니다. 대선 결과에 대한 분석도 전혀 안하고요.
이 당은 늘 그랬습니다. 새누리-국힘당 계열의 극우보수 정당에게서 반사이익만 얻을려고 합니다. 변화를 주도를 못하고 자신들의 살 길도 못찾습니다. 대선 직후에 정의당이 쫄딱 망해버리면서 이제 더민주가 진짜로 여성지지자들을 포섭하는 "진보적" 정당으로 거듭날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안합니다. 박지현이 정치감각이 없는 초짜 어린애라서 조국 사과시켰던 것 같나요? 아닙니다. 당의 위기를 느끼기 때문이죠. 한동훈 공격하려면, 조국 건을 반드시 넘어가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와중에 더민주에서 성폭력 또 터졌죠. 박지현이 대신 사과하고 징계이야기하니까 지지자들 어떻게 반응하나요. 안부끄러워합니다. 굴러들어온 돌이 왜 저렇게 나대냐고 화를 내죠. "짤짤이"같은 말장난이나 합니다. 이번 지선 패배도 박지현 때문이라고 합니다. ㅎㅎㅎㅎ 문자 폭탄은 덤이고요. "지현아!"라고 싸가지 없이 외치는 당내 인사들도 있고...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모든 선택과 활동을 '너가 더민주를 아직 몰라서 그렇다' '월권행위다' '어린 게 들어와서 당 다 망쳐놓는다'고 그저 반감만 드러내니 변화를 어떻게 합니까? 박지현이랑 (고)이희호 선생이 퓨전을 해도 그 당 못바꿉니다. 있는 그대로 더민주 이름값은 날리고 싶은데 어린 여자가 설치는 건 보기 싫다? 자신의 치부를 감추면서 대중들에게 입바른 소리만 하는 정당의 이미지를 박지현이 쇄신하려고 고군분투 하는 것 아닙니까... 이걸 못읽으면 더민주는 진짜 망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모든 게 더 평등한 정치를 하기 위한 신당 창당의 거대한 흐름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요.
지선결과 분석.. 전문가들 "민주, 박지현 다시 데려와야"
https://news.v.daum.net/v/20220602175701548?x_trkm=t
2022.06.04 14:08
2022.06.05 09:50
2022.06.04 15:39
이 게시판에서 페미니스트입네 했던 민주당 지지자(+정의당 지지자를 자처하지만 결정적일 때 골수 민주당/조국 지지자)들의 공통점은 젠더 문제와 차금법 문제에 있어서 민주당의 삽질에 대해 함구한다는 것이죠. 그러다가 검찰 얘기 나오면 갑자기 정의의 투사가 되어 민주당 비판자들을 국힘 지지자로 몰아감
2022.06.05 10:02
2022.06.04 15:52
박지현 위원장이 얘기한 것 중 단 하나도 제대로 된 게 없는데 박지현의 전략 때문에 선거 망했다라고 말하는 게 기가 막히죠. 잘못을 굳이 찾자면, 쇄신을 얘기하려면 먼저 안에서 동의를 얻고 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서 얘기했어야 한다 정도인데, 아니 당내 세력도 없고 정치경험도 없는 박지현 위원장이 그걸 어떻게 하나요? 당연히 주변 정치인들이 그걸 도와줘야 하는데 자리만 던져주고 사사건건 반대만 했죠.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되고.. 얼마나 답답했을지 안타까워요. 그리고 사실 선거전략이니 뭐니 하는건 다 핑계고, 조국 사과와 최강욱 짤짤이 사건부터 욕하기 시작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죠. 언제까지 자기만의 세상에서만 살고 있을 건지..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패인은 검수완박 강행, 성비위 사건, 청문회 대망신이란 걸 자기들만 모르죠. 그들이 사랑하는 한 사람이 저 셋 모두에 관여되어있기 때문에 애써 모르는 척하는 거겠지만.
아직 민주당에서 박지현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저의 헛된 기대일 수는 있지만, 민주당 당내에 목소리를 내진 못하지만 무엇이 옳은 길인지 아는 사람이 꽤 있고, 그들이 힘을 얻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 며칠 동안 결정되겠네요.
2022.06.04 16:03
쓴 사람이 정유라라 그러긴 한데 아주 틀린 말은 아니죠
30세 조국 딸은 어린애, 27세 박지현엔 듣도 보도 못한 욕”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의 퇴진 소식에 ‘국정 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민주당이 어린애를 방패로 쓰고 ‘토사구팽’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씨는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나도 처음엔 박 위원장이 되도 않는 페미(페미니스트) 노릇하다고 엄청 안 좋게 봤는데 그래도 민주당 내로남불인 걸 인정한 최초의 민주당원 아닌가”라며 이처럼 주장했다.
정씨는 “억지는 어른들이 다 쓰고 죄는 애가 다 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좀 그렇다”며 “난 애 셋 딸린 아줌마지만 또래 친구들은 진짜 다 마음도 여리고 소녀다”라고 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민주당에 속해있던 사람 다 이가 갈릴 정도로 싫지만 27살 아직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할 나이 같다”라고 했다. 정씨와 박 위원장은 모두 1996년생으로 만 26세 동갑내기다.
정씨는 “정작 욕먹어야 할 쓰레기들은 완장 잘 차고 있는데 애먼 욕은 총받이로 애한테 다 먹이고 진짜 비겁하다”라며 “30살 조국 딸은 어린애라더니 27살 난 애한테 듣도 보도 못한 욕에 성 드립 하는 거 보고 밥맛이 다 떨어졌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감싸는 건 아니고 어린애를 고기 방패로 이리저리 써먹고 그대로 토사구팽하는 게 어른들이 할 짓인가 싶어서 쓰는 것”이라며 “애 가진 부모라면 내 자식한테 못할 행동은 남 자식한테도 하지 말자”라고 지적했다.
정유라, 박지현 퇴진에 "민주, 어린애 방패로 쓰다 팽"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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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마감 10분 전에 가서 서울시장 후보 송영길 보고 한숨 나왔지만 어쨌든 민주당 찍을 수 밖에 없는 게 짜증만 나더군요
그깟 정유라한테 저런 소리듣는 민주당과 그 강성 지지자들
2022.06.05 10:31
2022.06.05 11:21
2022.06.05 10:29
2022.06.04 16:16
2022.06.04 16:18
2022.06.05 10:34
2022.06.04 17:33
2022.06.05 10:40
2022.06.0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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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이지경이 된 건 페미니즘 떄문이므로 당내 페미니스트들을 빨리 정리해야한다!"
"이번 대선 패배는 정의당때문이다. 지선에서 정의당이 보이지 않으니 속이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