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3 21:07
- 2018년작이고 런닝타임은 100분. 장르는 코미디에요. 스포일러 없게 적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생각해보니 왜 포스터에 그 많은 배우들 다 빼고 크게 비중도 없는 남의 집 개를...)
- 레이첼 맥아담스(아 또 에이미 아담스라고 적을 뻔!)와 제이슨 베이트먼이 부부입니다. 둘 다 승부욕 쩌는 양반들이고 무슨 게임 대회 같은 데서 승부욕을 불태우다 눈이 맞았어요. 그리고 결혼한 후에도 그 승부욕을 해소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절친들을 불러다가 '게임 나이트'를 엽니다. 그냥 집으로 친구들 불러다 이것저것 게임하며 늦게까지 노는 걸 미국에선 이렇게 부르나 보죠.
문제는 제이슨 베이트먼의 형입니다. 어려서부터 사사건건 뭘 하든 제이슨 베이트먼을 이겨먹던 이 형이 이젠 성공한 사업가로 갑부까지 됐구요. 주인공 부부의 '게임 나이트'에 찾아와서 또 이겨먹은 후에 '내가 이번엔 진짜 게임 나이트를 보여주겠다!'며 주인공과 친구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해요. 그래서 벌어지는 게임인 즉 업체를 고용해서 진행하는 리얼 추리 게임. 형이 납치되고 나면 나머지 사람들이 주어진 단서들로 머리를 굴려 형을 구해내는 스토리라는데... 그때 바로 등장해서 형을 납치해가는 놈들이 이상하게 리얼합니다?
(주인공과 친구들. 끝까지 모두 함께하는 매우 비현실적으로 의리 넘치는 멤버들입니다.)
- 제목을 저렇게 적은 이유는 캐스팅 때문입니다. 레이첼 맥아담스에 제이슨 베이트먼, 거기에 제시 플레먼스를 끼얹고 제프리 라이트, 마이클 C 홀도 나와요. 형 역할의 카일 챈들러도 이런저런 작품들에서 자주 보이는 양반이고 개인적으로 '언프리티 소셜스타'에서 나름 인상적으로 봤던 빌리 마그누센도 나오더라구요. 뭐 어벤져스급이라고 호들갑을 떨 건 아니어도 나름 많이 알찬 캐스팅 아닙니까. ㅋㅋ 근데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몰랐던 이유는 알겠더라구요.
(만악의 근원이 되는 초절정 진상캐릭터. 다들 이름은 기억 못 하셔도 얼굴은 어디서 여러 번 보셨을 듯.)
- 그러니까 영화가 많이 소품입니다. 그리고 장르가 '아무 야심 없이 내내 싱겁고 가볍게 웃기는 코미디'에요. 딱히 튀는 아이디어도 없고 임팩트가 뙇! 하고 꽂히는 장면 같은 것도 없고 배우들이 딱히 명연기 같은 걸 할 틈도 없으며 특별한 주제 의식 같은 걸 내세우지도 않구요. 게다가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턴 개연성을 완전히 접어 날려 버리면서 '아하하하 그냥 좀 웃어주세요' 모드로 달려버려서 그나마 있던 위기감까지 싹 다 사라지고 더 싱거운 맛이 되구요. 근데... 이렇게까지, 완성도를 버려가면서까지 추구하는 개그가 폭소도 아니고 걍 피식피식류의 웃음이거든요. 싱겁다고 욕 먹어도 쌉니다. 그렇습니다만...
(우리 주인공 두 분 귀여운 거 보세요!!!)
- 일단 배우들이 참 잘 해요. 레이첼 맥아담스는 내내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데 원래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 괜찮았고, 또 참 오랜만에 이렇게 뇌를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역할을 맡아 연기하는 것 같아서 그냥 막 좋더라구요. ㅋㅋ 제이슨 베이트먼 역시 '오자크'로 긴 세월 답답 우울한 연기만 보다가 오랜만에 이런 걸 보니 참 편해서 좋았고. 제시 플레먼스는 정말 ㅋㅋㅋㅋㅋ 맡은 캐릭터가 정말 제시 플레먼스다우면서도 괴상하게 웃깁니다. 마지막으로 어쩌다 '골 빈 금발 근육남' 전문이 되어 버린 듯한 빌리 마그누센도 참 해맑고 귀엽게 나와요. 그래서 그냥 이 배우들이 편하게 즐겁게 노는 것만 봐도 즐거웠구요.
(제시 플레먼스의 조금 다른 방향으로의 연기력 또한 확인하실 수 있구요.)
- 애초에 아무런 야심이 없는 영화이다 보니 보기 편하다는 게 장점이었습니다. 확실히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가 좀 괴상해지는 게 맞는데, 뭐 초반부터 그런 건 다 포기하고 보다 보니 그저 배우들이 귀엽게 살짝씩 웃겨주기만 해도 허허허 웃으며 기분 좋게 봤어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배우들이 그 귀여운 짓(?)을 꽤 자주 해주거든요. 특히 레이첼 맥아담스요. 이 분의 팬이라면 '닥터 스트레인지' 1편과 2편을 합친 것보다 이 영화 한 편을 보시는 게 몇 배로 나을 겁니다. 확신해요. 음하하.
(귀엽잖아요!!!!!! ㅋㅋㅋㅋㅋㅋ)
- 그래서 대충 마무리합니다.
제가 소감 글에서 밝히는 만족도가 그 영화의 완성도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는 건 아시죠. ㅋㅋ 이 영화도 그런 사례 중 하나입니다.
근데 못 만든 영화... 라는 생각까진 안 들었어요. 그냥 애초에 이런 싱겁게 즐기는 개그물을 의도했다고 보구요. 그런 스타일로 적당히 잘 뽑은 킬링타임 무비였습니다.
특히 레이첼 맥아담스가 밝은 미소를 사방에 발사하며 내내 귀여운 짓 하는 영화를 보고픈 분들이라면 보세요. 이 분 요즘 그런 역할 잘 안하시잖습니까. ㅋㅋ
가끔은 이런 영화 틀어놓고 실실대며 시간 죽이고 싶을 때도 있는 거고, 그럴 때 보기 딱 좋은 영화였어요. 이상입니다.
(맞아요. 사실 그냥 맥아담스가 너무 귀여워서 재밌게 봤습...)
+ 제시 플레먼스와 빌리 마그누센은 이 영화 전에 이미 블랙미러의 'USS 칼리스터' 에피소드에서 만난 바 있었습니다. 그 때도 빌리 마그누센은 골 빈 근육질... (쿨럭;)
근데 이것 검색해보다가 키어스틴 던스트가 요 에피소드에 카메오 출연했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네요. 허헐. 너무 열심히 연애했던 것 아닙니까.
(헐리웃의 모든 골빈 금발 근육남 역할을 내게 달라!!!!!)
++ 그냥 호기심에 확인해보니 '오자크' 첫 시즌이 이 영화보다 먼저였네요. 제겐 이제 베이트먼은 오자크 이미지가 너무 강해져서 다시 이런 영화에서 이런 역할 맡으면 어색할 것 같은데... 근데 원래 이런 거 잘 하는 배우였던 거니까 조만간 다시 하지 않을까 싶구요.
+++ 글에서 계속 싱겁다 싱겁다 하고 있지만 이것보다 더 싱거운 개그 영화를 바로 전날에 봤었어요. '로즈와 마틴의 유령퇴치 주식회사'라고. ㅋㅋ 근데 전 이것도 재밌게 봤습니다. 하도 호러/스릴러만 봐서 그런 걸까요. 갑자기 이런 소박하게 싱거운 개그물들이 팍팍 꽂히고 재밌네요.
++++ 한국판 포스터를 보니 '스트레스를 부르는 그 이름 직장상사'를 만든 사람들이 만든 영화라고 홍보를 했나 보던데. 거짓말은 아니지만 별 의미 없습니다. 이 영화의 공동 감독이 그 영화의 각본을 썼어요. 그땐 연출은 안 했구요. 그리고 이번엔 연출만 하고 각본은 안 썼습니다. 그러니 '그거 만든 애가 만들었대'가 틀린 말은 아닌데 뭐 그닥...
+++++ 배우들 칭찬하면서 마이클 C 홀이랑 제프리 라이트 얘긴 왜 없는지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을 린 없겠지만
제가 왜 그랬는진 영화를 보면 아십니다. ㅋㅋㅋ
2022.06.03 21:35
2022.06.03 21:39
네 뭔가 배우들이 죄다 편하게 즐기는 느낌이라 저도 다 내려놓고(?) 편하게 봤어요.
전 제시 플레먼스를 본문에서 언급한 'U.S.S. 칼리스타'로 처음 봤는데, 그냥 맷 데이먼을 많이 불쾌하게 닮은 배우일세... 그러고 말았었죠. 이만큼 성공하리라곤 상상을 못 했는데 이젠 저도 이 분의 매력을 납득하고 있네요. ㅋㅋㅋ
2022.06.03 21:41
재미있을것 같아서 저도 지금 시작합니다 ㅎㅎ 소호는 잠시 기다리는 것으로.
2022.06.03 21:56
2022.06.03 22:34
재미있어 보이기는 한데, 저 개한테 무슨 일이 생기진 않겠죠?(불안불안)
2022.06.03 22:56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런 무시무시한 영화 아니에요. 오히려 너무 순해서 웃길(?) 정도. ㅋㅋㅋ
2022.06.03 23:21
2022.06.04 06:23
2022.06.04 08:52
귀엽잖아요!!!! ㅋㅋㅋㅋㅋ
2022.06.04 01:40
되게 소박한 코미디물이긴 한데 웃기는 부분에서는 정말 배를 잡고 웃었어요. 저도 그냥 레이첼 맥아담스 나와서 큰 기대 안하고 생각보다 평점이 나쁘지 않네?하면서 봤는데 정말 기대이상으로 좋은 시간 보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봤을 당시에는 아직 오자크 정주행을 시작하지 않아서 제이슨 베이트먼은 그냥 또 맨날 하는 역할이구나 싶었고 별 생각이 없었죠 ㅋ 오자크에서 보여준 연기나 의외의 연출재능은 정말 다시 새삼스럽게 놀라워요.
맥아담스 누님은 그런 사랑스럽고 귀여운 역할은 할리우드 자리잡던 시절에 너무 많이 하셨었죠. 그만큼 워낙 잘하기도 하고 어바웃 타임이 가장 절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후로는 스포트라이트로 오스카 후보도 올라보고 약간 활동 자체는 뜸해졌지만 나름 신경써서 출연작 고르시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이 사실상 현재까지 마지막으로 연기한 그런 매력을 뿜어대는 역할인 것 같은데 아마 촬영당시 39살? 개봉했을 때가 40살일텐데 도대체 이런 저세상 귀여움은 어떻게 나오는 건지 정말ㅋㅋ 그 오락실? 장면에서 춤추실 때는 정말 그 깡패들과 함께 저도 감탄했었더랬죠.
제시 플레먼스는 특유의 연기스타일을 이런 코미디에 이식시키니까 의외의 시너지가 나오더군요. 조연들도 최소 몇개씩 빵빵 터뜨릴 공간을 다 부여받았고 빌리 매그너스는 정말 그런 역할 위주로 굳어져가는 것 같네요. 그나마 최근에 007 노 타임 투 다이에서는 멍청한 역할은 아니었는데 여전히 비호감이긴 했습니다 ㅋ
2022.06.04 08:59
네 제이슨 베이트먼은 사실 '오자크'가 튀는 경우이긴 했죠. 전 그 전엔 거의 존재를 인식 못하다가 '오자크'로 뇌리에 박힌 경우라 원래 이렇게 연기 폭도 넓고 연출 소질도 있는 줄 안 경우거든요. '아웃사이더'에서도 되게 어두운 역할이었고... ㅋㅋ
맥아담스는 이제 나이도 먹고 좀 인정 받을만한 캐릭터 골라서 연기력 보이려는 것 같은데. 물론 그 쪽도 잘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런 사랑스런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울려서 이런 영화가 더 많았다면... 하는 생각도 들구요.
제시 플레먼스는 배우 스타일을 영화가 잘 가져다가 다른 쪽으로 잘 써먹은 경우 같구요. 빌리 마그누센은... (근데 이 분 이름은 이런데 걍 미국 국적이시네요;) 차라리 근육을 좀 빼면 역할이 다양해질 것 같은데. 그럼 좀 개성 없는 (헐리웃에는) 흔한 미남이 돼서 오히려 활동이 뜸해질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네요.
하지만 외모가 좀 아깝... ㅋㅋㅋㅋ
2022.06.04 13:20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복서의 실화를 그린 The Survivor라는 최근 작품에서 나치 장교 역할(..)로 출연했다고 합니다. 역시나 비호감 캐릭이겠지만 최소한 근육바보 뭐 이런 설정은 아니겠죠 ㅋ
2022.06.04 17:04
ㅋㅋㅋ 네 확실히 간지는 나네요!! ㅋㅋ
근데 찾아보니 이 영화 감독이 배리 레빈슨에 주인공은 벤 포스터네요. 평가도 나쁘지 않은 것 같긴 한데 HBO 영화인 데다가 감동 휴먼 스토리인 것 같아서 음...
2022.06.04 02:34
2022.06.04 09:02
그 분은 imdb에서 검색하면 주요 커리어로 감독보다 배우 먼저 나오더라구요. ㅋㅋ '...직장상사'에도 나왔구요.
말씀대로 다들 뻔할 정도로 본인 주특기로 캐스팅된 느낌이었죠. 어쨌든 그래서 다들 잘 했으니 좋았습니다.
2022.06.04 09:11
보신 분들은 다 재밌다고 하시네요. 저도 중반 이상 웃고 재밌었는데, 어디서부터 마음이 떴을까... 악당 집에서 서로 계란 던지던 장면? 아니 다리 위에서 경찰님이 설명하던 장면? 게임회사 직원까지 패는 건 무리수를 양해하긴 너무하네 그런 장면이었나봐요. 하지만, '캐시트럭'에서 총 맞고 살아나는 거는 재밌게 봤다 하면서. 이것은 역시 장르에 따라 마음 자세가 다른가 싶기도 하고, 모르겠네요.
여튼 개인적인 단견에 이어 로이배티님 글과 댓글로 충분히 장점이 보충되어 다행입니다. ㅎㅎ
2022.06.04 17:06
보충은요, 그냥 취향 차이죠. ㅋㅋ
아무래도 '선량한 보통 시민'들로 설정된 놈들이 벌이는 일치곤 너무 거창하고 또 과격한 장면이 많긴 합니다. 충분히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서운 사람인가, 우스운 사람인가! 결국 이상한 사람이었던 걸로. 제시 플레먼스 이런 헷갈리는 역할 잘 합니다.ㅎㅎ
그러고 보니 나름 잘 나가는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네요. 연기하면서도 재밌지 않았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