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그런 글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옆지기도 극히 저어하는 터지만;

1. 한달 전쯤 뇌신경외과에서 뇌하수체 선종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눈이 침침해서 안과에 갔다가 좀 수상하다고 뇌 MRI검사를 제안받은 결과가 나온 거지요. 결국 저도 살면서 한번의 큰 수술을 피할 수는 없나 봅니다. 이번 주에 수술 계획을 잡기 위해 서울대 병원과 연세대 병원 두 곳을 예약해 두었습니다. 50넘으신 분들 미리미리 뇌 MRI찍어 보세요 ㅎ 전 이미 시야의 1/3 정도를 잃은 상태라 하더군요.

2. 제주에 반살림을 차린지 3년이 넘었습니다. 육지의 삶을 아직  정리하지 못해 들락날락 하는 중입니다. 차를 실은 배위에서 제주항을 보며 그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마지막 여행지에 온걸까?아니면 도시에서 태어난 우리가 진정으로 고향이 될지도 모르는 곳으로 가는 걸까?"

3년 살아 본 제주는 김영갑 작가의 말을 비틀어 표현하자면 "은은한 고통,삽시간의 황홀"이라는 말이 딱 맞습니다. 다행히 우리 부부는 문명이나 문화에 무지한 터라 이런 날것의 자연 가까이 있는 것이 익숙합니다. 그래서 서귀포 시 가장 변두리에서 궁벽하게 삽니다.늘 그랬듯이요.

3.김지하가 죽었습니다. 예 그 "지하"는 이미 죽었지만 그 육신은 이제야 멈추었습니다. 옆지기가 그러더군요. 박경리 선생과 그 따님 그리고 김지하의 삶을 보면 그냥 아득한 기분이라고요.

4.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글들이 몇개 남아 있어서 이제 자주 들리겠습니다. 몇몇분이 이미 떠나셨군요. 아마 조만간 저도 그러겠지요. 현업을 마쳐가는 요즘 그 말을 자주 생각합니다. "큰 허물없이 소임을 마치게 되어 오로지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게시판과의 인연도 그러길 바랍니다.

ps. 시장 이야기는 아무래도 이번 주는 지나야 어느 정도 그림이 나올 듯 합니다. 보수적으로 보시길 권합니다. 확인 후 대응해도 늦지는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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