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홈스토리 채널에서 윤손하와 마쓰오의 잇하우스라는 프로그램을 봤는데요.

거기에 오로지 고양이를 위한 저택이 하나 나오더군요. 고양이를 다섯 마리 정도 키우는 집인데, 고양이들의 동선을 위해 집을 지었더라구요.

패널들이 윤손하에게 "한국에도 고양이를 많이 키우느냐"고 질문하자, 윤손하 왈 "한국은 절대적으로 개를 많이 키워요"라고...

 

확실히 한국인들은 고양이보단 개를 더 선호하죠. 단독주택에는 웬만하면 개를 키워야 한다는 관념도 꽤 확고한 것 같구요. 단독주택이 아닌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도 개를 키우는 가정이 많고, 뭔가 개를 키우면 든든하다는 느낌도 보편적이구요.

그 부분에 관해서 지인과 이야기를 하면서 "왜 한국인은 개를 더 좋아하고 고양이를 꺼려 할까"고 말하자 지인 왈,

 

고양이와 호랑이가 닮아서가 아닐까? 호랑이가 고양잇과 맹수 아니냐. 100년 전까지만 해도 한반도엔 호랑이가 정말 많지 않았느냐. 고양이는 조선시대 사람들 눈에 호랑이의 미니어처 버전으로 보였을 테니 결코 좋은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다. 반대로 개는 호랑이의 습격에서 언제나 가정을 지켜주는 든든한 존재였으니 너도나도 키우고, 아꼈을 게다. 그런 전통이 내려오면서 은연중에 고양이보단 개를 더 선호하는 습성이 지금도 남은 거 아닐까. 호랑이에게 시달린 몇 백년간의 시간이 한국인의 유전자에 각인돼 고양이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까지 심어준 것 아닐까.

 

라는 견해를 제시하더군요. 전 왠지 이 견해에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확실히 조선시대 관련책에 보면 호랑이 괴담들이 많죠. 물 길러 우물가에 간 며느리가 팔 한짝만 남기고 사라져 있었다든가, 어느 마을이 하룻밤 사이에 호랑이의 식탁으로 변해 폐허로 변했다든가 하는.

왜 한국인들은 유난스레 고양이를 꺼려할까에 관해 자주 생각해봤는데 이 견해만큼 납득되는 이야긴 없었던 것 같아요.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떠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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