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14 22:53
- 1984년작. 1시간 45분이구요. 스포일러... 라구요? ㅋㅋㅋ 그냥 막 쓰겠습니다.
(고스트 '바스타'!!!!!)
- 도입부 스토리 주절주절 적는 것도 스킵하구요. 음... 근데 문제가 있네요. 무슨 얘기를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제게 추억 포스가 너무 강해요. 그리고 어제 넷플릭스로 다시 보니 그게 또 몇 배로 강화가 됩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결국 글로 하고 싶은 얘긴 '우왕 배우들 너무 좋아요 우왕 노래도 표절이지만 너무 좋아요 그 시절 분위기 너무 좋아요 유령 잡는 유치한 장비들 그냥 다 좋아요 먹깨비 좋아요 좋아요 그냥 다 좋아요'인 것인데요.
(먹깨비 좋습니다!! 사실 제가 이 흉물을 좋다고 생각하게 된 건 애니메이션 버전 덕이고 영화판엔 별로 정이 안 갑니다만. ㅋㅋ)
- 일단 가장 인상적인 건 배우들입니다. 시고니 위버도 좋지만 하는 일은 별로 없는 편이고, 어디까지나 이건 '고스트 버스터즈' 일을 하는 주인공 3인방의 영화죠.
그 때나 지금이나 너무나 빌 머레이 같은 빌 머레이의 '피터'도 좋고, 그 시절에 자주 하던 허술하고 사람 좋은 캐릭터를 보여주는 댄 애크로이드의 '레이'도 좋고. 고 해롤드 래미스의 오타쿠 캐릭터 '이곤'도 너무 좋아요. 지금 와서 보면 '이곤' 캐릭터가 딱 제 취향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냥 다 좋습니다. ㅋㅋ
그런데 의외로 댄 애크로이드를 보니 그 시절 영화들이 좌라락 생각나면서 다 다시 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쓸 데 없을 정도로 화려한 캐스팅이었던 '스니커즈'라든가, 배스킨라빈스에 영감을 준(?) '새엄마는 외계인'이라든가, '마이걸', '블루스 브라더스', '콘헤드' 등등. 알고 보면 그 시절 참 잘 나가는 흥행 배우였던!!!
(사실 제가 어렸을 때 이곤 닮았다는 말을 종종 들었습......)
- 다들 아시다시피 스토리는 참 느슨하죠. 그냥 뭔가 후딱후딱 대충 쉽게쉽게 넘어가요. 그리고 그 '후딱 대충 쉽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을 이어주는 건 '여러분 이거 다 농담인 거 아시죠~'라는 느낌의 조크들이구요. 주인공들이 대학에서 잘려서 회사를 창업하는 것도 그렇고 시고니 위버와 대마왕 관련 사건 전개도 그렇고. 심지어 클라이막스의 호빵맨(마쉬멜로따위!!) 등장도 그렇잖아요. 결국 이것도 농담 저것도 농담 다 농담으로 개연성 따위 알 게 뭐냐~ 라고 술렁술렁 넘어가는 이야기인데요. 그 농담들 자체가 그 시절스럽게 즐겁고 또 뭣보다 배우들이 너무 잘 해주니 그게 웃깁니다. 2022년에 그걸 보며 폭소를 할 일까진 없지만 걍 흐뭇하게 피식피식 웃겨요. 어차피 웃기라고 만든 가벼운 농담거리 영화인데 뭘 따져서 무엇하리~ 라는 기분.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웃기면 된 거죠. ㅋㅋ)
-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 시절 전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았던 유령 잡는 도구들이 있죠. 도대체 저렇게 멋대로 뻗어나가는데 조준이 뭔 의미가 있나 싶은, 그리고 너무 심하게 위험해 보이는 그 프로톤 뭐시기. 그리고 참으로 덜 폭력적으로 유령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무슨무슨 트랩 장비. 어린 시절엔 그마저도 멋져 보였던 유니폼에다가 우리의 간지 작살 엑토 원!!
어렸을 땐 그냥 멋모르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나이 먹고 다시 보니 이거 그냥 해충 or 쥐잡이 서비스 직원들 흉내잖아요. ㅋㅋㅋㅋㅋ 이제사 그걸 눈치채고 웃습니다. 허헐.
근데 어쨌거나 이 장비들 지금 봐도 재밌어요. 특히 여럿이서 유령 하나 포위하고 광선 과과과과 쏘아 대다가 덫을 아래로 굴려서 포획하는 그 패턴은 지금 봐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더군요.
(세상 심각한 쥐잡이 4인조!!)
(어쨌거나 엑토1은 사랑입니다. 드로리안의 인기를 따라가긴 힘들겠지만 그 시절 인기 차였다구요!!)
- 또... 어려서 볼 땐 뭐, 그 시절엔 뭐가 됐든 신기한 장면만 나오면 걍 다 '특수 효과 죽인다!!' 라고 생각해서 몰랐는데.
지금 다시 보니 특수 효과에 힘을 굉장히 많이 줬더라구요. 물론 시대의 한계가 있다 보니 허접해 보이는 구석도 많고, 또 미술적으로 좀 촌스러운 느낌도 많이 듭니다만. 대충 영화의 가볍고 코믹한 분위기로 양해하고 봐주면 생각보다 화려한(?) 특수 효과를 자랑하는 영화였습니다. 그런 걸 생각하고 보면 배우들 개인기가 더 빛나는 느낌도 들구요. 어쨌거나 아무 것도 보이는 게 없는 가운데 연기로 특수 효과를 더 살려낸 게 배우들이니까요.
(우리 귀여운 호빵맨찡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ㅠㅜ)
- 암튼 뭐 더 길게 얘기할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귀신 잡는 업체라는 (당시 기준) 신선한 아이디어, 그 시절 갬성을 완전 저격했던 기발한 소품들, 느슨하고 구멍 투성이인 이야기를 적당히 시침 떼고 코믹하게 잘 이어가는 시나리오, 완벽하게 캐스팅된 배우들의 좋은 연기. 그리고 어쩌다 얻어 걸린 대박 테마곡까지 탑골 시절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킬만한 재밌게 잘 만든 코미디 영화였어요.
사실 클라이막스의 전개는 지금 보기엔 좀 많이 허술하고 모자랍니다만 그것도 우리의 호빵맨 + 흥겨운 군중씬으로 충분히 커버가 되구요.
뭐... 솔직히 그 시절의 추억이 없는 사람들이 보기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개인적으론 리부트인 척하는 최신 속편 영화를 보기 전에 복습해두길 잘 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잘 봤어요. 그리고 해롤드 래미스씨의 명복을 빕니다.
(이 영화 속 군중씬들은 뭔가 좀 이상하게 유난히도 즐겁고 씐납니다.)
+ 쌍둥이 빌딩이 몇 번 화면에 잡히죠. 흠...
++ 에어 서플라이라는 그룹을 알게 되어 앨범도 사보고 노래도 듣고 하던 와중에 'I Can Wait Forever'라는 노래가 이 영화에 삽입됐다길래 뭔가 했더니만. 초반 대학 씬에서 학생인지 청소부인지가 워크맨으로 들으면서 지나가는 식으로 3~4초 정도 나오네요. 아니 이걸 삽입곡이라고 홍보하는 건 좀 양심이. ㅋㅋㅋㅋ
+++ 티비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고 한국에도 방영이 되었죠. 평일 저녁에 하던 것과 일요일 아침에 하던 것 두 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전 평일 저녁 버전을 좋아했습니다. 이건 코믹하면서도 은근 진지한 장면들도 종종 나왔던 기억이 있어요. 뭔가 지구의 멸망 같은 걸 막는 거창한 에피소드도 있었는데 거기서 피터가 비장하게 동료들과 대화하는 장면을 보며 막 감동까지 받았던... ㅋㅋㅋ
(다른 분들은 그렇다 쳐도 피터 캐릭터는 사실 배우랑 싱크로에 좀 문제가... ㅋㅋ)
++++ 지금 보면 후반에 합류하는 윈스턴의 캐릭터는 좀 애매하죠. 그래도 그 시절에 굳이(?) 흑인 캐릭터를 하나 넣을 생각을 했던 걸 기특하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요. 하하;
+++++ 캐릭터 비중이 좀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시고니 위버 짤이 하나도 없으니 허전하고 아쉬워서 그냥
'그래서 에일리언은요?' 라고 묻고 싶지만 뭐 아바타 3, 4, 5 찍느라 바쁘실 테니 괜찮은 걸로.
2022.06.14 23:48
2022.06.15 08:41
애니메이션들도 알고 게임도 아는데 드라마는 못 들어본 것 같아요. 이 영화가 나름 잘 돼서 속편 제작도 된다니 언젠간 OTT 드라마로 나올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회사에서 이 프랜차이즈 살리기에 꽤 열정적인 듯!
2022.06.15 11:06
2022.06.15 00:41
저는 이상하게....스필버그를 흥행 2위로 밀어내는 영화들이 밉단 말이에요.....그래요...1984년 바로 너님이 시작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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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나오는 만화 고스트버스터즈랑 영화와 똑같이 나오는 만화 두개를 방영해줘서 이게 뭔가 머리를 긁적이곤 했었죠
2022.06.15 08:42
아마 그 고릴라 나오는 게 주말 아침 버전이었던 듯 합니다. ㅋㅋ 평일 버전보다 훨씬 격하게 미국풍 그림체에 좀 더 어린이스러워서 전 그건 그냥 안 봤어요.
2022.06.15 02:01
2022.06.15 09:07
애니메이션 버전에서 먹깨비는 그냥 대놓고 귀염둥이 애완동물이었죠. ㅋㅋ 개그씬 거의 담당하고 비중도 크고 아마 피터가 맨날 구박하면서 챙기는 츤데레 관계였던 게 기억나요. 맨날 갈구다가도 먹깨비가 위험에 빠지면 '우리 감자(?) 건드리지마!!!'라고 화내던 게 귀여웠던.
21세기 기준으로 보면 영화가 많이 허술하고 심심하긴 해요. 추억 파워 빼고 보면 이번에 나온 신작이 훨씬 잘 만든 영화더라구요.
2022.06.15 08:44
저도 애니버전에서 더 많은 추억이 있어요. 영화는 그 다음에 봤는데 먹깨비(현지화를 참 잘했지요.)가 엑스트라여서 좀 실망했던 기억도 있습니다.ㅎㅎ 비슷하게 배트맨도 애니를 더 재미있게 봤던것 같아요.
그래도 본편에 대한 기억이 많이 남아있어서 최근에 보았던 애프터라이프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마시멜로맨 변주도 재미있었고요.
2022.06.15 09:09
애니 버전이 역시 당시 어린이(...)들에게 파급력이 강했군요. 다들 애니메이션부터 언급하시네요. 하하. 사실 저도 애니메이션 먼저 보고 먹깨비 좋아한 거 맞구요. 저도 영화 보면서 '어? 먹깨비가 왜 저렇게 나와' 하고 실망했습니다. 다들 비슷하군요. ㅋㅋ
애프터 라이프 어제 봤는데 잘 만들었더라구요. 추억팔이도 이 정도 성의면 인정을 해줘야!
2022.06.15 16:07
빌 머레이 아주 빼짝 말랐었네요. 흑흑 (제 과거가 생각나서, 빌 머레이랑 겹쳐서 그러는건 아닙니다. 흑흑)
2022.06.16 20:39
최근엔 다시 마른 것 같아요. 다만 이젠 늙으셔서 살이 빠진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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