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인의 친절

2022.06.13 12:46

LadyBird 조회 수:384

The_Kindness_of_Strangers-512919354-larg


초호화 캐스팅은 아니지만 영화팬이라면 여기저기서 얼굴이 눈에 익었을 정도의 인지도에 탄탄한 연기력을 기본으로 탑재한 출연진에 캐리 멀리건을 세상에 알렸던 <언 에듀케이션>을 연출했던 감독의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꽤 기대를 했었는데 베를린 영화제 상영 후 매우 실망스럽다는 평이 나오면서 관객들 사이에서도 별 호응을 얻지 못하고 묻힌 작품입니다.



저도 그냥 그런갑다하고 잊어버렸다가 최근에 갑자기 문득 다시 생각나서 감상했는데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혹평이 많았던 것도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좀 객관적 완성도에 비해서는 가혹하게 까였었던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아무래도 높았던 기대치가 반영된 평가였는지도 모르죠.



작품은 뉴욕을 배경으로 원래는 그냥 타인인 여러 주인공 캐릭터들이 어쩌다 우연히 서로 엮이게 된다는 겨울시즌용 러브 액츄얼리 아류작 스타일의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이건 로맨스물이 아니고(살짝 그런 요소가 있긴 합니다.) 각자 신체적 또는 심적으로 힘겹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제목 그대로 서로 친절을 베풀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그 중에서도 조이 카잔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가장 큰 곤경에 처해있는데 뉴욕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게 되면서 주인공들을 엮는 고리가 됩니다.



각본까지 혼자서 쓴 감독이 의도한만큼 엄청 큰 감동을 자아내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주인공들이 겪는 어려움도 이런 드라마 장르에서 흔히 보던 것들이고 특히 빌런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가 하나 나오는데 후반부에 그를 응징하기 위한 전개가 조금 쓸데없이 강도가 과하면서도 편리하게 처리한다고나 할까요. 결말에서 스토리가 맺어지는 것도 그냥 도식적이라고 밖에는 못하겠네요.



하지만 그럼에도 각박한 세상이지만 서로 할 수 있는 약간의 친절을 베푸고 살 수만 있다면 목숨도 구할 수 있고 기대하지 않았던 희망, 사랑이 생길 수도 있다는 메시지 자체는 아무리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성격이라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고 믿고 싶어지게 만드는 부분이 있어서 뒷맛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앙상블 출연진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제몫을 해내고 있으니 혹시 이 중에서 좋아하는 배우가 있으시다면 살짝 추천해드립니다. 빌 나이는 제작자로도 참여했는데 작중 역할은 약간 비중있는 카메오 정도입니다. 그런데 역시나 노련하면서도 제일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주십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156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057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0860
120313 축구 단신 [18] daviddain 2021.06.17 5026
120312 명절이 심심하신 분들 보시라고 웹툰 하나 추천해요 [3] 쥬디 2014.09.08 5026
120311 드래곤 길들이기 투슬리스의 실제 모델 이야기 [4] 치이즈 2014.07.26 5026
120310 [광고] 제가 쓴 드라마가 방송됩니다 [38] 오롤로 2013.10.18 5026
120309 소방관 100명, 박근혜 취임식 '의자닦기' 동원 [23] 쥬디 2013.02.22 5026
120308 장정일의 김지하 비판 : 지금까지본 비판 중 가장 강력하네요. [10] 닌스토롬 2013.01.12 5026
120307 제가 듀게에서 쓴 글에 권리침해(명예훼손 등) 신고가 접수되었다는군요. [29] amenic 2012.09.19 5026
120306 배우 김여진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거 [7] 감자쥬스 2011.05.20 5026
120305 원룸 사는 분들께 [20] Apfel 2011.02.28 5026
120304 그냥 인셉션 스틸 몇장 (스포일러에 예민하다면 보지 마세요) [4] morcheeba 2010.07.22 5026
120303 바낭) 결혼은 해야하는 것인가요? [16] 산호초2010 2013.08.11 5025
120302 듀게가 재밌는 이유ㅎ [29] 사회지도층 2011.08.01 5025
120301 문재인 용비어천가 [34] Hollow 2011.11.19 5024
120300 파주 출판단지(출판도시) 너무 이쁘네요. 파주 살 만한가요? [7] 프레데릭 2011.10.03 5024
120299 한국인들은 왜 고양이를 (대체적으로) 싫어할까 [19] 미키마우스 2012.01.19 5024
120298 (바낭) 예능 MC 변천사? [21] jim 2010.10.18 5024
120297 나는 가수다 불판 깔아봅니다^^ [128] 필수요소 2011.05.22 5024
120296 이 사람이 태연의 도플갱어라는 소문이.. [9] 윤보현 2010.08.31 5024
120295 이젠 소개팅 때 애프터 신청하는 여자도 많고, 결혼할 때 집값 분담하는 여자도 드물지 않죠. [110] 세멜레 2013.08.01 5023
120294 야하고 무섭고 사람 떨리게 하는 소설 추천해주세요 [20] 해마 2013.01.16 502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