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작, 런닝타임은 99분이고 장르는 스릴러입니다. 스포일러는 없게 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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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가 나름 꽤 괜찮은데 도대체 왜 때문에...)



 - 레즈비언 부부, 줄스와 재키가 1주년 기념으로 주말 동안 보낼 산장에 도착합니다. 재키네 집안의 산장이라고 하고, 줄스는 으리으리하면서 호수 뷰도 끝내주는 산장이 너무 좋아서 팔딱팔딱 뛰네요. 아주 그냥 여기서 영원히 살고 싶다고 고함을 질러요. 이 둘이 한참 알콩달콩 하던 밤중에 갑자기 불청객이 문을 두드려요. 뭐지? 하고 잔뜩 긴장해서 나가 보니 건너편 산장에 온 사람이고 알고 보니 재키의 어린 시절 친구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이 분은 재키를 '메건'이라고 불러요.

 사랑해서 결혼까지 했는데 자기 예전 이름도 안 알려줬다니! 그동안 자기 과거를 숨기고 있었다니!! 충격을 받은 줄스는 살짝 멘탈이 나가서 이런저런 갈등을 빚고. 결국 재키의 진심어린 해명과 설득을 받아들이고 다시 홀가분해진 기분으로 바위 위에 서서 '와 정말 경치 끝내준다!'라고 말하는 순간, 재키의 강력한 미식축구 태클을 받고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집니다. 

 하지만 중상을 입었을 뿐 죽지는 않은 우리 금강불괴 줄리님은 자기가 죽을 줄 알고 뒷일을 처리하러 재키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 필사의 도주를 감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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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 넘치는 1주년 부부. 좌측이 재키, 우측이 줄스입니다.)



 - 원제는 'What Keeps You Alive'이고 한국에선 원래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는데 그 때 제목은 '죽어도 살아야한다'였나봐요. 뭐가 됐든 지금의 제목보단 낫죠. 요 제목은 그냥 봐도 쓸 데 없이 길고 좀 유치한 데다가 스포일러성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사실 관계도 틀려요. 부부라니깐요. 극중에서 둘이 부부라는 게 몇 번이나 설명되는데 '애인'이 뭡니까. 이러지 맙시다 제발.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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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고~ 우리 자기는 잘 하는 것도 많지~~ 라는 장면이지만 각자의 표정만 봐도 앞으로의 전개는 이미...)



 - 얼마 전부터 헐리웃이든 한국이든 간에 영화판에 여성 감독, 작가들이 확 늘어나면서 생겼던 유행 비슷한 게 하나 있죠. 그냥 흔한 장르물을 가져다가 흔한 느낌으로 만드는데 다만 그 장르에서 고정적으로 여겨지던 성별 역할을 바꿔버리는 것. 그냥 성별/성역할만 바꿨는데 느낌이 이렇게 달라지잖아!!! 라는 효과를 노리며 참신한 느낌도 주고, 그동안 영화판이 얼마나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는지도 역설하고. 뭐 그런 것인데요. 웃기는(?) 건, 이게 실제로 꽤 먹힌다는 겁니다. 성별을 바꾼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작품이 더 훌륭해지는 일은 없지만, 많은 이야기들의 느낌이 달라지는 건 분명해요. 그리고 이 영화도 그런 효과를 노리고 만들어진 작품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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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너무 갑작스럽고도 살벌한 변화 때문에 가루가 되어 흩날리는 멘탈... 과 참 잘 어울리는 마스크입니다. 연기도 좋구요.)



 - 근데 생각해보면 사이코패스 남편이든 사이코패스 아내든 이미 이 바닥에선 오래 전부터 많이들 해먹었던 소재잖아요. 그래서 걍 레즈비언으로, 사이코패스도 여자고 피해자도 여자인 걸로 설정을 잡았는데, 여기서 얻을만한 게 뭐가 있는고 하니... 글쎄요 뭐. 위에서 말한대로 '느낌'은 다르지만 구체적으로 크게 참신해지는 건 사실 없었습니다. 끽해야 성별 차이로 인한 전투력 격차가 없어지니 주인공 줄스 입장에서도 나름 해볼만한 느낌이 든다는 것 정도일 텐데. 설정상 줄스는 여리여리 섬세한 캐릭터, 재키는 아버지로부터 무슨 생존 교육 같은 걸 받으며 자란, 피지컬에 스킬까지 갖춘 캐릭터로 나와서 그것도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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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차피 죽을 거 시키는 대로 예쁘게 죽어주면 너도 덜 아프고 나도 편하고. 엉??)



 - 하지만, 그거랑 별개로 사실은 꽤 재밌게 봤습니다. 


 일단 우리의 사이코패스 재키님 캐릭터랑 연기가 좀 재밌어요. 아니 뭐 사실 특별할 건 없는데, 묘하게 간지가 난달까 좀 그렇거든요. ㅋㅋ 그렇다고 과하게 폼 잡는 것까진 아니고 적절히 균형 찾아주시고요. 그리고 거기에 맞서는 줄리 캐릭터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을 받고 몸부림치는 가련 캐릭터인데, 맡은 배우님이 비주얼부터 연기까지 상당히 실감나게 그 충격과 고통을 표현해주십니다. 중반 이후로 틈틈이 박혀 들어가는 '행복했던 그 시절' 플래시백도 나름 관객들에게 응원의 모티브를 제공해주는 효과를 내구요.

 그리고 영화 내내 벌어지는 전개가 허술하지 않아요. 특별할 건 없는 전형적인 '깊은 숲속 숨바꼭질 스릴러'이긴 하지만, 느슨해지거나 지루해지는 상황 별로 없이 거의 대부분의 런닝타임을 흥미롭게, 긴장감 있게 잘 채워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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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야한다! 살아야한다!!!)



 - 물론 자잘한 단점들은 있어요. 

 막판까지 가서는 살짝 늘어지는 느낌의 구간도 있구요. 개연성 측면에서 '이게 최선이에요?' 싶은 장면들도 나오고 그러죠. 특히 결말은 살짝 '나닛?'이라는 느낌이기도 했어요.

 막 탁월하다든가 뇌리에 쎄게 와서 박힌다거나 그런 작품까진 아닙니다만. 그래도 저런 단점들은 전체적인 인상을 망가뜨릴 정도는 아닌 그냥 소소한 아쉬움 정도였다고 느꼈구요. 그리고 그렇게 소소하게 아쉬운 정도에 크게 신경을 쓴다면 이런 저예산 스릴러 같은 건 애초에 보면 안되는 것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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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줄스가 살짝 고구마스런 면이 있기도 하죠. 하지만 누구라도 이런 꼴이 되어 버리면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라 크게 거슬리진 않았어요.)



 - 더 이상 할 얘기가 없어요. 기본 설정을 빼고 나면 모든 면에서 특별히 튀는 부분 없이 무난과 괜찮 사이를 오가는 영화라서요.

 결론은 뭐... 특별한 건 기대하지 마시구요. 그냥 가난하지만 알차게 만든 준수한 스릴러 무비입니다.

 괴악한 제목을 잊고 가벼운 기분으로 한 시간 반 정도 즐겁게 죽이기 좋은 정도. 그 정도를 기대하신다면 아마 만족하실 수 있을 거에요.

 그럼 이만.





 + 근데 사실 우리 재키찡은 자칭 '사이코패스' 치고는 너무 화도 잘 내고 흥분도 잘 하십니다... 고 생각을 했었는데.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보니 이 사이코패스라는 개념이 제 생각과 많이 다르네요. 개념 자체도 다르고, 또 이게 사실 학술적으론 엄밀히 인정 받지 못하는 개념 같은 거라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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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튼 그래서 재키 캐릭터는 그냥 괜찮은 걸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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