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추천) 트루 디텍티브

2014.04.06 05:59

오맹달 조회 수:5012

true-detective-poster.jpg


0.

셜록은 천재적이고 화면은 현란합니다. 24시는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보여주며 우리들의 머리위를 뛰어넘습니다.

트루 디텍티브는 정확히 그 반대에 있습니다. 느리게, 하지만 정확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호시우행?

굳이 비슷한 느낌의 영화를 들자면 "킬링 소프틀리", "온리 갓 포기브스", "조디악" 등이 떠오릅니다. 


이제 막 다 본 입장에서 인지부조화가 충분히 반영된 상태입니다. 자신의 시간이 투자된 무언가를 사랑하지 않기란 힘든 법이지요.

냉정히 찾아보면 감점요인들이 있습니다. 주먹질은 어딘가 어색하고, 과장된 부분, 싱거운 부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마음편히 추천합니다. 



1.

똑똑 부러지는 작품을 좋아했습니다. 군더더기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군더더기의 미학을 감히 이해하게 되었다 말하고 싶습니다. 

이 작품도 군더더기라 말하기는 뭣하지만 좀더 빠르고 깔끔하게 떨어질 수 있는 부분들을 늘어트립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발췌해봅니다. 문예출판사 P.271 조금 깁니다.


"아뇨. 본론을 벗어나지 않아야죠. 그렇지만 본론에 너무 충실한 것은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어떤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본론에 충실하게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에요. 구두표현 과목에서 최고점을 맞는 학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본론을 이탈하지 않는 애들이죠. 그걸 인정하기는 합니다. 그런데 리처드 킨셀러라는 학생이 있는데 , 그애는 항상 본론을 이탈하는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반 애들이 '탈선'하고 그애를 향해 외쳤어요. 끔찍하더군요. 그애는 매우 불안에 떠는 애여서 제 차례가 오니까 입술을 부들부들 떨더군요. 교실 뒤에 앉아 있으면 소리가 거의 들리지도 않을 정도였어요. 그렇지만 떨림이 멈추는 듯해지면 그애의 이야기는 어느 누구의 이야기보다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그애도 그 과목에서 낙제했어요. 아이들이 계속 그애에게 '탈선'하고 소리쳤기 때문에 그애는 D플러스를 받았어요. 

그애는 자기 아버지가 버몬트에 구입한 농장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이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탈선'이라는 공격의 화살을 보냈죠. 빈슨 선생도 그 농장에서 어떤 동물을 기르며 어떤채소를 재배하는가 하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완전히 낙제점을 주었어요. 그애가 어떻게 했느냐 하면, 처음에는 그 농장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그의 엄마가 삼촌한테서 받은 편지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 거에요. 

그 삼촌은 마흔두 살때 소아바비에 걸렸는데 부목을 발에 대고 있는 꼴을 보여주기 싫어서 아무도 병원에 문병오지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였어요. 그게 농장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는 건 저도 인정해요. 그래도 좋은 이야기였어요. 누구든 삼촌이야기를 하면 듣기 좋잖아요. 더욱이 아버지의 농장이야기를 시작했다가 갑자기 삼촌에게 더욱 흥미를 갖는다는 것은 멋있어요. 흥분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애에게 '탈선하고 소리치는 것은 야비하다고 생각해요. 잘 모르겠어요. 설명하기 어렵네요."


2.

연극을 좀 하면 송강호만큼 대사를 쏟아낼 사람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 대사사이의 여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우디 해럴슨과 매튜 맥허너티는 절정의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또한 작품은 서두르지 않고 이들이 마음껏 연기할 시공간을 제공합니다. 

배우들이 행복했을거라 생각합니다. 


3.

보너스. 알렉산드라 디다드리오의 엄청난 ..씬이 있습니다. 적나라한 사진은 차마.


alexandra-daddario-smiling-true-detect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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