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의 금쪽상담소 후기

2022.07.13 12:46

산호초2010 조회 수:1364

손도 아프다면서 글도 참 많이 쓰네요.


유희열 글쓰고 댓글달고 하면서 "어라,,,,머리가 꽤나 잘 돌아가고 있네,

근데 왜 해야할 일은 하나도 안하고 손을 다 놓아버렸니?

따박따박 내 생각은 이렇게 옮길 판단력이 돌아가는구나" 

근데 지금도 다시 누울거라서요. 



사실은 손하나 까딱하기가 싫어서 며칠동안 계속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자고, TV나 팟캐스트를 틀어놓고 반수면 상태로 듣는거죠. 

아무 생각도 하기 싫고 아무 일도 하기 싫고.

하지만 누구하고든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말할 사람은 없고.



가족얘기를 했었는데 그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니 마음이 견딜 수 없이

버거워졌어요. (이 얘기는 실제로 상황이 전개가 되고 해결이 된 후에나~~~

쓸지 모르겠네요.) 견딜 수 없이 버겁다 못해 너무 외로워지더군요.

우울하다는 말보다는 "외롭다"가 맞아요. 


그래서 잘듣던 재미있던 팟캐스트도 못듣겠고, 스릴러도 볼만큼 다 봤고

평소에 "도대체 어떤 상담을 해주길래 사람들이 오은영, 오은영하는걸까?"

궁금했던 이 프로를 보게 된거에요.


결론은 오은영박사는 정말 상담을 설득력있게 하고 마음에 와닿는 조언들을 하더군요.

부드럽게 돌려 말하는거 같으면서도 핵심은 정확하게 전달하고 제한된 시간 안에서도

문제의 핵심과 해결할 수 있는 방향 제시가 정확해요. 상담자 본인 안에서 답을 끌어내는

것도 꽤 능숙하구요. 너무 옆에서 립서비스는 안했으면 좋겠지만 확실히 뜰 때는 이유가 있군요.


너무 당연한 말인가요? 근데 전 오은영처럼 TV에서 유명인사로 뜬, 특히나 상담가라,,,,

쇼닥터와는 또다른 부류에서 왠지 신뢰가 안가고 인상도 저한테는 비호감형이라서

애기엄마가 아닌 나같은 사람이 이 사람 상담을 볼 일이 있겠어, 한 때 떠서 유명했다가

어떤 사건으로 또 훅 갈 수도 있고.(꽤나 악의적이네요;;;)


듣기에 꽤나 무거운 이야기들인데 이 사람 저 사람 이야기를 들으면서

역시나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들어봐야 내 상황 안에 매몰되지 않기때문에

위로 아닌 위로가 꽤나 되었어요.


마침 관심있었던 박칼린이 나오길래 그걸 시작해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물론 연예인이지만 정말 사람들은 다양한 고민을 안고 살고 있구나,

그리고 타고난 성격은 얼마나 다양하고, 그리고 바꾸기가 정말 힘들구나 싶더군요.


출연자들 중에는 크게 분류하면 일중독자형, 호구형, 불안형 등등이 있는데

김승수씨같은 사람은 일년에 네 작품을 정말 소처럼 일하면서 그 돈으로 한 달에

700~800만원을 밥값으로 지불한다더군요. 안그러면 마음이 안편하다고 해요.


김승수형으로 분류될 수 있는 "내가 베풀고, 돈부탁은 도저히 거절을 못하는" 유형은

저같은 give and take가 확실하고 거절 잘하는 사람으로서는 이해가 안가는데 들으면서


남을 이용하고 빈대처럼 행동하는 천성도 안고쳐지지만

저렇게 남들에게 유난히 많이 돈을 주고(?) 먼저 베풀고 손해를 보는 성격도

고치기가 여간 어렵지 않구나, 사람이란 참 요지경이구나 싶더군요.


김윤아의 아버지가 그렇게 심하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그 사람 음악의 팬이었지만 사실은 저건 예술적인 겉멋? 비극적인 연기? 

내가 처절한 목소리를 좋아했을 뿐 그녀의 공연장에서 느낀건 참 공주병 환자같다 였거든요.

공주병이 아니라, 생존하려고 발버둥을 쳐서 여기까지 온 사람이구나라는걸 알았어요.


송선미씨의 불행한 남편사건도 너무 충격이었지만 처음 알았고, 왜 사랑하는 사람은

저런 사건으로 잃어야 하고 헤어지고 싶어도 원수같이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있는걸까?

신은 제대로 된 사람들의 생명의 명부를 쥐고 있는게 맞아?


보통 다른 프로그램에서 말하지 않았던 아주 말하기 힘든 어린시절의 가정폭력, 불화

그 이후의 심리적인 상처에 따른 후유증.


아마 내가 즐거운 기분일 때는, 아니면 몹시도 내 일에 몰두해 있을 때는 이런 우울하고

힘든 이야기는 안들었을거에요.


제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소확행이라도 찾는 날이 그래도 조금씩 조금씩 올거라고

믿고 싶네요.


- 오늘은 장대비가 내려서 좋네요. 햇살이 쨍한 것은 싫고 사우나같은 더위에

   머리가 마비되는 기분이었는데 빗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8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63
120637 아직도 벅찬 마음이 가시지 않네요. 제가 출연한 이혁의 장편 <갯벌> 국제해양영화제 GV 참석 후기를 올려봐요. ^^ [10] crumley 2022.08.05 384
120636 신작을 맞아 경건한(?) 마음으로 프레데터 시리즈를 정주행했습니다 [4] 부기우기 2022.08.04 399
120635 프레임드 #146 [9] Lunagazer 2022.08.04 174
120634 [넷플릭스] 방황하는 연인의 모습 “필 굿” [10] 쏘맥 2022.08.04 395
120633 우영우, 뒤로 갈수록 가관이네요... [8] S.S.S. 2022.08.04 1649
120632 해리포터 즐기기 [2] catgotmy 2022.08.04 227
120631 천장의 나방이 더워서 자는건가요 일생을 끝내는건가요 [6] 가끔영화 2022.08.04 300
120630 도타2 2013 파이널 [2] catgotmy 2022.08.04 168
120629 내용은 지웠습니다. [27] 혼돈의카오스 2022.08.04 1315
120628 [넷플릭스바낭] 날 싫어할 수 있으면 그래보든가!! 라는 포스의 성장극, '레이디 버드'를 봤어요 [19] 로이배티 2022.08.04 692
120627 우영우 첨 보는데 너무 웃기고 재밌네요 [1] 가끔영화 2022.08.03 583
120626 프레임드 #145 [4] Lunagazer 2022.08.03 191
120625 셋 다 보던건데 이름은 몰라요 [10] 가끔영화 2022.08.03 412
120624 써머 필름을 타고![약간의 스포일러] [4] ally 2022.08.03 363
120623 헨리 키신저, 올 백세로 생존 인물이군요 [3] 가끔영화 2022.08.03 345
120622 다키스트 던전 리플레이 중 [1] 메피스토 2022.08.03 191
120621 [넷플릭스바낭] '기생충'이 졸린 사람들을 위한 영화, 'RRR'을 봤어요 [21] 로이배티 2022.08.03 889
120620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10] 조성용 2022.08.03 715
120619 시리즈온 ㅡ 마이클 만의 <맨헌터> [5] daviddain 2022.08.03 293
120618 [듀9] 이런 후배,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요? [12] 위노나 2022.08.03 85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