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8 15:30
뭐....서문으로 딱히 쓸말이 없기때문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제게는 현재 올해 3월쯤 만나서 매우 친하게 지내고 있는 이성친구가 있습니다. 친합니다. 친하죠. 하도 붙어다녀서 오해를 받을 만큼 친합니다.
이 녀석을 처음 만났을 때쯤 전 이미 남자친구가 있는 상태였기때문에 그냥 친구로 잘 지내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그때도 저도 모르게
호감이 있었다고 생각이 되요. 굳이 이성으로서의 호감이 아니더라도, 이 친구랑 정말 친해지고 싶다!! 하는 생각이 있었던거 같습니다.
수업도 같이 듣는 것이 몇개 있었고, 좀 특이한 공강시간대가 겹쳐서 밥도 정말 자주 먹고 얘기도 많이하고 시험기간에 공부도 같이 하고 학교에서 밤 새면서
같이 공부하고 등등 일단 얼굴은 기본적으로 매일 봤던 거 같군요. 문자도 거의 항상? 하고 있었던거같아요. 물론 같이 있을때 빼고요.
이 친구랑 친하게 지내는 걸 보면서 주변에서는 'A가 니 세컨드냐' , '둘이 맨날 붙어다니네?' 이런식의 반응과 둘이 사귀는거아니냐는 질문도 꽤 많이 받았습니다.
저와 동성인 다른 친구는 저와 A가 같이 다니는 걸 보면 남자친구가 질투하겠다느니, 속상하겠다느니 하는 말을 해서 제가 속이 상한적도 있었죠.
A도 저와 자신이 오해를 받는다는 걸 걱정하기에 제가 '사실이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얘기한 적도 있었는데, 시간이 꽤 지나니 (벌써 붙어다닌지 7개월가까이되는군요)
사람들도 오해를 풀고 그냥 쟤네 둘은 친한 이성친구구나 하고 납득을 합디다.
6개월정도의 시간동안 그 녀석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한참 들이대다가 잘 되지 않아서 마음을 접고, 저도 남자친구랑 헤어지게 되었어요.
그렇게 되면서 저는 저와 너무나 마음이 잘 맞고 취향도 맞고 같이 있어도 너무 편한 A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그 동안 사귀었던 사람들을 생각했을때,
제가 특이하다느니, 저의 취향을 존중해주기는 했지만 같이 좋아해준적은 별로 없었고. 그랬기에 일상을 나누거나 공감대를 나누기에 힘들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거든요.
하여튼, 이 녀석이 아직 좋아했던 사람을 정리한 것 같지 않은 때부터 제가 이 녀석을 확실히 좋아한다고 느꼈어요. 지금 A가 그 사람을 확실히 정리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 물어보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요새는 이 녀석이랑 저랑 둘이 있을때 A가 저에게 하는 행동이 달라져요. 정확히 말하면, 느낌이 달라요.
그 전에도 볼을 꼬집는다던가 서로 장난치고 그랬던 적이 많거든요? 저도 A도 사람들한테 하는 스킨쉽을 좀 좋아하는 편이라서, (어깨동무한다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거나하는 스킨쉽말이에요.) 그전에도 분명 그랬던 적이 많은데, 요새는 그 느낌이 너무 달라요.
가끔 장난으로 허리를 잡거나 볼 꼬집을 때, 예전이랑은 뭔가 다른 느낌이 있어요. 제가 좋아해서 다르게 느끼는 건 아닌 것 같은게,
제가 A에 대한 감정에 한창 헷갈릴 때도 이런 느낌이 아니었어요. 현재는 그냥 저를 어장관리하는 느낌이에요=_=
아 솔직히 말해서 그 녀석이 예전 그 사람을 다 정리한 거 같지 않아요. 전 A를 좋아하는 사람인 동시에 친한 친구이기도 해서 그냥 느낌에 그게 보이는 듯해요.
A에게도 마찬가지겠죠. A는 이미 제가 자길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는 듯 해요. 절대 그 녀석의 성격으로 저한테 그걸 물어볼 사람은 아니죠.
하여튼 스킨쉽이 점점 ... (한숨) 사귀는 사람들처럼 되고있어요.
하여튼 그래요 ㅠ_ㅠ
.....자, 여기까지가 며칠전까지의 상황이었어요.
며칠전에는 A에게도 저에게도 참 중요하고 친한 사람(남자입니다)의 술자리가 있었어요. 일종의 송별회같은.
아주그냥 A는 술에 완전 취해서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죠. 전 술이 거의 다 깨어가는 시점이었는데 그 녀석이 그렇게 취한걸 보니까 술이 확 깨더라구요.
그래서 녀석을 챙겨주려는데 갑자기 "뽀뽀해봐"라고 말하더군요. 주변사람들이 들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씹고 자리에 앉힌 다음에 빨리 정신차리라고만 했죠. 원래 A가 술버릇이 아주 깔끔한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막 껴안으려고 하거나 그렇진 않았거든요.
그날은 다른 친한 누나에게 안아달라고 하다가 옆에 있는 다른 오빠가 형이 안아주면 안되겠니하니 형을 안고 또 울더군요.
저한테는 안아달라이런말 없이 갑자기 벡허그를 하려고 해서 그냥 제 힘으로 빠져나와서 또 정신차리라고 했습니다.
저한테 A가 이렇게 말한 이유도,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도 당연히 있을겁니다. 그 녀석이 의식하고 있든 무의식적인 것이든 말이죠.
짐작되는 바가 있고, 그 짐작대로라면 전 그냥 A에게 쉬운 여자쯤일까요. 그냥 당황스럽고 혼란스럽고 힘드네요.
제가 술이 거의 깰쯤이라서 다행이고, 또 제가 그 때 올바른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던 게 그냥 감사하네요.
A는 기억을 못합니다. 전혀요.
A를 끝까지 좋아하고 이해해주고 해야하는 것인지.
거리를 둬야할지
마음을 접어야할지
어떡해야할지 알 수가 없어요.
그냥 어떤 조언이라도 부탁드려요.
에구구구구구...
익명하고싶었는데 그냥 그것마저도 귀찮네요.
길고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 : )
2010.08.28 15:43
2010.08.28 15:45
2010.08.28 15:46
2010.08.28 15:47
2010.08.28 15:53
2010.08.28 15:55
2010.08.28 15:59
2010.08.28 16:03
2010.08.28 16:26
2010.08.28 17:07
2010.08.28 17:31
2010.08.29 22:48
2010.08.29 22:49
며칠 전의 상황 같은 일은 없었지만 그 전 과정이 어쩜 저리 똑같은지...
차라리 정식으로 사귀자고 말씀하시면서 이런저런 점은 싫으니까 확실히 하자고 하시거나
그 점이 타협 불가능하다고 하면 빨리 마음을 접으셔야겠죠.
하아... 쓰고 보니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