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31 16:32
이 지긋지긋한 곳을 탈출하고 싶습니다. 회사요.
사실 다 비슷비슷할거라는 걸 알아요(아니 그럴것 같아요. 직장이 다 그런거 아니에요?). 그냥 페이가 괜찮으니 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여기와서 2년 약간 넘는 동안 폭삭 늙고, 몸도 많이 상하고. 무엇보다 휴가가 없어서 좋아하는 여행을 전혀 다닐수가 없어요. 면접볼때 해외출장 많이 보내주겠다던 말도 다 개뻥. 딱 한번 갔어요 2년 2개월동안. 더 나이가 들어서 관절에 무리가 오기 전에 세계여행이나 아니면 최소한 북미+남미 정도 3~4개월 여행하고 싶어요. 그래서 올해 그만두고 내년엔 꼭 떠나고 싶은데...
어쨌든 오늘, 연말까지만 하겠다고 나름 폭탄 선언을 했는데. 아예 이건 뭐. 내 말이 귓볼을 스치기만 하고 귓구멍에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그냥 아예 듣지를 않아요. 가서 일이나 하래요.
선임자들이 사표 들고 일년여를 쫓아다녔다는 전설의 스토리를 익히 듣기는 했지만. 아직 연락을 하는 선임자들이나 같이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이 나도 최소한 일년은 들고 다녀야 한다, 원양어선을 탔다, ** 감옥이니 탈출은 불가능하다 마구 겁을 줍니다. 이 쪽이 사람찾기가 어려워서 그래요.
사장한테 약간의 월급을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매월 10일이 월급날인데 전달 말일 월급치만 나옵니다), 도망갈 각오도 되어 있다고 회심의 폭탄선언까지 했는데도 마음대로 하랍니다. 사실 제가 이 동네에서 나중에 일 안할것도 아니고, 경력자가 그런 무책임한 일을 하면 안되잖아요? 정말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지만 최후의 수단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사장이 번쩍 정신이 들어서 아 얘가 진짜 그만둘 생각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해줄수 있을까요? 다른 직원들 보니까 다 거짓말하고 가던데(연수갈거다, 결혼한다, 건강상의 심각한 문제가 있다). 저는 이미 그렇게 하기는 늦었고, 사실 거짓말도 잘 못해요. 여행갈거라서 그만둔다고 해서 보내줄 인간도 아니고.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사표 수리 되면 내년에 세계 일주 여행기로 다시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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