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7 23:36
아까 비가 와르르 쏟아질 적에, 잠깐 비를 피하다가 문자를 한통 보냈습니다. 주거니 받거니.
나 : 비가 살인적으로 온다.
너 : 여긴 잠잠해졌다. 집에 가시나?
나 : 집에 머스마.
한 오분쯤 있다가 전화가 옵니다.
웃겨서 전화했다고.
한 이 년전 쯤이었나요. 당시에 옛 연인을 못잊고 빙빙 맴돌고 있던 저를 떠났지요.
저녁에 저장돼있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왔었고,
'누구세요'라는 하니 꺽꺽 울더랍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전화번호도 목소리도 못알아보는 게 울컥했다고.)
그게 한달 전 일입니다.
밤 중에 보라매 공원을 걷다가 손이 슬쩍 닿자 몸을 슬쩍 빼더군요.
"사람이 독립적으로 걸어야지."
나 때문이구나, 잠시 미안한 마음이 되었다가 "나는 독립 몰라. 광복 따위 아직 멀었다"하고 앵겨 붙습니다.
둘 중 누구도 그때 어땠느냐를 묻지 않았고, 다시 만나자는 얘길 꺼내지도 않았어요.
하지만 한달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만나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인생, 까짓거 좀 찌질하면 어떠랴 싶습니다.
* 빛은 멀리서 밝게 빛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공기 중에서 산란되는 것들이 죄다 빛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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