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성향, 소개팅 그리고 티켓X이

2023.04.26 12:14

skelington 조회 수:273

집에도 못가고 야근 중인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이 시간에 설마 스팸전화인가? 싶어 조심스레 전화를 받아 봅니다.

“여보세요?”

“나 skelington씨네 집주인인데...”

헉! 집주인 번호를 저장을 안했구나... 서둘러 나머지 한손을 올려서 공손하게 전화를 받습니다.

“그 동네 집들 둘러보고 점검하는데 집을 좀 봐도 될까?”

유쾌하면서도 거절하기 어려운 톤의 목소리입니다.

다행히 마침 다음 날이 쉬는 날이라 괜찮다고 말합니다. 

면접같은 통화에 정신차리고 보니 아침 8시로 약속이 잡혀 있습니다.


다음날, 출근때 보다 더 일찍 일어나 집안 청소를 합니다.

8시, 벨이 울리고 집주인이 특유의 친화력 넘치는 인사를 하며 짐을 잔뜩 들고 들어 옵니다. 

편안하게 집을 둘러 보시라는 말에

“집은 됐고, 아침이나 같이 먹어요. 이건 내가 직접 만든 흑임자 소스인데....”

어제 통화중 아침 먹느냐는 질문에 분명 안먹는다고 한것 같은데 지금 그게 뭐 중요한건 아니죠.

그리고 가끔 본가에 가면 늙은 어머니가 간곡히 부탁해도 거절하던 그 아침을 먹기 시작합니다.


한시간 반 정도 되는 장대한 아침 식사동안 당신의 인생사 전반과 제 신상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다뤄졌습니다.

“우리 큰 딸 살아있으면 딱 맞는 나이인데.” 가 대화마다 반복됩니다.

마지막에는 당신의 친구분들에게 사람을 물색해보라고 전화를 돌립니다.


마침내 기도원에 단식기도 하러 갈 시간이 되었다고 급하게 작별인사를 나눕니다.

오전에 조깅 나갈 계획을 취소하고 침대에 눕습니다. 에너지 소모는 이미 하프 마라톤 급이었으니까요.


”휴우“


시간은 흘러가고 그 사건이 기억에서 잊혀질때쯤 아침부터 전화가 울립니다.

전날 회식을 하고 또 마침 쉬는 날이라 속풀이 짬뽕을 픽업하러 나가는 이 아침에 누가?

전화엔 ’집주인‘이라고 뜹니다.


-계속-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7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45
123261 어머나, 아이유의 복숭아가 설리래요 [6] 발광머리 2012.08.28 5820
123260 이 여배우가 결혼을 했군요 [8] 사과식초 2010.12.19 5820
123259 농협 김장배추 예약 성공하신 분 계신가요? [7] wadi 2010.10.12 5820
123258 걸출한(?) 20대 여배우가 부재한 시대... [36] WILLIS 2011.08.22 5818
123257 로열패밀리 원작 '인간의 증명' 드라마에 나온 사람들.... [13] 마당 2011.03.25 5818
123256 조인성 결혼하네요. [17] 자본주의의돼지 2012.11.06 5817
123255 타블로 애니콜 삼성광고 [69] catgotmy 2012.08.29 5817
123254 공지영 잡담 [26] 자본주의의돼지 2011.12.02 5817
123253 [스포] 위탄 Top20 [8] beluga 2011.02.19 5817
123252 저는 지금 유통기한 4개월 지난 팥죽과 5개월 지난 냉장식품 스파게티를 먹을 예정입니다. [17] 풀빛 2011.02.24 5817
123251 이케아 이용법 (best & worst) [12] soboo 2014.11.16 5816
123250 소개팅 더치페이 이야기 [68] catgotmy 2012.08.06 5816
123249 안젤리나 졸리 마약복용으로 실신 [8] 사과식초 2011.01.12 5816
123248 요절한 자식을 위한 시와 글과 노래들 [18] 전기양 2012.10.30 5815
123247 장자연씨 편지건 결론 났네요.. [14] 도야지 2011.03.10 5815
123246 아이폰 뽐뿌 생각에 정상적인 생활이 안되고 있는데요 [10] 뤼얼버내너밀크 2010.06.04 5815
123245 인도에서도 슬럿 워크 운동이 필요할 것 같아요 [60] 세멜레 2013.03.22 5814
123244 홍대 바닥에선 레이디제인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요? [7] 자본주의의돼지 2011.03.04 5814
123243 아이유와 김광석의 광고 [33] mojito 2011.06.13 5812
123242 [영상] 소녀시대 노래를 들으면 좋은 이유 [9] art 2010.09.05 581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