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3 17:58
종료되기 전에 챙겨봤었는데, 종료 된 후에야 감상을 적게 되네요.
더 미드와이프
감독 : 마르탱 프로보스트, 주연 : 카트린 프로, 까뜨린느 드뇌브
조산사로 일하는 클레어에게 35년 전 집을 나갔던 계모 베아트리체가 나타납니다. 뇌종양에 걸렸답니다.
범생이 클레어와 정반대인 제멋대로 베아트리체. 사사건건 부딛히는 두 사람은 어느새 조금씩 가까워져 가고, 시나브로 서로에게 물들어 갑니다.
그러면서 클레어는 아들의 진로문제도 고민하고, 텃밭이웃 폴과 새로운 관계도 시작하고, 조산소가 문을 닫게 되면서 본인의 진로도 고민합니다.
베아트리체는 갑자기 나타났던 것처럼 행운의 키스가 담긴 편지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지고, 클레어는 굳이 그녀를 찾지 않습니다.
설명이 필요없는 까트린느 드뇌브와 [엘리제궁의 요리사], [마가렛 여사의 숨길 수 없는 비밀]의 카트린 프로의 앙상블이 빛나는 따뜻한 작품입니다.
절대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던 두 사람이 서로 영향을 받아 조금씩 변해가면서 닮아가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따뜻한 날들을 함께 하는 친구가 됩니다.
뇌종양으로 죽음을 앞둔 엄마와 새로운 생명을 받는 딸 사이의 눈물 쏙 빼는 신파가 전혀 아니라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내서 좋았습니다.
죽음은 화기애애한 텃밭 옆 호숫가에 매어 둔 낡은 보트가 서서히 물에 잠기듯 일상처럼 다가오고,
삶은 남편의 슬라이드 사진과 똑같은 손자의 모습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동안에도 이어집니다.
클레어는 조산소의 마지막 날 야간응급으로 찾아온 산모의 아기를 받아주는데, 그녀는 예전에 클레어가 받아내고 헌혈까지 해줘서 생명을 구해줬던 아기였습니다.
이 장면은 마르탱 프로보스트 감독의 실제 사연을 담은 것으로, 실제로 조산사가 수혈을 해줘서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영화 시작할 때 '나의 산파 이본느 앙드레를 기억하며'라는 헌사가 뜹니다.
지랄발광 17세
감독 : 켈리 프레몬 크레이그, 주연 : 헤일리 스테인펠드, 헤일리 루 리처드슨, 키이라 세즈윅, 우디 헤럴슨
모든 것이 다 내 맘대로 되지 않아 불만스러운 17세의 끝자락에 선 네이딘. 잘나고 인기 많은 오빠와 항상 비교당하고, 일에 바쁜 엄마는 내 맘도 몰라주고, 선생님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것 같고.
유일한 친구 크리스타 마저 오빠와 눈이 맞으면서 네이딘은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폭주하며 독한 말을 사방에 밷어내고 자신과 주변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지만, 예민하고 불안한 사춘기를 지나가며 성장해 나갑니다.
이 영화는 전적으로 헤일리 스테인펠드의 영화입니다.
세상에, 이렇게 지랄맞고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못난이라니!!
좌충우돌 화려하게 펼쳐지는 원맨쇼에 박장대소하며 넋을 잃고 보다 보면, 어느새 이 대책없이 사랑스러운 소녀에게 푹 빠져드게 됩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17세의 고뇌란 세상이 무너질 정도는 아니지만, 누구나 자기가 겪은 17세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 법이죠.
오빠와의 말다툼 속에서 마냥 부럽기만 하던 오빠의 인생에 주어진 무게를 어렴풋이 깨달으면서, 선생님의 세심한 무관심의 배려를 느끼면서, 변함없이 곁에서 나 자신을 지켜봐 주는 친구들과 함께 하면서, 힘겨웠던 지랄발광 17세를 넘어서면 범블비와 호크아이를 만나 지구를 구할 수 있습니다!
2022.05.13 18:17
2022.05.13 18:42
저는 번역제가 별로라고 생각하지만 Edge라는 걸 적절히 옮기기 애매한 것도 사실이라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ㅋ
씨네21에 올라왔던 김혜리 기자님 영화일기 中 "“내 인생 망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망치련다”는 자세로 좌충우돌에 박차를 가한다. 비장한 소녀에게 꼭 필요한 것은 불행의 목격자. 그러나 네이딘에게 적임자로 점찍힌 브루너 선생(우디 해럴슨)은 녹록지 않다. 쉽게 연민하지도 꾸짖지도 않는 그의 대응은 네이딘의 폭주를 이상하게 와해시켜버린다."
2022.05.13 21:29
2022.05.13 21:06
적어주신 글빨 덕분인지 둘 다 되게 좋아 보여요. 선호하는 장르들은 아니지만 가끔 이런 영화들이 당길 때도 있으니 열심히 기억해 두렵니다. ㅋㅋ
사실 '지랄발광'은 전부터 보겠다고 볼 거라고 당연히 이건 봐야한다고 생각하던 영화였는데 결국 보기 전에 내려가 버렸군요. 엄......;;
2022.05.13 21:27
2022.05.13 21:58
저는 이 영화때문에 헤일리 스테인필드를 '틴무비 장인'으로 부릅니다.
2022.05.13 22:21
킬러 인 하이스쿨은 스테인필드도 구제 못 한 영화
2022.05.14 14:07
The Edge of Seventeen이 원제인 지랄발광 17세는 한글 제목 너무 잘 지었어요. 처음에 볼 때는 고등학생인 주인공이 유부남 선생님에게 연애 감정을 가지는 방향으로 가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이 걱정이 기우가 된 것이 너무 기뻤습니다. 정신없는 주인공을 무심하게 돌보는 선생님 캐릭터도 참 걸작이었는데요.